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아이가 갑작스럽게 감정조절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만4세 (5세) 남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저는 직장에 다니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계속 직장을 다녔어요. 중간에 한 6개월 정도 아이와 함께 보냈지만 아이가 만3세 때 부터는 어린이집에 (종일반) 보냈습니다. 아이가 만3세 때부터 현재까지는 다시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만2세 어린이집부터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심하게 장기적으로 운적이 없는 아이가 (물론 어린이집에 처음 가면 한 일주일 정도는 떨어질 때만 울었습니다.) 유치원에 가서는 달랐습니다.
얼마 전 생일을 계기로 너무 많이 울기 시작하네요. (현재 3주차 째입니다.) 작은 일에도 울고 특히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불안함을 표현합니다. 우는 모습이 나름 참아보지만 그냥 눈물을 참을 수 없는 것 같은 아이의 이런 모습을 보면 더 마음이 아프네요.
유치원도 집도 새로운 환경이나 사건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아이의 갑작스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많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엄마가 보고 싶어 울었다고 하고요. 그리고 자꾸 유치원이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고 해요.
하지만 실제 유치원 생활을 보면 친구들, 선생님과 아주 잘 지냈고요. 유치원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침에 떨어질 때 항상 울고, 유치원서도 아주 잘 놀다가 한번씩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선생님이 안아주시고 그럼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가곤 합니다.
이렇게 슬픈 기분이 들고 눈물이 날 땐 이러이러하면 좋지 않을까?? 이런식으로 계속 설명해주고 안아주고 애써보지만 역부족 이네요.ㅜㅜ
원래 자립심도 강하고 엄마와 분리되는 것에 대해 특별히 불안해하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이 번 계기로 보이는 다른 행동에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제 2주 조금 더 지난 상황이라 지켜는 보고 있지만 그래도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다독여 주면 좋을지 몰라 글을 남깁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충분히 안아주고 공감해주시며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 함께 놀이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시기를 추천을 드립니다. 아이의 애착관계형성에 중요한 시기는 만3세, 36개월까지 입니다. 이 시기에 주양육자가 바뀌기도 했고, 어린이집 등에서 공동육아를 한 시기도 포함되어 있군요.
일대일 양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36개월까지 어린이집에 맡겨진 경우는 선생님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기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아기 개개인의 욕구충족이 우선이 될 수 없고 전체의 공통된 욕구가 우선이 되는 환경이 공동육아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큰 어려움이 없이 잘 지내서 만4세에 심하게 우는 것을 보고 당황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 만4세라고 하더라도 그 동안 아기의 정서적 어려움이 조금씩 간접적으로 드러났을 것입니다.
분리불안증상은 정서적 어려움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결과이니까요. 그 동안 적응하느라 애쓴 아드님에게 이번 계기를 통해서 부모-자녀 관계를 안정되게 돕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서적 욕구를 엄마가 인지하며 아드님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로 활용되기를 추천드립니다. 우선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의 양을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이 시간동안에 함께 놀이를 하거나 둘만의 데이트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이 시간은 훈육의 시간이 아니라 아이의 욕구를 채우고 공감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다음으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 충분히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고 아이의 욕구에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이 시간 동안은 전화도 받지 않으셔야 합니다. 아이가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감정에 귀기울이고 공감하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감정을 엄마가 알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셔야 합니다.(예)우리 00이 너무 슬펐구나!! 그런데도 엄마가 몰라줘서 속상했구나!!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났구나!)희로애락의 감정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화난 감정이나 슬픈 감정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우시고 해소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경청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아이를 위한 TIP!>
>>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아이에게 주자
아이의 잠재력과 능력을 끌어내는 ‘돌봄’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아이의 속도에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관계’는 다른 사람과 속도를 맞추고 조율하는 것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되거든요.
독불장군처럼 자신만을 내세우며 주장하는 것은 상호적인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렇기에 상대방과 맞추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필수적 요소는 바로 엄마와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엄마는 자신의 속도와 방식대로 아이를 끌고 가서는 안 됩니다. 엄마가 원하는 속도와 욕구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것은 아이의 자발적인 욕구, 즉 창조적인 욕구를 짓밟는 행위가 됩니다.
엄마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욕구를 잘 살펴보고 그에 맞는 돌봄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은 곧 아이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니까요. 그러면 아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낼 것이고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면 엄마는 그에 따라 적절한 돌봄으로 시선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러한 돌봄을 위해서는 아이가 진정한 자아가 되도록 찾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주며 바라봐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것이 바로 위니컷이 이야기한 개념인‘안아주기 (holding)'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엄마는 아이에게 진정으로 자신과 함께하고 있다고 느끼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간혹 엄마들의 경우 아이와 하루종일 함께 있는데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함께하는 것’은 질적인 부분을 말합니다.
아이가 놀이를 하면서도 곧잘 엄마에게 와서 얼굴을 잠깐 바라보고 다시 놀이를 하러 간다거나, 엄마 곁에 와서 스킨쉽을 하고 다시 놀이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가 “엄마 지금 나랑 같이 있어?”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놀이를 지켜봐주고, 엄마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고, 자신이 놀이를 통해 만든 세상을 수용한다고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바라는 ‘함께 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헌출처: 사회성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초등사회성수업’(이향숙,김경 은, 서보라 공저(2020)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
온라인 상담 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