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64:5]
주께서 기쁘게 의를 행하는 자와 주의 길에서 주를 기억하는 자를 선대하시거늘 우리가 범좌하므로 주가 어찌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
기쁘게 의를 행하는 자 - '기쁨으로 기꺼이 의를 행하는 자'란 뜻이다.. 주의 길에서 주를 기억하는 자 - 원래 '기억하는 자'란 하나님이 과거에 행하신 경이로운 구원 역사의 의미를 바로 깨닫고 그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기도, 예배, 찬양을 드리는 자를 가리킨다. 그리고 여기서 '길'이란 율법을 뜻한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선대하시거늘 - 이것은 하나님 자신이 주권적으로 언약 관계를 설정하셔서 언약 관계를 맺고 있는 백성에게 평화, 안정을 주시고 계속적으로 우애를 나누시는 것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언약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를 뜻한다. 진노하셨사오며 - 이것은 탄원자의 깊은 사색을 반영하는 표현이다.
하나님이 자비가 있으시고 그 언약 백성을 축복하는 분임을 알면서도, 본절의 '우리'는 하나님이 큰 진노중에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히 그 앞에 나아가시 못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과거의 죄악과 타락상에 대해 통절히 인식하고 있었음을 고백하는 내용으로 이해될 수 있겠다.
진정한 회개자는 하나님의 진노를 두려워하며 그 마음을 치며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자이다. 이 현상이 이미 오랬사오니, 여기 '바헴'은 '그들 안에'로 번역될 수 있는데 그 선행사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난해 구절로 만들어버린다. '그들'에 대한 해석으로는, 먼저 하나님의 '언약적 자비'가 있다
이 해석을 따를 경우, 본문은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적 자비'를 뜻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본절 하반절은 하나님의 진노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원한 언약적 자비 때문에 이스라엘이 구원얻을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피력하는 대목이 되어버린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그 선행사를 바로 앞구절에 있는 '범죄'로 보는 해석이다.
이 해석을 따를 경우, 본절 하반절은 그 오랜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올람'은 '영원히'로 주로 번역되나 '옛날', '오랫동안'으로 번역되기도함 범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구원을 기대조차도 할 수 없어 애타하는 심정을 묘사하는 대목이 된다. 이 경우는 개역 성경의 번역과 그 의미가 일치한다.
우리는 후자의 해석을 지지한다. 왜냐하면 전자의 경우 중요한 전제인 '바헴'을 '하나님의 언약적 자비'로 보는 근거가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절 이후 문맥을 고려할 때 후자가 더 타당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진노하신 이유로 자신들이 오랫동안 범죄한 사실을 들고 있다.
[사 64:6]
대저 우리는 다 부정한 자 같아서 우리의 의는 다 더러운 옷 같으며 우리는 다 쇠패함이 잎사귀 같으므로 우리의 죄악이 바람같이 우리를 몰아가나이다...."
부정한 자 - 레위기적 의미의 오염되거나 더러워진 그 무엇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모세의 율법에 따른 오염되거나 혐오스러운 동물), 인간 등에 특히 문둥병자에게 주로 적용되었는데 이 같은 자는 성도의 회중에서 추방당하였다. 더러운 옷 - 문자적인 뜻은 '더러운 걸레'이다. '사용한 생리대'를 뜻하기도 한다
[사 64:7]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가 없으며 스스로 분발하여 주를 붙잡는 자가 없사오니 이는 주께서 우리에게 얼굴을 숨기시며 우리의 죄악을 인하여 우리로 소멸되게 하셨음이니이다...."
스스로 분발하여 - 이는 '깨어나다', '일어나다'는 뜻인 '우르'의 히트파엘형으로서 눌려 있던 영적 무기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애쓰는 모습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이스라엘 전체는 영적 무기력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지도 않았고 영적 무기력 상태를 깨닫지도 못하였다.
얼굴을 숨기시며 - 하나님의 '얼굴'은 '은혜'를 가리킨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하나님편에서 일방적인 은혜를 베푸신 데서 시작된다. 그런데 그 은혜를 중단하자 많은 결과가 발생하였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스라엘이 빠졌던 영적 무기력이었다. 물론 하나님이 은혜 베풀기를 중단하신 것은 그들의 죄 때문이었다.
소멸되게 하셨음이니이다 - 문자적인 뜻은 '녹게 하셨나이다'이다. 얼음 따위가 녹아 내리는 모습 따위를 가리킬 때 사용되는 본 용어는 주로 이스라엘의 대적이 하나님이 일으키신 초월적인 현상 앞에서 공포로 떨 때의 심적 상태를 묘사할 경우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서는 범죄한 이스라엘에게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