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2016년 8월 5일(금), 맑음, 폭염, 수원화성 무궁화축제
수원화성 행궁 앞 광장에서 무궁화축제(2016.8.5.~8.8.)가 열렸다. ‘제26회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라고 한다. 전국에서 잘 기른 무궁화를 모셔다 놓았다. 장관이었다. 무척 더운 날인
데도 무궁화는 제철을 만난 듯 활기가 넘쳤다.
고려 후기 문신, 학자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는 시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
集)』「문 장로와 박환고가 무궁화를 논평하면서 지은 시운을 차하다 (次韻長老朴還古論槿
花竝序)」에서 무궁화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무궁화의 두 가지 이름 槿花之二名
우리 두 친구로부터 시작했다 發自吾二友
각기 아집을 못 버려 滯一各不移
굳이 좌라 우라 주장하네 若尙左尙右
내 새로운 용기 뽐내어 我將試新勇
그대들을 한 손에 부수련다 兩敵破一手
듣건대 옛사람들도 嘗聞古之人
구(韭)를 구(九)라고 희롱했다오 戱韭以爲九
궁(窮)이나 궁(宮)도 모두가 농담이야 宮窮亦似戱
맨 처음 뉘 입에서 나왔는가 初傳自誰口
나는 쉽게 판단할 수 있으니 予獨立可斷
좋은 술 나쁜 술과 같은 걸세 如辨醇醨酒
하물며 이 꽃은 잠시뿐이라 此花片時榮
하루도 지탱하기 어려운 것이 尙欠一日久
허무한 인생과 같음 혐의하여 人嫌似浮生
떨어진 꽃 차마 보지 못해 不忍見落後
도리어 무궁이라 이름했지만 反以無窮名
그러나 과연 무궁토록 있겠는가 倘可無窮有
두 사람 이 말 들으면 크게 놀라 二子聞之驚
입 다물고 말 못 하리 闔吻如閉牖
내 말이 근거 있으니 我說誠有憑
그대들 긍정하겠는가 問君肯之否
만일 조정에 이 말 옮긴다면 如將移諸朝
또한 해수라 할 것이네 亦可言亥首
주) 해수(亥首) : 옛날에 해(亥)의 고자(古字)를 파자(破字)하여 “이(二)의 머리에 육(六)
의 몸이다.(二首六身)” 한 설(說)을 인용한 듯하나 자세하지는 않다.
ⓒ 한국고전번역원 ┃ 오양 (역) ┃ 1980
한일합방 소식을 듣고 음독 자결한 매천 황현(梅泉 黃玹, 1855~1910)은 「절명시(絶命
詩)」에서 우리나라를 ‘근화세계’라고 지칭하였다. 이후 일제 강점기 동안 무궁화가 우리 민
족을 상징하는 꽃으로 널리 자리 잡게 되자 일제는 광분하여 전국에서 무궁화를 베어서 불태
워버렸다고 한다.
새도 짐승도 슬피 울고 산과 바다도 찡그리는데 烏獸哀鳴海岳嚬
무궁화 삼천리가 다 영락하다니 槿花世界已沈淪
가을밤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천고의 역사를 생각하니 秋燈掩卷懷千古
이 세상에서 지식인 노릇이 어렵구나 難作人間識字人
(참고자료)
기태완, 『꽃, 들여다보다』, 푸른지식, 2012
강판권, 『나무사전』, 글항아리, 2014
한국고전종합DB
첫댓글 무궁화심기운동 90년대에 함 하더니만 다시 조용하네여~ 화이트계열이 깨끗한게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