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매우 심한 미세먼지에 걱정을 많이 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취소하려했다. 다행이 사수날 아침, 산행을 할만큼은 좋아졌다.
동대입구 5번 출구에서 9인 만나 10시 반에 출발, 논 스톱으로 한 시간 좀 넘게 걸어 우리들의 단골 쉼터 자리에 도착. 그곳은 남산의 남면으로 한남동 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로 여러 사람이 앉아 식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먼산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였지만 근 거리에서는 느낄 수 없어 우리들의 야외 활동에는 별 문제가 없다. 남산 둘레길로 거기까지 가는 도중 목련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을 보았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만개한 풍경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데스크 위에 가져온 간식을 펼쳐 놓고 우리들의 잔치를 벌린다. 같이 어울리는 산행의 즐거움이 바로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30분 정도 먹고 마시고 떠들다가, 12시가 좀 넘어 일어섰다. 을지로 5가와 청계천 사이에 있는 방산시장 내에 은주정에 한 시까지 가여한다. 3인 (부경/선길/준수)이 거거서 기다릴 것이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최단 코스를 선택했다. 남산순환도로로 올라와 길을 따라서 장충공원 방향으로 잡았다. 헬멧을 쓴 청춘 남녀녀들이 자전거를 타고 경사길을 힘차게 올라오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우리들 중 4인은 타워호텔(현재 이름은 반얀트리)앞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가고 5인은 순환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다 필동으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버스를 탄 것은 한 시까지 시간을 맞추기 위함이었고, 필동코스는 좀 늦더라도 완주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은 1시 10분경에 양팀이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버스팀이 버스에서 내린 곳이 옛날 동대문 운동장 앞(현재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라서, 은주정까지 걸어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안쪽 넓은 홀에 12인이 전세방을 차렸다. 평소보다 손님이 적은 탓인지 자리에 여유가 많아서 쾌적한 우리만의 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어 좋았다. 손님이 많을 때는 4인용 테이블에(사실, 작은 테이블에 4개 의자들을 바짝 붙여놓은) 4인이 비좁게 앉아야 하는데, 3인씩 4개의 테이블을 쓰게되니 자리가 넉넉하다.
큼직한 두부와 살코기랑 비계가 적절히 어우러진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게.. 찌게에서 건저낸 돼지고기를 쌈에 싸서 된장을 발라먹는 건강 식단.. 마당바위 종국이 치과 치료 관계로 오지 못한 성민에게 보낼 김치찌게 사진을 찍는다. 그가 은주정의 열열한 팬이라고..
식사를 마치고 저녁 스케쥴이 있는 석회장과 아픈 아내를 돌보다가 모처럼 시간을 내서 참석한 호석이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10인은 청계천 변으로 내려와 물길을 따라 좀 걸었다. 그 때 3시경 온도가 22도라, 여름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리 밑 그늘에서 더위를 잠깐 식히기도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청계천 입수(入水) 사건이다. 관수교 앞 돌 징검다리를 건너던 동호가 균형을 잃고 물에 풍덩.. 주저 앉아 허리까지 올라오는 물이였는데, 뒤따라 건너든 이가 바로 그를 부축여 끌어냈다. 순식간에 일이라, 누가 그를 끌어냈는지도 기억에 없다. 우리 일행이 아닌 다른 사람인 것 같다. 하여간 다친 곳은 없어 다행이다. 그가 젖은 옷을 입고 가깝지 않은 (대장동이라 했던가?) 집까지 가는데 불편했으리. 비록 그가 좋아하는 서울 장수막걸리의 취기가 감각을 무디게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다들 헤어지고, 나와 준수는 근처 종로기원으로 가 바둑 3판을 두고 끝나니 저녁 때가 되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아 각자 집으로 직행했다.
온통 세상이 뒤숭숭하고 즐거울 일이 없는 춘삼월... 입산회 덕분에 하루를 잘 보냈다.
당일 수지(천원):
-회비: 120
-비용: 191(tip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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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
첫댓글 참석자: (산행 9인: 김동호/김종국/김준호/김호석/박승훈/박찬응/석해호/송주은)
(회식참석 3인: 강준수/김부경/이선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