잘들 지내고 계시지요?
지금 제 2신을 집필(ㅡ.ㅡ;;;) 중에 있습니다.
이 곳의 사진을 몇 컷 찍었는데, 이 곳 인터넷 사정상 사진을 올리기가 정말 힘드네요.
지금은 제다의 철골 공장에 Expedier로 와 있지만 월말 쯤 현장에 잠시 들어갑니다.
현장은 그래도 위성 회선을 이용하기에 사진 전송도 가능한 듯 하여 그곳에 가면 2신을 올려드리고 오늘은 간단히 사우디에 도착해서 느낀 몇가지를 올려드리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21세기에 존재하는 7세기 왕국이라 칭하면 맞을 것 같네요.
아직도 헌법이나 법률이 제대로 없고 Sharia라고 하는 이슬람 법률을 적용하는 나라이다보니 참수형, 태형 등이 존재합니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그리고 다른나라 사람들이 이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자신들은 1등국민이기에 다른나라의 2등국민들이 들어와 물을 흐리고 자신들의 오일머니를 벌어가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아예 놀거나 아니면 조직의 최고 매니징 자리에만 있으려 하고 중간 관리나 생산직은 외국인들이 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모순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자제도도 기가 막힙니다.
일단 필요없이 입국하는 것을 (관광 등) 막아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광비자라는 제도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이슬람들의 평생 소원인 메카 순례를 위한 하지비자 (Haji VISA)만큼은 최우선으로 발급합니다.
그 외에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한 통과비자(Transit Visa)가 반드시 필요할 경우 엄격히 심사한 후 아주 단기간 체류허가를 극히 제한적으로 발급할 뿐입니다.
사우디에 볼 일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사우디 국적의 법인이나 기업의 초청장을 발급받아 Business Visa를 발급받는데, 이 때에도 간염 등 전염성 질병이 없다는 신체검사 통지서, 최종학력을 증명하는 최종학교 영문 졸업 증명서 (반드시 원본) 등 수 없이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2~3주 만에 간신히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받은 VISA는 Work Permit이라 는 Block Visa입니다.
이 Visa는 사우디에 Project를 가지고 있는 외국 법인이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총 예상 인원을 사우디 외무성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은 후 발급받는 비자입니다.
이 비자를 받은 사람은 사우디에 입국할 때 큰 어려움이 없으나 입국 3개월 이내에 IQAMA라는 것을 다시 받아야 합니다.
일종의 외국인 증명서로써 Block Visa를 신청한 법인이 Sponser가 되어 신청하여야 하며 반드시 사우디 내에서 신체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며, IQAMA를 받아야 운전면허도 발급되고 통장도 개설할 수 있습니다.
즉, 모든 외국인이 사우디에 거주하려면 반드시 사우디 사람이나 법인이 그 외국인의 스폰서가 되어야 하며 스폰서가 그 사람의 여권을 관리하고 본인은 IQAMA만을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스폰서에게 공식, 비공식적으로 많은 수수료가 넘어가게 되고, 이것이 싫으면 사우디에 거주하지 말라는 것이 이들의 기본 방침입니다.
다행이 제 경우는 우리 회사의 사우디 현지 법인이 스폰서가 되기 때문에 수수료도 필요없고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나 저와 다른 경우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스폰서에게 빼앗기면서도 인터넷 회선 하나 연결하는 데에도 몇 달씩 걸리는 현편입니다.
결국 이슬람 교도가 아니면 사우디는 방문, 관광 자체가 거부되는 기막힌 곳입니다.
방문해 봐야 사막 외에는 볼 것도 없지만요.....
제가 이 나라에 들어오며 거친 곳들이 희;한하게도 이 나라의 주요 3개 도시를 다 거치는 코스였습니다.
일단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3위인 DAMMAM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이 도시는 사막 위에 만든 도시라서 포장도로 외에는 모래밭이 그대로 펼쳐져 있습니다.
기온은 50도에 육박하는데 바다를 끼고 있어서 매우 습합니다.
습식 사우나에 들어가 선풍기를 틀어놓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딱 맞습니다.
그리고 신체검사를 받았던, 우리 지사가 있는 수도 리야드는 같은 사막에 있는 도시지만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매우 건조합니다.
건식 사우나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있으면 리야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
현재 머물고 있는 제다는 홍해 연안에 위치한 매우 오래된 도시입니다.
기후는 우리나라의 여름과 비슷하고, 사막이 아닌 초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외곽으로 나오면 산도 보이고, 거리에는 가로수도 많습니다.
여기서 홍해를 건너면 바로 아프리카의 수단이기에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한국 사람들도 많이 거주합니다.
저녁에 홍해 바닷가에 나가보면 선선한 바람도 곧잘 불고, 우리나라의 성산대교 옆에 있는 분수와 비슷한 분수가 바닷물을 약 100미터 가량 뿜어올리는 멋진 광경을 볼 수도 있습니다.
