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만에 고교 친구들 얼굴 보는 것 인가?
3년 넘은것 같다. 영옥이가 하늘에 별이 되고 난 뒤 더 자주 보자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또 그동안 코로나 전염병으로 친구들 소식만 간간히 들으며 내 삶에 빠져 돌아 볼 겨를 없이 살았다.
오랫만에 아픈 현순이 둘째 딸 시집 보낸다 하기에 반가운 마음에 만사 제처 두고 길을 나섰다.
영옥이 장례뒤 우리가 다시 만났을때 꿈에 영옥이가 나와 어디 가자는데 신발이 맞지 않아 못 따라갔다고 너스레 떨더니 유방암으로 어렵게 치료가 다 되었는줄 알았는데 백혈병이라니...
늘 마음 한켠이 돌멩이를 얹어 놓은듯 무겁다.
그런데 둘째를 시집 보낸단다. 참 반갑다.
병 나고 예수님 알게 하고자 몇번 권했지만, 마음에 받아 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내 기도가 부족함을 느낀다.
만나러 가는 길에 자욱한 안개속에 간간히 드러나는 가을색 더한 나뭇잎 사이 햇빛이 쏟아진다.
들녘에 드러나는 누런 벼들이 추수를 기다리고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오랫 만에 보는 친구들 모습에 더한것은 무엇일까? 많이 궁금하다.
일찌감치 예식장에 들어가 오랫만에 현순이를 보니 반가움에 콧잔등이 시큰 해 진다.
사진 몇컷 찍어 주고 나오니 은주가 남편과 들어온다 이어서 향숙이가 오고 영희가 오고 창림이와 영옥이 은진이가 들어온다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조명이 어두우니 누가 누군지 모르겠더니 마스크 내리니까 알겠다. 눈가에 주름진 얼굴들 이지만 중년으로 옮겨온 지난 세월을 건너띄고 추억을 더한다. 짧은 예식뒤 점심 맛나게 먹고 창림이가 먼저 돌아가고 은주를 보낸뒤 부른 배 소화도 시킬겸 한강으로 내려가 양화대교 아래 강 둘레길을 산책 하며 누가 샀는지도 모르는 커피 마시며 사는 이야기들 나누다 12월에 우리집에서 친구들이 만나기로 하고 각자 다음주에 다섯 아줌마들이 은진이네 딸 결혼식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사정상 엄마 돌봄 때문에 못 가지만 딸 시집 보내기를 바라며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누가 커피 샀는지 인사 못해 쏘리여~ 감사히 자알 마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