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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카페 게시글
나도 사진 작가 스크랩 제주 올레 10코스(II)
하늘바다 추천 0 조회 125 10.04.30 17:23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제주 올레 10코스(II)

-화순에서 모슬포까지-

 

 

 

아침부터 마주보고 달려온 송악산 산모퉁이에 섰다.

산모퉁이에서도 송악사는 보이지 않는다.

저 오름을 오르면 송악사가 있으려나...

나 아닌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앞서 저 위에 있다.

그들은 송악사를 보았을까?

 

 

바람을 마주하면서도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바람결을 따라 머리를 빗어올렸다.

바람이 머리결 위로 흘러간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참 많다.

 

 

 

 

마라도와 가파도,

누가 마라도고 누가 가파도인가?

가파도 마라도 말이 없다.

 

 

 

 

말이 없어지니 말이 나온다.

불쑥 말이 나온다.

 

 

 

 

가로지르지 않고

왜 시계방향 또 그 반대방향으로 뱅글 돌아 걸었을까?

난 어느 길로 갈까?

감히 가로지르지 못하고 나도 뱅글 돌아 간다.

 

 

저기 저 아저씨도 고민하실까?

가로지를까?

뱅글 시계방향 아니면 그 반대방향으로 돌아가실까?

 

 

자연의 길은 돌고 돌고 휘돌아 간다.

가로질러 짧게 만든 길이 아니라

물길이 휘둘러가듯

사람의 길도 휘둘러 간다.

 

"사람아, 서두르지 마시게 자연의 길을 따라 돌고 돌아 휘둘러 천천히 가시게나!"

 

 

키 큰 소나무들 아래 멀찍이 떨어져 홀로 서 있지만

작은 키, 작은 몸으로도 당당히 넌 소나무다.

너를 만나는 나 또한 땅바닥에 넙죽 엎드려 당당한 너와 마음을 맞춘다.

 

 

마음의 송악사다.

마음밭을 가꾸는 이곳이 송악사다.

송악산 모퉁이를 돌고 산을 넘어 바로 여기 송악사가 있다.

 

 

송악사를 만났으니 송악사를 넘어야 한다.

 

 

송악사를 벗어나고서야 송악사를 품은 세상을 만나다.

 

 

아~~~

 

 

이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이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에 제가 있습니다.

 

 

아~ 이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

 

 

 "놀고 있네!"

이 세상에서 마늘종을 뽑는 이 세상의 엄마들이 제게 던진 한마디에

저는 지금껏 놀고 있는 저를 보고 허허 웃습니다.

허허허~~~그래 놀고 있네!

 

 

저기 저 두 아줌씨도 꽃길따라 놀고 있네요~

 

 

아, 그래도 이 눈물나도록, 뼈에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

 

 

항구에 배 들어옵니다.

전 배가 고픕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 창조해 주신 하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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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4.30 20:55

    첫댓글 제 취향이네여~^^

  • 10.04.30 21:39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이 세상에 .... 가다가 힘들면 손 잡아 주면서 ^^.. 샤롬.

  • 10.04.30 22:48

    올레코스 사진으로 보니 좋아요 . 저멀리 한라신이 보이네요

  • 10.04.30 23:25

    신부님 날을 잘 잡으셨네요. 말도 출연하고,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 멋진 사진도 얻으시고... ^^ 멋진 사진에 제 가슴도 두근거립니다.

  • 10.05.01 06:45

    말이 없어지니 말이 나오고, 배가 들어오니 배가 고프고... ㅎㅎㅎ 우리 말이 참 멋져요.. 어떤 말일까요??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 이 또한 멋진 말입니다. ^^

  • 10.05.01 09:43

    아~~~아름다운 세상!! 하느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선물...........저도 감탄사가.....은퇴후 저 올레길을 다 돌아보리라...결심합니다. 감사합니다

  • 10.05.01 19:14

    기다리던 10코스 드디어 올려 주셨군요.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세상 구경 잘 했습니다. 혹시 9코스.10코스를 걸을 기회가 생기면 신부님이 생각 날꺼예요. 감사합니다.

  • 10.05.02 03:03

    사무치다. 사무치게, 사무치도록..... 고맙읍니다.

  • 10.05.03 23:40

    저 말이 산으로!~~ 저 곳에서 날이 좋으면 마라도가 보인다고 하던데요!~~ 감사합니다.!~

  • 10.05.04 14:34

    ㅋㅋ 말이 없어지니, 말이 나온다. 불쑥 말이 나온다..어디서 말이 들은 말 같아서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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