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협 원고 –시조 –서태수
직진하는 물살이 곡선의 길을 만든다
-낙동강․576
물은 흐르면서 직진의 꿈을 꾼다
정正과 직直 한데 묶은 미완의 수평 바라기
살여울 쇠촉이 되어 맨몸으로 부딪는다
타협을 거부하는 직진의 푸른 뼈대
휘어진 세상 향해 나노nan로 저민 충돌
산화한 물의 시체들
소용도는 물거품
디지털 휘몰이의 유연한 아날로그
물이 죽어야 강이 맑아지는데
세상은 곡선만 보고 물 흐르듯 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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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초롱 강물 섞기
-낙동강․577
근 백 년 따로 흘러 제 뼈대로 단단한 강
한강 물 대동강 물 함께 섞어 궁글리면
그 물길 자줏빛 되어 옛 사연이 애틋할까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척추로 굳건한 백두대간 중간 즈음의 금강산. 전설 속 오누이의 우애는 금강초롱 꽃잎으로 선연한데. 지도를 펼쳐놓고는 아무리 살펴봐도 가로로 동강 날 이유가 없이 허리 잘린 반도의 땅. 반만년 이어내린 고려, 조선의 한반도. 한북정맥, 한남정맥이 가른 것도 아닌. 한강이 가른 것은 더더구나 아닌. 세계 최장 안데스산맥이 가른 것도 아닌. 세계 최고봉 히말라야산맥이 막은 것도 아닌. 세계 최악의 모질이 땅. 오도 가도 못하고. 듯도 보도 못하고. 알아도 말 못 하는 남의 강. 한강 물, 대동강 물 함께 섞여 뒹굴면. 그 물빛 물맛 어떨까.
언제까지 이럴까. 너무나 궁금한데. 답을 알 길 없어 헤매던 중. 혜성처럼 등장한 최첨단 만능 해결사. 쳇 지피티(Chat GPT), 바드(Bard), 빙(Bing) 삼자를 회동시켜 AI로 답해 보라니. --- 3초 후,
백두대간 막내 자락 지리산 상상봉에
낙남정맥 호남정맥 동서(東西)로 마주 올라
낙동강 영산강 물이나 먼저 섞어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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