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마지막 모습,
파인은 그에게서 '그의 이름'과 '그의 주민번호(..;;)'를 물려받고 사회인이 되었다.
어린 여자아이였던 파인은 그가 준 '이름','주민번호'의 의미를 모른채 대통령인 양아버지의 밑에서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로 성장한다.
양아버지(이성원)가 대통령인 탓에 신지수(파인)는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보낸다. 이전 궁핍했던 생활에 비하면 생활의 질이 상승하였으나, 마음속 한켠에 자리잡은 조그만한 상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져만갔다.
이에 따라 활발했던 신지수의 성격이 점차 어두워 졌던 것이었다.
마음의 상처-그와의 '이별'로 인해 받은 상처는 아니었다.
점점 성장해가는 소녀의 마음속엔 그를 향한 '맹목적 사랑'에서 '그의 행복'을 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을 보지 못해도, 어떻게 살고있는지 알수없어도, 소녀의 마음 한구석에선 그가 곧 불행해지리라는 강한 확신이 마음의 상처를 더욱더 악화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쩌면 이 강한 확신은 처음 눈을 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을때, 그때부터 자신에게 압박해오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소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살 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더 커져만 가는 알수없는 마음의 상처에 혼자서 괴로워 하고 있었다.
소녀의 아픔은 마음뿐만이 아니었다.
13살 되던 해, 소녀는 한달에 한번, 죽음의 고통에 시달릴수 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인간'이 아닌 '인간의 손에 만들어진 인간'이었기에 불완전했던 소녀에게 있어서 이 고통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몸과 마음,양면에서 압박해오는 고통에 시달리는 소녀-신지수(파인)를 바라보며 안타까워 했던 사람은 소녀의 양아버지였다.
자신에게 맡겨진 어린것에게 가장 필요한 무엇인가를 해줄수 없었던 자신이 비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누굴..생각하고 있니?"
[퍼스트 블루]내 [인공정원]의 꽃들을 바라보며 '그'를 생각하고 있던 소녀에게 한 청년이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을때. 소녀는 순간 청년과 '그'의 이미지가 겹칩을 느겼다.
잊혀지려던 그의 이미지가 다시 살아났을때 어느새 소녀의 두눈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넘치고 있었다.
"안녕, 네가 지수 맡니? 앞으로 자주보게 될것 같아서 미리 인사를 해두는 거야."
청년은 눈물을 흘리는 소녀를 아랑곳 하지 않고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소개를 이어갔다.
"난 '유진'이라고 해"
'유진'이라는 청년의 소개에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음을 알아차린 소녀는 뒤늦게 난감해 하는 표정과 함께 눈물을 닦았다.
'그'의 이미지를 가졌던 '유진'과 어느새 가까워진 소녀는, 유진에게서 보여지는 '그'의 행복한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의 상처를 딛고 '그'의 행복을 위해 삶의 결의를 다짐하였다.
아담한 병실안,침대위에 누워있는 소녀는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를 쉬지 않고 내뱉고 있었다.
자신의 몸을 덮고있는 하늘색 이불과 함께 배를 두손으로 강하게 움켜잡은체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틀었다.
"앗!!"
병실안에 강하게 울리는 짧은 비명소리와 동시에 소녀의 몸은 활처럼 휘어졌다.
조금만이라도 더 고통이 가해지면 죽을 것 같았지만, 자신이 죽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먼곳으로 떠난 '그'의 얼굴을 다시 보기위해서라도 언제나 그랬듯이 이 고통을 넘겨야만 했다.
다른사람들은 불치병이라고 하지만 불치병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무리 아픈 몸, 이상이 있는 몸이라지만. 이 몸도 '그'가 부여한 육체, 끝까지 참아내리라고 결의했던 소녀였다.
[네가 지수라는 아이구나.]
어느정도 고통이 사그러 들었을때, 창문밖에서부터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회색의 [바이오기어]가 소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
기진맥진한 상태의 소녀는 아무런 말없이 회색 바이오기어를 바라볼 뿐이었다. '당신은 누구죠?'-말없이 소녀의 눈이 입을 대신하여 자신의 의도를 바이오기어에게 전하고 있었다.
[난 너의 몸을 고칠 주치의 '엘란트라'라고 한다.]
엘란트라의 소개에 소녀는 눈을 감았다. 고통에 의해 신체의 힘이 빠져나간 소녀는 눈을 뜰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잠을 청한것은 아니었다. 소개를 잇는 엘란트라의 말을 소녀는 하나도 빠짐없이 듣고 있었다.
[지금은 사이즈 떄문에 그 병실안으로 들어설수 없으니 내일부터 내 저택에서 치료를 하자.]
치료...그리고 처음으로 [퍼스트블루]안을 벋어나 타인의 집에 들어가게 되는 소녀는 거듭되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알수없는 기대감에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 후 소녀는 주치의, 바이오기어-'엘란트라'의 저택으로 가는 일이 잦아졌으며, 그의 일을 돕기도 하였다.
유진과 엘란트라, 그리고 한 사람
'그'가 오랜시간동안(소녀에게 있어) 자신을 기다려준 소녀앞에 다시 돌아왔을때. 그의 모습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소녀의 모습또한 변했지만, 소녀가 행복을 빌었던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오빠..."
"저리가.."
"...."
공항안 게이트, 소녀는 자신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그'의 모습-가면을 쓴 그의 냉소적인 모습에 넋을 잃은채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가 14살이 되던 해, 세사람과의 만남은 1년을 이어갔다.
그리고 소녀가 15살이 되던해....
과거, 신지수(강철)의 '파인'을 견제하기 위해 그의 씨다른 여동생 '이수진'에 의해 만들어진 '레인',파인과 달리 푸른색의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아이 이다.
