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귀거래 귀거래 말뿐이오
이현보
귀거래(歸去來) 귀거래(歸去來) 말뿐이오 간이 없네
전원(田園)이 장무(將蕪)하니 아니 가고 어찌할꼬
초당(草堂)에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나명들명 기다리나니
♣어구풀이
-귀거래(歸去來) : 돌아가리라의 뜻.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인용한 말.
-전원(田園) : 논밭과 동사을 뜻하느 말로, 곧 시골을 가리킨다.
-장무(將蕪)하니 : 점점 황무지가 되려고 하니, 점점 거칠어 가니.
-초당(草堂) : 안채와 떨어져 있으며, 짚이나 띠풀로 지붕을 이은 딴 채
-청풍명월(淸風明月) :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 흔히 축약하여 ‘풍월’이라고 함.
-나명들명 : 나며들며
♣해설
초장 :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하여도 모두들 말 뿐이요. 정말로 돌아간 사람은 없더라.
중장 : 고향의 논밭과 산이 점점 거칠어져 황무지가 되고야 말 터이니 아니 가면 어찌 할
것인가?
종장 : 더욱이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빛이 들락날락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도다.
♣감상
지은이 이현보는 문신으로, 곧고 굳은 성품을 지닌 사람으로 소주도병(燒酒陶甁 )이라 불렀다. 그 곧은 성품으로 인해 한때 귀양살이도 했고,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본따 시조 ‘효빈가(效顰歌)’를 지을 만큼 전원에의 꿈을 지닌 시인이었다. 도연명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 지은 ‘귀거래사’를 본따서 지었다 하여 ‘효빈가’라 이름하였다. 대부분의 벼슬아치들이 말로만 돌아간다, 돌아간다 하지만 자신은 직접 실행에 옮긴다는 뜻을 표현한 시조이다.
♣작가소개
이현보(李賢輔, 1467~1555) : 호는 농암(聾巖), 애일당(愛日堂). 조선 세조에서 명종 때에 이르기까지의 문신, 연산군 때의 문과에 급제하여 부제학(副提學), 호조참판(戶曹參判),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의 벼슬을 역임했다. 말년에는 고향인 경상도 예안으로 돌아가 낙동강(洛東江) 상류(上流)의 산수를 즐기며 시작(詩作)과 음영(吟詠)으로 여생을 보내다가 88세의 고령으로 세상을 끝마쳤다. 작품으로는 예로부터 전하던 어부사(漁父詞)를 개작(改作)했고, 「농암가(聾巖歌)」, 「효빈가(效顰歌)」 등 많은 시조를 남기었으며 문집(文集)도 전하고 있다.
♣참고
생일가(生日歌 ) : 이현보가 자신의 80번째의 생일을 맞아 지은 시조.
공명(功名)이 그지 이신가 수요(壽夭)도 천정(天定)이라
금서(金犀 )띠 굽은 허리에 팔십봉춘(八十逢春 ) 긔 몇 해오
연년(年年)에 오늘이야 역군은(亦君恩 )이샷다.
첫댓글
세월은 흐르는데
배가 없어 가지 못하니
바람아 실어 다오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추운 겨울날 건강 살피시며
무한 건필하시길 소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