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24 원로예술인 공연지원 사업 선정작 극단 민예의 이근삼 작 정 현 김성환 연출의 낙시터 전쟁 학자와 거지
지구인 아트홀에서 2024 원로예술인 공연지원 사업 선정작 극단 민예의 이근삼 작 정 현 김성환 연출의ㅣ 낙시터 전쟁 학자와 거지를 관람했다.
이근삼(1929~2003) 선생은 평안남도 평양시 대찰리 145번지에서 출생하였으며 혜화전문학교(현재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다. 육사교관과 서울대에서의 교편생활을 거쳐 1957년 미국 노오스 캐롤라이나 대학원에 유학하였고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2003년 11월 28일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하였다.
이근삼 선생은 기존의 사실주의적인 극작술에 반기를 들고 비상식적 인물과 소극적(笑劇的) 요소의 도입을 통해 연극적 재미를 추구하고 다양한 형식실험을 가미한 작품을 집필했다. 주요 작품으로 <원고지> 등이 있으며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 <원고지>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거룩한 직업> <위대한 실종> <국물 있사옵니다.> <유랑극단> <데모스테스의 재판> <30일간의 야유회> <아벨만의 재판> <게사니> <향교의 손님> <막차 탄 동기동창> <이성계의 부동산> 등이 있다.
. 연츨과 배우역할을 한 정현은 1969년 연극<망나니>로 데뷔하여 <국립가무단> 단원, 실험극장 동인을 거쳐 극단<민예에서 대표를 역임하기까지 수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한국연극협회 연기분과위원장 시절에는 배우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배우협회>를 조직하여 활동하기도 하였다. 한국적 연극만들기 및 전통의 현대적 재창조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정현은 <황희연극상>과 <한국연극영화제> 남자연기상을 수상하였다.
김성환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과,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연극학과 출신으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안양예술고등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 퍼포먼스 연기학원 입시반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 극단 민예 상임연출이다.
연출작으로는 <하녀들의 위험한 게임> <지금, 식민지를 살다> <햄릿왕 피살사건> <구몰라 대통령> <연꽃 속의 불> <템프파일> <누가 살던 방> <사람을 찾습니다> <지옥도> <장화홍련 실종사건> <고수부지를 떠나는 사람들> <천태만상: 절대사절/대가> <바람의 딸> <퍼포먼스 –1, 0, 1>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낙시터 전쟁은 일요일 오전. 30대, 70대의 두 사람이 각각 저수지에 낚시하러 온 상가집에 간다고 아내를 속이고 낚시터에 온 30대의 활용은 낚싯꾼이 별로 없는 넓은 낚시터에 여유있게 자리를 잡고 낚시준비를 마친다. 뒤이어 70대의 방도는 넓은 낚시터에 빈자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굳이 활용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낚시준비로 부산을 떤다. 방도는 70이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옷차림새와 행동거지가신세대 못지않게 요란하다. 방도는 낚시에는 관심이 없는 지 낚시를 할 생각을 않고옆에 있는 활용에게 일방적으로 통성명을 하고 이것저것 두서없이 질문을 하며 활용의 낚시를 방해한다. 참다못한 활용은 나이 많은 방도에게 정중하게 몇 마디 해보나 본전도 못 건진다. 오히려 방도는 자신을 늙은이 취급하는 활용에게 화를 내며 자신이 젊은이들의 대변인인양 요즘 늙은이들의 행태에 불평불만을 털어 놓는다. 그러면서 활용의 개인 가정사에 대해서도 자기 멋대로 추측하고급기야 활용에게 시비를 걸기도 협박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도의 좌충우돌 식 말과 행동에 혼란을 겪던 활용은 방도가 나이가 많아 참고 참았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결국 이성을 잃고 방도와 몸싸움을 하게 된다. 거친 몸싸움 끝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고 급기야........
학자와 거지는 관리가 되지 않아 심하게 낡은 향교에서 벌어진다. 명예퇴직한 50대 초반의 학자가 비를 피하고자 개구멍을 통해 향교 안으로 들어온다. 빈집인 줄 알았는데 누가 살고 있다. 이 집 주인은 거지이고 낡은 집은 향교다. 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함도 잠시. 학자와 거지, 신분을 초월한 둘은 함께 술까지 마시며 가까워진다. 술에 취한 학자는 거지에 동화돼 억눌러 왔던 불만을 토로하고, 거지와 학자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들의 이율배반성을 풍자한다. 만취한 학자의 넋두리에 깊이 동화된 거지와 학자가 함께 춤을 추는 대목은 신분을 넘어선 화해를 보여준다.
낙시터 전쟁에서는 정 현과 이종열이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학자와 거지에서는 공호석과 심우창이 출연해 역시 호연을 보인다.
기획 이혜연, 음악 송영섭, 무대 민병구, 조명 이재호, 의상 송정아, 홍보 박인아, 무대감독 황민우, 오퍼 강천정 박혜수, 기획진행 김시원 심민희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2024 원로예술인 공연지원 사업 선정작 극단 민예의 이근삼 작 정 현 김성환 연출의 낙시터 전쟁과 학자와 거지를 관객의 기억에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