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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꽃들에게 희망을-42-나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주는 기쁨/최복현
희망이란 약은 보약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훨씬 강력한 약입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약, 불가능 앞에서 가능성의 햇살을 보게 하는 약, 어제의 우울에서 오늘은 맑음으로 변하게 하는 약, 미래의 불투명에서 미래의 비전을 보게 하는 약입니다. 이를테면 절망의 끝에서 만나는 생명과도 같은 대단한 약입니다. 그 희망이란 약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보다 나은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그 희망 하나 가지면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가 연 상자에선 온갖 부정적인 것이 세상으로 나갑니다. 그로 인해 우리 인간은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맞아야 합니다. 그런데 희망은 늘 긍정적이며 낙관적인지라 그때도 잠을 자고 있다가 밖으로 나올 기회를 얻지 못하고 그만 상자 밑바닥에 남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희망을 깨워야만 합니다. 그 희망은 깨우는 자만이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가 찾아가야 맞을 수 있습니다. 뭔가의 희망을 가졌다면 그 희망이 있는 주변으로 아주 가꺼이 가서 희망을 깨워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희망을 얻고 잃었던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희망을 얻고 나면 어제의 보던 세상과 오늘 보는 세상은 아주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제는 불가능하게 보였던 일이 오늘은 손 안에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희망은 그렇게 위대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희망, 위대한 희망은 찾는 이가 찾을 수 있습니다. 찾기는 찾되 정당하게 찾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찾아야 합니다. 희망은 이기적인 마음에 찾아오는 밤의 자식이 아니라 이타적이거나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에 찾아오는 낮의 자식익 때문입니다. 그런 희망을 찾는 삶, 그것이 바로 벌레처럼 사는 게 아니라 나비처럼 사는 삶입니다. "우리는 날 수가 있어! 나비가 될 수 있단 말이야! 그 꼭대기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신경쓸 필요가 없어!" 줄무늬애벌레의 대답은 모두에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 자신도 놀랐습니다. 그가 높이 올라가려는 본능을 엉뚱하게 잘못 생각했다는 사실을 이러한 자신의 말 속에서 깨닫게 된 것입니다.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는 것이 아니라 날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줄무늬애벌레는 자기 내부에 한 마리의 나비가 들어 있을 것이라는 기쁨에 취한 기분으로 다른 애벌레들을 바라 보았습니다.
줄무늬애벌레가 애벌레로 살아온 삶, 이를테면 남에게 피해를 주었고 남을 아프게 했던 애벌레의 모습을 버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남에게 도움이 되는 나비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얻듯이, 우리는 불가피하게 남을 밟고 선다, 나의 길을 위해 남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이나 자기 합리화를 하지 않고도 남에게 도움을 주는 멋진 존재로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벌레 같은 행동으로 사는 게 아니라 나비 같은 행동으로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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