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장소가 앞구정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교대역 9번출구 방향에 있는 이면도로로 바뀌었다. 이전의 장소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대형버스가 아침 이른 시간에 들어갈 수 없게된 탓이다. 3호선만 통과하는 압구정역 보다 2호선과 3호선이 통과하는 교대역이 교통이 더 편리하여 혜택을 보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 같다. 나에게는 10여분 더 걸리지만..
이름도 멋진 눈꽃산행은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해마다 총산의 개시 산행으로 기대감을 갖게해준다. 그러나 이번에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총 6대의 버스 중 우리 입산회 일행 10명을 포함한 38인이 탄 2호차(9회/17회/20회/28회/38회)가 죽전에서 차량고장으로 멈추게 된 것이다. 대체 버스가 올 때까지 한 시간 이상 차 안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엔진은 꺼지지 않아 추위에 떨지는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10시 산행개시 예정시간보다 1시간 20분 늦게 11시 20분경에 모나(MONA) 용평 리조트 관광버스주차장에 도착하였다. 36회 이용범 총산회장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내며 발왕산으로 오르는 관광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안내하였다. 김영부부/김종국부부/석해호회장의 5인은 3코스(케이블카 왕복이용), 나머지 5인은 1코스 (하산시 편도 케이블카 이용)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버스고장으로 늦은 상황에선 3코스로 합 칠 수밖에 없다.
케이블카(8인승)는 탑승장에서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해발 1,458m의 *발왕산 정상의 드래곤 캐슬 하차장에 이르는 편도 3.7Km를 1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겨울철 시즌동안 보통 주말에는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탑승장에 들어가니, 축구운동장처럼 넓은 크기의 실내에 사람들이 꽉 차있고 지그제그로 설치된 진행선에는 10시경 먼저 도착하여 3코스를 선택한 총산 회원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우리도 진행선을 따라 10여분 정도도 천천히 움직이면서 겉으론 태연한 척해보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난다. 새벽 5시 또는 더 일찍 4시에 일어나 여기까지 어렵게 와 다시 지금 뱀처럼 꾸불꾸불하게 움직이고 있는 인파 속에 갇혀 있다니.. 마치 인파로 혼잡한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있는 느낌도 든다. 마당바위 종국이 불을 당겼다. 나는 기다리고 있던 것 처럼 맞장구를 쳐서 일부 저항 세력을 반 강제로 몰아 밖으로 나간다.
그리하여 탑승장 밖으로 나와 엄홍길 코스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후 1시가 거의 다 될 때 엄홍길 코스 초입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나눈다. 장소가 약간 경사지고 비좁은 편이다. 양지는 바르지만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라 손이 시렵다. 이럴 때 마시면 딱 좋은 뱅쇼를 석회장이 꺼내놓아 한 잔 씩 권하는데 나에게는 그림의 떡... 치과 임플란트 기초공사를 한지 3일 째라 다음 주 금요일에 실밥을 풀 때까지는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 이지만 금주를 해야한다.
점심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가 1시 20분 경, 주차장에 하산완료 집합시간이 2시 반 까지니 1시간 10분이 남았다.우리들 중 반은 바로 내려가기로 결정했고 반은 조금 더 숲쪽으로 눈길을 밟았는데.. 결론은 그냥 내려간 팀은 불행(?)했고, 더 간 팀은 오전에 차 고장으로 겪은 고난을 잠시나마 털어내는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시작 부분은 꽤 가파른 눈 길이지만 조금 더 진행하니 훌륭하게 조성된 가문비 나무 숲이 나온다. 숲속엔 폿토 죤이 몇 군데 있어 기분좋게 사진을 찍는다. 마지막으로 혼자 조금 더 남아 있었을 때에는 젊은 부부팀에 부탁하여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하산 뒤풀이는 작년 계방산 눈꽃산행 때 이용했던 식당으로 횡계리에 있는 황태회관이다. 작년 눈꽃 산행 때는 총 120여명(우리 20회 입산회는 6인)이었는데 이번은 230 여명으로 거의 2배 인원이 참석했다. 푸짐한 뒤풀이 행사를 마치고 어후 5시경 서울로 출발!
*발왕산: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도암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팔왕(八王)의 묘자리가 있다 하여 팔왕산으로 불리우다가 일제강점기 이후 발행된 지형도에는 발왕산(發旺山)으로 기재되었고, 2002년에 다시 발왕산(發王山)으로 변경되었다. 이 산과 동쪽의 옥녀봉과의 사이에는 황병산에서 발원한 송천(松川)이 심한 곡류를 하며 남쪽으로 흐르고, 서쪽 사면에는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남쪽으로 흐르고 있다. 1997년 11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 · 고시된 발왕산 주목군락지가 있다. 이 주목군락지는 평균 임령 70년, 수고 6∼16m, 경급 22∼26㎝의 최고령 주목 260본을 비롯해 전나무와 기타 활엽수가 생육하는 천연림이다.
참석자(10 인): 김부경/김영부부/김종국부부/김준호/박승훈/석해호/유원재/이시형
수지(천원):
(-) 200/ 참가비 5만5천원 중 개인당 2만원을 입산회 금고에서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