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보내기 좋은 운치 만점의 섬, 삽시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
여름휴가를 보내기 좋은 운치 만점의 섬
밤섬 부두에 여객선이 닿았다. 잠시 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선다. 시계방향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해서다. 울창한 송림 지대를 헤치니 수루미라고도 일컫는 밤섬 해변이 펼쳐진다. 삽시도에서 가장 넓고 고운 백사장을 갖춘 해수욕장이지만 찾는 이는 별로 없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데다 그늘진 해송 숲에서 야영도 할 수 있어 무더위 걱정 없이 해수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해변 양끝에는 암석지대가 펼쳐져 물이 빠지면 각종 해산물도 잡을 수 있다.
밤섬 해변 앞으로는 불모도(佛母島)가 떠서 정취를 더한다. 옛날 어느 여자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불공을 드려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한동안 무인도였던 불모도는 8년 전쯤에 어느 부부가 들어와 살면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여객선은 운항하지 않으며 펜션 소유의 직항 배를 이용해야 한다.
밤섬 해변에서 15~20분쯤 산길을 오르내리면 삽시도 서남쪽 해안에 다다른다. 사람의 발길이 그다지 닿지 않은 곳이어서 바위틈에 소라와 고동, 바지락 등이 닥지닥지 붙어 있다. 이곳은 석간수가 나오는 물망터로 밀물에는 바닷물에 잠겨 있다가 물이 빠진 썰물 때만 다가갈 수 있다. 바위틈에 고인 물맛이 개운한데 주민들은 피부병에 좋다고 말한다.
물망터 남쪽에는 수리바위가 우뚝 서있다. 용이 되려고 수도하던 뱀이 독수리와 싸우다가 ‘비암호’라는 산이 되었고 독수리는 수리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우람한 풍채의 수리바위는 각도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밤섬에서 거멀너머로 이어지는 둘레길 밤섬 해변에서 북쪽으로 진너머를 거쳐 거멀너머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더듬는다. 탐방로와 데크, 휴게소 등을 갖추어 편안히 걸으며 쉬기에 좋다. 진너머로 가는 도중 왼쪽으로 면삽지가 숨어 있다. 물이 들면 섬이 되었다가 물이 빠지면 모래와 자갈로 삽시도와 이어진다. 작은 동굴과 갯바위들이 운치 있고 바위틈으로 약수도 흘러내리는 신비스러운 곳이다.
제법 넓고 모래가 고운 진너머 해변에 다다랐다. 집너머 또는 당너머라고도 불리는 진너머는 수심이 깊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펜션과 민박들이 밀집해 있는 해변이기도 하다. 언덕 위에는 주민들이 세운 장승들이 늘어서 있어 미소를 머금게 한다.
진너머 북쪽으로 거멀너머 해변이 이어진다. 조개껍데기가 간간이 섞인 단단하고 고운 모래밭이 넓게 펼쳐진 이곳은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알맞다. 물이 빠지면 고동을 줍거나 조개를 캘 수 있는 해변으로 해넘이 풍광도 아름답다. 짙은 숲그늘이 드리운 울창한 송림 아래에서 야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으로 방갈로들도 늘어서 있다.
이제 큰마을로 들어선다.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가 눈길을 끈다. 앞으로는 잔디밭 운동장이 펼쳐지고 뒤로는 솔숲이 우거진 아담한 교정이 예쁘장하다. 원래는 삽시초등학교였으나 2006년 9월 1일 분교로 격하된 이 학교에는 초등학생 9명과 유치원생 7명이 꿈을 키우고 있다. 어린이들의 희망찬 앞날을 기원하며 밤섬 부두로 발길을 돌린다.
/KBS WORLD 신삿갓의 비경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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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추억속으로 원문보기 글쓴이: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