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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아야꼬의 기도
1964년7월6일, 그날까지 나는 사실 기쁜 날에 하는 기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몰랐다. 그날은 내가 응모한 소설 <빙점>이 입선되었다는 전화가 왔던 날이다. 그날은 내 생애에 있어서 좀처럼 일어날수 없는 기쁨의 날이었다. 신문사에서 전화가 왔을 때에 나는 곧 미우라에게 입선 소식을 전했다.
그날 여느 때와 같은 시간에 돌아온 미우라는 곧 나를 이층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나를 끓어앉게 하고는 기도드리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는 기도였다. 그리고 미우라가 나에게 `천만원의 상금을 받고 유명하게 되면 인간 바보가 되기 쉽지요`라고 한 말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때 참으로 많은 분들에게서 축하 인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오늘, 아직도 분명하게 마음에 새겨진 것은 미우라가 말했던 `인간 바보가 되기 쉽지요`라는 말과 정성들여 기도해주던 모습이다.
여러번 다른데서도 썼지만, 인생의 위기는 사실 기쁠 때에 있는 것이 아닐까?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에 있는 것이 아닐까? 옛날부터 `위험한 길에서 넘어지는 사람은 적다. 오히려 사람은 평탄한 길에서 넘어진다`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때 만일 미우라가 다만 `잘했다. 우선 한잔 할까?`하고 말했다면 나는 그때 그 커다란 기쁨을 과연 차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그때 미우라는 내가 우쭐할 것을 경계하여 받은 상금을 자기를 위해서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쓸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도 해주었다. 기뻐서 마음이 들떠 있을 때야말로 하나님의 인도를 기도해야만 하는 것을 나는 정말 알게 되었던 것이다.
미우라 아야꼬
1922년 4월 25일 일본 호카이도 아사히가와에서 출생하여 아사히가와 시립 고등여학교를 졸업 후 국민학교 교사로 7년간 제직하였다.
1946년 결핵으로 13년에 걸친 기나긴 요양생활로 들어가게 되며 요양생활중에 그의 소꿉친구이자 애인인 마에가와 다다시의 인도로 기독교에 입문하여 세례를 받고, 1959년 요양생활을 마치면서 기독교 잡지 「무화과」를 통해 알게 된 미우라 미쓰요와 결혼한다.
1964년 아사히 신문에서 주최한 1천만엔 현상 단편소설모집에 「빙점」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후 별세에 이르기까지 독실한 크리스천 작가로서 '신앙','사랑','인생' 등의 주제를 깊이 파고든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 이향숙 작시 / 이안삼 작곡 / 아주콘서트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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