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용병 자유계약제가 도입되면서 국내무대에도 특급 스타들이 몰려오고 있다. 유럽 명문리그, NCAA, 미국 하부리그에서 명성을 높인 선수들은 물론이고 NBA 출신 선수들도 적잖게 KBL 코트를 누볐다. 트라이아웃 시절 보다 용병들의 수준이 크게 올라가면서 용병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용병들의 대부분이 포스트맨인 만큼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나타난 기록을 중점으로 2005-06 KCC 프로농구의 용병의존도를 짚어본다. (모든 기록은 5일 기준)
▲ 선두 모비스, 용병의존도 가장 높아
용병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은 시즌 개막 이후 줄곧 선두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울산 모비스다. 득점의 51.6%, 리바운드의 66.1%를 용병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통틀어 58.9%의 용병의존도로 10개 팀 중에서 가장 높다. 올 시즌 최고의 용병으로 손꼽히는 크리스 윌리엄스가 팀내 득점을 리드하고 있고, 벤자민 핸드로그텐이 팀내 리바운드를 리드하고 있다. 물론 득점과 리바운드는 원주 동부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 모두 용병들이 팀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모비스의 경우 국내선수들의 전유물인 어시스트에서도 윌리엄스가 평균 6.8개로 팀내 1위다. 모비스는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를 통틀어 52.9%의 용병의존도를 나타내 10개 팀 가운데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모비스의 선두질주는 지난 시즌부터 다진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 그리고 유재학 감독의 용병술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록에서 두드러지지 않는 끈질긴 수비조직력과 비이기적인 마인드는 모비스 선두질주의 결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에서의 압도적인 용병의존도가 입증하듯 용병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4차례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윌리엄스의 전천후 활약은 모비스 선두질주의 가장 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 김주성의 동부, 용병의존도 가장 낮아
'보물' 김주성이 있는 동부는 용병의존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바운드의 60.5%를 용병들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득점에서는 불과 37.5%의 용병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득점에서 용병의존도(52.2%)가 가장 높은 창원 LG 보다 무려 14.7%나 낮은 수치다. 자밀 왓킨스와 마크 데이비스가 공격형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부는 5일 현재, 서울 삼성, 모비스와 함께 공동선두를 형성하고 있다.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적으면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동부는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선수가 팀내 득점 1위에 오른 것도 모자라 2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팀내 득점 1위는 평균 16.8점을 올리고 있는 김주성이며 2위는 평균 16.4점을 기록 중인 양경민이다. 동부의 팀컬러 자체가 철저한 수비농구이기 때문에 저득점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선수들이 득점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창진 감독의 지도하에 지난 몇 시즌간 다져진 조직적인 세트오펜스로 확률 높은 득점을 추구한다는 점, 김주성과 양경민이 내외곽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친다는 점은 동부가 용병의존도가 낮음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 용병의존도와 팀 성적의 상관관계는?
용병의존도와 팀 성적은 명확한 상관관계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용병의존도가 가장 높은 모비스와 용병의존도가 가장 낮은 동부가 나란히 선두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흔히들 용병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만큼 용병의존도가 낮은 팀들의 성적은 대체로 어떠할까? 용병의존도 50.4%로 동부에 두 번째로 낮은 삼성은 공동선두에 랭크돼 있고, 서울 SK도 '용병급' 방성윤이 가세하면서 용병의존도를 줄인 결과 성적이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모비스처럼 용병의존도가 높아도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팀들도 있다. 지난 시즌부터 용병의존도가 높기로 유명한 부산 KTF는 올 시즌에도 58.3%의 용병의존도로 모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데 빡빡한 경기일정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55.3%의 용병의존도로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창원 LG도 꾸준히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용병의존도가 높은 것은 그만큼 용병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비스, KTF, LG처럼 용병의존도가 높을 경우 기본적인 성적은 보장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득점에서의 용병의존도가 낮은 인천 전자랜드가 최하위로 추락한 것이 앨버트 화이트가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면서 용병의존도가 줄어든 결과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결국 용병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짙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용병의존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선두에 오른 동부와 삼성의 저력은 높이 살만하다.
▲ 용병의존도 낮추는 것이 바람직
그러나 리바운드에 있어서는 10개 팀 모두 55% 이상의 용병의존도를 보여 국내 장신선수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했다. 특히 지난 시즌 평균 9.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던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올 시즌 평균 5.7개의 리바운드에 그치고 있어 국내 빅맨들이 점점 용병들에게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서장훈의 경우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용병들과의 골밑 싸움이 버거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한국남자농구가 장신화를 이루지 못하고 세계무대에서 멀어지는 것은 용병제도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한국남자농구는 세계대회에 나설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있는데 이것이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즉 용병제도의 도입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용병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한국농구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길이라는 게 농구인들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다행히 다음 시즌부터는 2,3쿼터에 걸쳐 용병 출전 1명으로 제한해 국내 장신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용병들의 출전 시간이 제한되는 만큼 차차 용병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10개 팀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첫댓글 의존도는 전자랜드가 1위라고 생각하는데 -ㅁ-;;
전자랜드는 화이트의 부상으로,리벤슨한테만 의존도가 높아서 그런거 같아요..
동부가 김승현을 농락할만한 포인트가용병 하나 구해왔으면 하는 바람..
서장훈선수 나이도 많이 들었고 용병들이 넘잘해요 이젠ㅠ 원년에는 평균 14개 잡던선수였는데 ㅠㅠ
전자랜드의 유일한 공격루트는 리벤슨뿐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더군요..쩝.
오 다음시즌부터 2,3쿼터에 용병 하나만 뛰게 하는군요...
물론 동부가 용병의존도가 낮은건 당연한 결과지만 데이비스가 너무 못해주는것도 한 몫 했죠
데이비스 때문에 gg인경우도 많았죠. 그렇지만 팀내 득점 1위가 김주성인건 좋네요. 이제 그가 리더가 될때가 된듯.. 리바운드 갯수만 2개정도 더 했으면..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동부정말 대단한듯. 주전포가를 잃고 팀마저 매각된 상황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정말 대단 김주성 선수, 양경민 선수위주의 공격패턴도 정말 바람직 하다고 생각되네요. 팀명이 너무 유아틱 한개 흠이지만 멋진 팀이네요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