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쓴 김에 하나 더 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소연양이 고른 자리는 명당 중에
명당이더군요. 지금부터 이 명당의 위력을 자세히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공연이 다 끝나갈 무렵에, 비가 더욱 세차게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감기를 우려한 커플들이 하나 둘씩 나가기 시작하고 우리의 소연양도 군대점호에 늦지 않기 위해서 우리를 버리고 나가버렸습니다.
어느새 솔이양과 저는 홀로 남겨져 그 넓은 자리를 차지 하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들썩들썩 거리던 닭들이 보이지 않으니 조금은 섭섭한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약간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 짧은 순간의 편안함이 폭풍이 들이닥치기 전의 그 고요야함이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공연에 한참 열중하고 있는데,갑자기 뒷 쪽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파란 깃발을 든 떼거지들이, 저희 옆자리와 뒷자리를 차지하더군요.
처음에는 뭐 그려러니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입실렌티의 마자막 부분에 돌입을 하고,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다 같이 응원을 즐기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옆에 닭살 커플들이 아닌, 간만에 보는 정상적(?)인 사람들과 함께 응원을 한다는 생각을 하니,왠지 맘이 놓였습니다다.
자, 먼저 엘리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가슴속에 터지는....`````"
신나게 부르다가, 갑자기 뒤에서 왠 괴성이 들렸왔습니다
"엘리제도 기뻐해~~~~~, "연대"의 승리를``승리를"""
연대라니??????순간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쫘악 흘렀습니다.
설..설마...하고 고개를 홱 돌려 이 떼거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깃발...."연세대 무슨 무슨과...."
허헉..뒤에 있던 떼거지들은 바로 연대생들이었습니다.
솔이와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후부터 저희와 연대생들의 피터지는 응원 경기가 시작 된 듯 했습니다.(뭐...연대생들은 저희한테 별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만..)
도망자를 하는데, 이것들이 계속
"고대 꼬마야`왜 자꾸 틀리는 거야"
라면서 바꿔 부르더군요.. 순간 짜증이 났습니다. 안 그래도 응원곡을 아직 다 외우지도 못한 저보다 연대생들이 더 응원을 잘 하는 것이 저의 자존심에 불을 붙인거죠.
'그래 해 보자 이거얏!"
그런데.....인원수상 저희가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이랑, 저......이렇게 두 사람이 위에 무더기로 응원하는인간들이랑 도저히 적수가 안 됐던거죠.
그러다가, 저희는 끝내 그들의 마수에 휘말려서...
"연세 꼬마야"를 "고대 꼬마야"로 잘못 부르게 되었습니다.
비참해지더라고요.
(혹시,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나니까?'입니까?)
흐흐흑...여하튼 그 담에 뱃노래를 할 때는,(이게 저한테 가장 자신있는 곡이죠.)
있는 힘을 다해 "즐~~~~거운, 고연전 날에"를 외쳤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걸로 끝나지가 않더군요.
이것들이, 갑자기 조용해진 틈을 타서
"아카라카라...뭐 어쩌고 저쩌고..."를 외쳐 사람들의 시선을 끌더라고요.
그것도 한 번이, 아닌 두번.....
암튼, 참 연대생들을 보면서 그래도 고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니까, 이렇게 축제에 와서 훼방을 놓을 생각을 다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고대생들도 연대에서 아카라카를 할 때, 꼭 가서, 못 갚은 빛을 갚고 돌아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