쇼핑센터에 가 보면 순수 수제품인 화려하고 예쁜 핸드백이(여름철에 들고다니면 정말 좋을 듯 한 것들이죠) 우리돈으로 15000원 정도에 진열되어있는데 정말 좋은 품질이지요.
한 편 이곳은 여자들의 지옥이기도 합니다.^^;;
여자에게는 운전면허도 발급이 되지 않고, 직업도 가질 수 없으며 거리에 나올 때는 반드시 남자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하고, 눈만 나오는 아바야를 뒤집어 써야 한답니다.
쇼핑센터에서 목격한 아바야를 벗은 여인네들의 모습은 (쇼핑센터는 실내이기 때문에 아바야를 벗습니다) 기가막힌 미인들이었고, 진열된 여성복들은 정말로 화려한 것이 우리나라의 여성복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그런 디자인입니다.
그런데 안에는 그런 옷들을 입고 겉에는 검은 천으로 전신을 둘둘 감고 다니는 이해하지 못할 광경이 당연하게 벌어지는 그런 곳입니다.
휴가 갈 때 이곳 쇼핑센터에서 마눌에게 선물할 옷과 장신구, 아라비아 향과 문양이 조화로운 양초들, 기가막힌 물병 들을 잔뜩 사가지고 갈 생각입니다.
그래봐야 우리 돈으로 10~20만원 정도면 어마어마한 물량을 가지고 갈 수 있답니다.
물론 저급한 물건들도 아니고요.^^
마지막으로 가장 촉각이 곤두설 기름값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한국 방송을 보니 한국은 기름값때문에 전쟁이 벌어질 지경이더군요.
저도 디젤차인데도 기름값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기억이 바로 얼마 전이지만요.
처음 도착해서 기사가 기름을 넣는다고 주유소에 들어갔더랬습니다.
휘발유 50리터 정도가 들어갔는데, 30리얄 정도의 돈을 달라고 하더만요.
1리얄이 우리 돈으로 약 150원 정도이니 4천5백원을 지불한 것이죠.
휘발유 50리터가 4500원이라.... 리터당 가격을 계산해 보시지요.^^
생수 0.5리터는 2리얄입니다. ㅡ.ㅡ;;;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의 2/3이고요.
오늘 오후에는 DAMMAM으로 출장을 갑니다.
갔다 와서 또 소식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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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싸데기 (ㅡ.ㅡ;;)를 마셨습니다.
원래 이름은 '사기끼'라고 하는데, 아랍어로'사딕'이 '친구'란 뜻이고, 친구와 함께 어울려 마시는 것이라 해서 '사디끼'라 부릅니다.
이것을 70년대 우리 근로자들이 ' 싸데기'라 발음했던 것이 지금까지 한국사람들에게 이어져 내려오는것이랍니다.
싸데기라? 참 희한한 이름이죠?
술이 금지된 이곳 사우디에서 몰래 담가 파는 밀주랍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무알콜 맥주에 빵을 넣어 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만든 술인데 겁나게 독합니다.
거의 알콜 원액 수준이라고 할까요?
그냥은 못마시고 오렌지 쥬스 등을 넣어 캌테일로 마셔야 하는데, 밀주이니만큼 알콜 돗수도, 맛도, 향도 제 멋대로랍니다.
향이라야 무슨 첨가된 향이 아니라 알콜 냄새를 뜻하는 것이지요.
술곰이 마시기에도 독하기는 독하더만요.
0.7리터 물병에 넣어서 가져왔는데 (어디서 구했는지는 극비사항입니다.^^) 둘이서 반 병 정도 마시고는 걍 뻗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어제 구한 것은 좋은 것이라 그런지 아침에 머리가 아픈 일은 없었네요.
싸데기를 마셥지 않고서 사막을 논하지 말지어다!!! (울 고참님 어록 중에서) ㅋㅋㅋ
참고) 사우디의 술 관련 법령
술을 만들어 판매하는 자 : 참수형
술을 마신 자 : 6개월 징역 (형기 동안 매일 곤장 20대)
술을 만들어 판 외국인 : 참수형
술을 마신 외국인 : 6개월 징역(곤장 포함) 후 추방. 다시는 사우디 입국 못함
술을 반입하다가 세관에 걸린 외국인 : 즉각 추방
술을 반입하려디 세관에 걸린 자국인 : 참수형
ㅎㅎㅎ 무시무시하죠?
역쉬나 술 앞에서는 뮈막지 용감 무쉭헌 술곰인가 봅니다 그려... ㅋㅋㅋ (술 값 디게 비쌈돠. ㅜ.ㅜ)
첫댓글 호~~무시무시합니다....
술곰님의 사우디아라비아 도착기를 잘 보았습니다.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치고는 전통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군요 좋게보면 민족성이 강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아마도 종교적인 영향이 큰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석유가 펑펑 솓아지는 나라니 ... 넓은 면적에 쓸땅은 별로없어도 기름만으로도 부유한 나라에 속하니 축복받았다고 해야 하나 ? 암턴 술곰님 술에 대해서는 엄격한 나라에서 곤장 맞지 마시고 조심하세요 ~~~ 건강도 잘 챙기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