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가족은 며느리들을 제외하고도 모두 70명이었습니다(27절). 여기에 며느리들과 종들을 비롯한 가솔(家率)을 모두 합하면 매우 큰 무리였을 것입니다. 야곱은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애굽으로 떠나게 됩니다(7절). 그리고 이미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기록하기 시작했지만, 오늘 본문에서도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야곱은 헤브론을 떠나 먼저 브엘세바(Beersheba)로 이동합니다(1절). 브엘세바는 아브라함이 거주하였던 곳이기도 한데, 아브라함과 이삭이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던 곳입니다. 아마 이 창세기를 기록한 모세는 이러한 내용을 기록하면서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을 향해 가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 땅은 원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신 땅으로 하나님께서 그 땅에서 이스라엘의 조상인 그들과 만나시고 함께하셨던 곳이란 것을 되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야곱은 브엘세바에서 하나님께 희생제물들을 드려 제사를 드립니다(1절). 애굽으로 가기 전에 하나님 앞에 제사 드리면서 하나님께 경배한 것입니다.
그날 밤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애굽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반드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2절~4절).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애굽에서도 야곱과 함께 애굽으로 가실 것이며, 애굽에서도 함께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4절).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인 가나안을 떠나서 애굽으로 가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야곱과 야곱의 가족들이 애굽으로 가는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말씀해 주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요셉이 노예로 팔려 애굽으로 간 것도, 애굽에서 요셉이 총리까지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야곱)의 가족들이 애굽에 가서 살다가 큰 민족을 이루게 되지만, 애굽에서 종처럼 지내게 되고,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셔서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구원하셔서 다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를 구원하셔서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시는 것을 보여주는 청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한 구원의 계획을 미리 보여주시기 위해 이러한 과정을 계획하셨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브엘세바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하나님으로부터 애굽으로 가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며, 애굽에서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통해 확신을 얻은 야곱은 아내들과 함께 바로가 보내준 수레를 타고, 모든 가축과 재물을 이끌고 애굽으로 갔습니다(6절).
8절부터 27절까지는 애굽으로 간 야곱과 야곱의 후손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중 시므온은 가나안 여자 중 한 명을 첩으로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10절). 그래서 나중에 야곱이 죽기 전에 아들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시므온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지 못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창 49:5~7). 물론 이러한 야곱의 기도는 누이동생 다나가 세겜에게 강간을 당하였을 때 잔혹하게 복수했던 부분도 상당히 작용했겠지만, 가나안 여인을 첩으로 둔 부분도 염두에 두었을 것입니다. 야곱의 각 아들들은 여러 아들들을 두었는데, 단(Dan)만은 후심(Hushim)이라는 아들 한 명만 둔 것도 특이합니다.
이미 애굽에 가 있던 요셉도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낳아서 이들까지 포함하여 모두 70명이라고 27절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에는 며느리들의 숫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들 외에도 며느리들과 종들도 많았을 것이기에 매우 많은 사람들이 애굽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야곱)의 후손들이 애굽에서 큰 민족을 이룰 수 있도록 계획하셨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애굽의 바로와 애굽 사람들에게 차별 대우를 받으며 종처럼 살게 되었지만, 요셉이 총리였을 때 애굽으로 이주하였을 땐 총리인 요셉의 돌봄과 애굽의 바로가 전적으로 지원해주었기에 애굽에서 지내는 초창기에는 매우 풍족한 환경과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이스라엘(야곱)의 가문이 창대해질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이스라엘(야곱)의 후손들이 큰 민족으로 번성하여 가나안 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신 것입니다.
고통의 때나, 영광스럽고 평안할 때나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님께서 무엇을 통해서 어떻게 일하시고 있는지를 잘 살피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役事)를 살피고 그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온전히 순종하는 복된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