파인과 동년이었던 레인은 12살이 되던 해 의학공부를 위해 미국에 건너가 있었고, 이수진은 일본의 '지구정복학자' 인 '이케자와 히로시'와의 일을 위해 일본에 건너가 있었다.
일본에 건너가 있었던 이수진은 일본생활에서 친분이 있었던 룸메이트 였던 만화가 지망생 '히무로 마미'의 성을 빌려 '히무로 아스카'라는 가명으로 UN '인권위원회회장'으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역임하게된다. 비록 '이케자와 히로시'의 강력한 후원이 있었다 하여도..
미국에서의 레인은 '크리스 맥도날드(..;;;;)'라는 이름으로 짧은기간에 의학과정을 수료하고 언론의 주목를 받으며 '닥터 두기(..;;;)' 이후로 최연소 외과의사가 된다.
경사와 경사가 겹친 이수진과 크리스는 미국의 어느 아담한 주택에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그날'이 다가오기 전까지..
갑작스런 행성개척으로 인해 잠시 세계가 시끄러웠지만 이수진과 크리스은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다정한 '누나와 동생'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UN산하 생명공학 연구센터'에 출장을 나갔던 이수진은 알수없는 이별의 메세지
'크리스, 기다려줘'
그리고 이수진,'국제연합 인권위원회장' '히무로 아스카'는 행방불명되었다.
'기다려줘' 메세지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는 이수진, 소중한 누나를 찾기위해 여러곳을 수소문 해보았으나 행방은 전혀 알길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의사로써, 한편으로는 행방불명된 소중한 누나을 찾기위해 자신의 육체와 머리카락,눈동자의 선명한 푸른색을 억제하고 있던 [컨트롤 브레스]를 풀어 초인적인 운동신경을 발휘하는 '레인'으로 돌아가는 이중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육체의 한계를 느낀 크리스는 이수진과 친분이 이었던 '드림엔지니어'(메탈바이오닉스)의 최고운영자 '강혁'의 도움으로 몇년전, 그녀(이수진)의 설계아래 건조해 두었던 '검은 전투기' [블랙버드] 와 [오리지널 프레임 - 아쿠아 레이볼(잠수함),샤텔 라이져(인공위성)]를 이것을 보관하고 있었던 물품보관업체인 [인터내셔날 세이브센터]의총책임자 이자 바이오기어인 '아르노'에게 얻게된다.
[블랙버드]를 주축으로 합체하게 되는 [아쿠아 레이볼].[샤텔라이져]는 합체후 푸른색 인간형 [기어]인 [레이볼라이져]가 되었다. 사람찾기(?)가 좀더 수월해진 크리스는 [레이볼라이져]의 [메인브레인]으로서 실종된 이수진을 찾아 세계를 뒤지기 시작하였으나 성과는 좋지 않았다.
그 당시 인류에게 있어서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
'크라티 마그나스'의 사형집행과 동시에 자취를 감춰버린 [베스트 브레이브 파이브],
그로 인해 인류는 정체불명의 로봇의 잦은 습격을 받게 된다.
그 습격이 대형화 되고 조직화된 형태로 나타나게 된것이 바로 '11월의 대습격'이라 불리우는 사상최악의 로봇습격 사건이었다.
겨울의 기운이 엄습해오던 11월 중순,최고급 [베틀프레임] 장착의 [기어]가 12대, [오리지널 프레임] 장착의 [기어] 9대가 미국의 주요 대도시중 하나인 [사우스타운(..;;;)]의 상공위에서 도시를 공격하려했던 사건이 '11월의 대습격' 이었다.
비록 '대도시 방어 시스템'인 [버쳐폴리콘]이 '완벽한 방어를한다' 하지만 그것은 순간일 뿐,21대의 규모가 쏟아내는 공격앞에선 30초도 버티지 못한현실이었다. 이 로봇들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이 자랑하는 [기어 코만도스]라 불리우는 군용기어들이 출동했지만 강력한 [오리지널 프레임 - 기어]의 앞에선 꽤나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에 놓인 사우스타운,그리고 그곳에 상주하는 주민들 이었지만, 정작 11월의 대습격때 사상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이유인즉, 갑자기 하늘 저편에서 푸른색 인간형 [기어]인 [레이볼라이져]가 나타나서 믿을수 없는 파워로 21대의 [기어]들을 먼지도 남기지 않고 해치웠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머리속에 '블루세이버'란 이름이 새겨졌던것이 '11월의 대습격'사건에서 부터 였다.
이날 미국의 중요 방송국에서는 이 사태를 생방송으로 전세계 전역에 보여주었으며, 바람앞의 촛불같은 운명이었던 사우스타운을 찰나의 순간에 등장하여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방송에 탔다..;;) 사우스타운을 구원했던 [레이볼라이져]가 국제적 영웅이 되는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모두가 [레이볼라이져] 결국 자신을 영웅으로 떠 받치고 있었지만 크리스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누나를 찾는 일에 전념하고 있었다. 가끔가자 마주치게 되는 정채불명의 로봇과의 전투를 거듭할때 마다 [블루세이버]라는 이름은 [에리볼라이져]의 또다른 이름이 되어갔다.
결국 누나를 찾지 못하고 [레이볼라이져]만 광고한 꼴이 되고 만 크리스는 자신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블루세이버]는 '용자'로서 자리잡고 있었다.
14살을 실종된 누나를 찾는것으로 시간을 보낸 크리스는 어느덧 15살이 되어 의료봉사를 나가고 있던 도중, 정체를 알수 없는 라틴계 소년 '라 발렌티노 13세'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