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심대섭, 一笑一少 一怒一老
2023년 6월 6일 화요일인 바로 오늘 해거름의 시간이다.
방금 문경버스터미널을 다녀왔다.
가은행 버스시간표를 알아볼 요량에서였다.
중학교 동기동창으로 몇 해 전에 서울의 명문인 방이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명예롭게 퇴임하고 곧바로 고향땅 문경 가은으로 귀촌 귀농한 심대섭 친구가 가은의 맛집 ‘도리실 매운탕’으로 내일 점심을 초대해서였다.
그냥 밥만 먹는 자리이면 차를 몰고 갈 것이지만, 아무래도 두주불사의 술꾼인 그 친구의 취향으로 봐서, 낮술 판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고, 그렇게 되면 같은 술꾼인 나로서 맞짱을 뜨지 않을 수 없어서, 아예 차를 몰고 가는 것을 포기 하고, 시외버스를 타고 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심 교장의 초대는 저 지난주 토요일인 같은 해 5월 27일에, 우리 중학교 졸업 한 갑자 세월을 기념하여 한 판 잔치판을 벌였던 그날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모교인 문경중학교 교정도 돌아보고, 황제 뷔페에서 점심과 여흥도 같이 하고, 가까운 영강 둔치의 영신숲도 둘러보고, 그리고 시내로 다시 돌아와 저녁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날의 행사를 모두 끝냈다.
바로 그 저녁자리에서 흥이 난 심 교장이 언젠가 친구들을 위해 밥과 술자리를 한 번 마련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내일로 지키겠다고 공개 초대를 한 것이다.
그 사실을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어울리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게시를 했다.
‘문중 13회 동기는 누구나 오세요. 졸업 60주년 뒷풀이에서 약속한 일이라오.’
그 두루 초대가 내 마음에 흡족하게 담겼다.
내 그래서 이렇게 댓글을 붙였다.
‘역시 멋쟁이! 낭만의 남자답다.’
그리고 내일의 그 초대에 흔쾌히 발걸음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 교통편을 알아보려고, 문경버스터미널을 찾았던 것이다.
심 교장은 지난번 행사에서도 무대에 올라 시원한 노래를 불렀었다.
이경미 작사 신웅 작곡에 신유가 부른 ‘일소 일소 일노 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노래였다.
그 노래의 분위기처럼, 심 교장과 정말 멋진 낭만의 술판을 벌일 작정이다.
다음은 그 노랫말 전문이다.
세상사 스무고개 길 좋은 날만 있을까
이왕이라면 웃으며 살자 말처럼 쉽지 않아도
일소일소 일노일노 얼굴마다 쓰여져
감출 수가 없는데
한 치의 앞날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을
그게 바로 인생인 것을
웃다가도 한세상이고
울다가도 한세상인데
욕심 내봐야 소용없잖아
가지고 갈 것 하나 없는데
인생사 구비 구비 길 힘든 날만 있을까
마음하나를 내려놓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도
일소일소 일노일노 얼굴마다 쓰여져
감출 수가 없는데
한 치의 앞날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을
그게 바로 인생인 것을
웃다가도 한세상이고
울다가도 한세상인데
욕심 내봐야 소용없잖아
가지고 갈 것 하나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