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지막날, 부산 대연동의 UN기념공원으로 갔습니다. 일본 크루즈여행후 부산에서의 남은
한나절을 부산 시티투어를 했습니다. 저빼고 5명의 친구들은 서울과 경기도 출신들이라 역시나 UN묘지
구경이 처음이었어요.
철쭉과 장미로 아름답게, 단정하며 화려하게 꾸며진 묘지들을 보며, 영선씨가 '전쟁과 평화'를 다 느끼게
한다고 소감을 말해줬습니다.
건축가 김중업 선생의 설계로 1964년 8월 21일 건립된 추모관.
메모리얼홀에서 한국전쟁 관련 다큐 영상을 봅니다
가을에는 국화꽃으로, 봄에는 철쭉과 장미꽃으로...
영연방 기념비가 11시 방향에 보이는 군요. 앞.뒤 벽면에는 전사자 이름이 가득적혀있지요..
현재 영국군 안장자가 885명으로 이 묘지 공원에서 최다수 입니다.
미국은 36기만 봉안해 두고 본국으로 유해를 이장해 갔기 때문이죠.
프랑스도 본국으로 이장시키고 44기만 남겨두었습니다.
뒤쪽으로는 터키군 무덤이구요... 462기가 있습니다.
몇년전에 아버지를 그리며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던 터키인 유복자 아들을
본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신문에서 묘지관리 자원봉사를 하기위해 여기 왔다는
터키인 다른 아들도 봤었습니다.
네, 전쟁과 평화...
16개 참전국기가 펄럭이는 저 왼쪽에는 한국군묘 36기가 상징적으로
모셔져 있습니다. 거의 육군 일등병들이었고, 무명용사묘도 있었습니다.
이 수로 이름은 도은트 수로(Daunt Waterway)로써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전사자 중
최연소자(17세)인 호주병사(J P DAUNT)의 성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이 수로는 묘역과 녹지지역의 경계에 있어 삶(녹지지역)과 죽음(묘역)사이의 경계라는
신성함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유엔군전몰장병 추모명비로 갑니다
우주를 뜻하는 운형수반에 하늘과 전몰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벽..
21개의 소분수는 21개 참전국(전투지원 16개국, 의료지원 5개국)을 상징했다고 합니다.
검은 기둥위에 영원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는데, 사진상으로 불꽃이 또 안보이고 있군요. .
검정색 추모명비에는 참전 각국에서 제공한 40895명의 전사자(실종자 포함)이름이
알파벳 순으로(국가별. 개인별)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60 여년을 이곳에 잠들어 있는 그들께 감사와 추모의 인사를 보냅니다.
친구들은 잘 가꾸어진 이 묘원에서 큰 감동을 받은듯 했습니다.
찬 바람 몰아치던 때 아닌 꽃철에 방문하게 되어 마음도 훈훈하며 홀가분했습니다.
첫댓글 묘비들을 보면서 가슴 속애 잔잔힌 물결이 이네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기를 빕니다.
정말 그래요... 15년전 쯤 겨울에는 터키군과 프랑스군 묘지를 하나하나 보며 다녔는데,
눈물 많이 났습니다.
올해는 어째 군인 묘지 하고 인연이 닿는군요...지금의 평화에 그들의 희생이 있었군요...명복을 빕니다
그러네요, 현충원에 두번이나 갔으니...
머너먼 타국에서 소중한 생명을 바친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찬찬히 사진 한 장 한 장을 들여다 봅니다.
거의 모두들 20대초반이기 때문에 더 애틋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잘 가꾸었고,
묘지 안쪽으로 들어가기 미안스럽게도 해놨지만, 예전엔 참 쓸쓸해 보여 애가 탔습니다.
남의 나라의 평화를 위한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곳 다녀왔네요.꽃으로 장식된 묘지 감회가 깊습니다.
예, 10월 초에는 장미가 가득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숭고한 희생자들의 영혼들이 먼 이국땅에서 평안히 잠들어 있는곳을 잘 다녀 왔네요.
부산에 가면 꼭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꼭 한번 찾아가셔요. 감동이 일것입니다...
가끔씩
신혼 초에 남편을 한국전쟁에 보내고 평생을 그리워하다 북한으로부터 그 유골을 인계 받아 오열하는 어질고 착한 미국의 미망인 기사를 읽곤 합니다. 그럴 때면 가슴이 아리더군요. 먼 이국 땅에서 영면하신 그분들의 묘소를 보며 숙연해집니다.
해마다 베테랑스데이가 되면 백발이 성성한 노장병들은 퍼래이드카를 타고 시가행진을 하지요. 길가에 선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그분들의 용기와 애국심에 경의를 표하구요. 그 노장병 되시는 분들은 빨간색 꽃이 달린 리본을 팔기도 하지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도네이션을 하면 그분들께서는
수원 ~ 왜관~
하며 한국의 지명을 얘기하며 웃지요. 친혈육같은 정에 가슴이...
그렇지요. 가끔 신혼때 헤어진 남편 곁에 묻히려 유골함으로 오는 미망인들이 간간이 있더군요.
유복자 아들의 사진과 편지글도 본적이 있는데, 요즘은 조경과 꽃이 너무 좋아 묘지전체를 구경하기
땜에 그런 감동은 덜하고 옵니다. 아름다워서 대신 미안함은 줄어들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