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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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투의 유래는 대체로 포르투갈의 '카르타(carta)' 에서 비롯된 것으로 포르투갈 상인들이 일본에 왔을 때 일본인들이 이들의 카르타 놀이 딱지에 착안하여 하나후다[花札]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조선 말기 또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는데, 솔·매화·벚꽃·난초·모란·국화·단풍·오동 등 1년 1~12월에 해당하는 12가지의 특징적인 그림들이 각각 4장씩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초창기때에는 종이를 몇 겹풀로 풀칠하여 만들었는데 가장자리가 쉬 헤어져서 수명이 짧았던 것을 '나이롱 화투'라고 하여 오늘날의 플라스틱으로 개량된 것이 대략 1970년 전후로 알고 있습니다.
화투를 보면 12월 비광에 우산을 쓴 사람이 나오는데 이는 894~964년에 살았던 일본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도후(小野道風)라는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오노도후는 '미치카제[道風]'라고도 하며 '후지와라 유키나리[藤原行成]', '후지와라 스케마사[藤原佐理]'와 함께 '산세키'[三跡]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산세키는 사실상 일본 최초의 서예가들로써 조다이요[上代樣]라고 불리는 서체를 완성했는데, 정부 고위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도후는 중국양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서체를 완성하여 일본 서예의 전형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존하는 작품으로는 927년 작품인 [지쇼대사시호칙서 智證大師諡號勅書]는 도쿄[東京]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928년에 쓴 시(詩) [뵤부조다이 屛風上代[는 왕실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교쿠센초 玉泉帖](왕실)·[하쿠시산타이시칸 白氏三體詩卷]이 유명합니다.
오노도후가 유명해지기 전, 그러니까 아직 도후가 글 공부로 땀을 흘리던 젊은시절의 일화가 있습니다.
한 해가 져물어 가는 12월 어느날, 아무리 노력해도 진도는 나가지 않고 실력은 늘지 않아 짜증이 생긴 오노도후는 그만 책장을 덮고 말았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이제 더 이상은 못하겠다. 집어 치워야지. 내가 글을 잘 써서 뭐하려고 이리 생고생을 하나?"
낙담을 한 오노도후는 서예를 그만 두려고 마음 먹고는 일어나서 밖으로 바람이나 쐬려고 나갔습니다.
그때가 마침 장마철이었는지라 밖에서는 궂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12월 비광에 장마철이라니 웬지 좀 어색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지요.
하지만 이것은 아열대성 기후인 일본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12월이면 눈보라가 몰아쳐야 마땅한 우리나라와는 영 다릅니다. 일본 주택가 마당에 커다란 열대수가 서 있는 모습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노도후는 비참한 심정이 되어 우산을 쓰고서 한참을 걸어가는데 빗물이 불어난 개울 속에서 문득 개구리 한 마리가 발버둥을 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개구리는 빗물 때문에 불어난 개울에서 무섭게 흐르는 흙탕물 속에 떠내려 가지 않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바둥거리고 있었습니다.
개울 옆에는 버드나무가 한 그루 늘어져 있었는데 개구리는 그 버드나무에 기어 오르려고 안간 힘을 다했지만 비에 젖은 버드나무 둥치는 미끄러워서 오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 놈이 얼마나 버티는지 지켜보자. 아마도 몇 번 바둥거리다가 힘이 빠지면 어쩔 수 없이 흙탕물 속에 쓸려 떠내려 가고 말겠지.'
오노도후는 쭈그리고 앉아서 구경을 했습니다. 개구리는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며 하염없이 헛탕질을 계속하더니 마침내는 죽을 힘을 다해 버드나무로 기어 오르고 말았습니다.
그걸 지켜 본 오노도후는 크게 깨달아지는 점이 있었습니다.
'저렇게 하찮은 미물도 살기 위하여 죽을 힘을 다해 나무에 기어 오르는데 내가 여기서 포기를 한다면 개구리만도 못하겠구나.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노도후는 그 길로 다시 서당으로 돌아가 필사적으로 서예 연습에 매달려 결국 일본 제일의 서예가가 되고 말았습니다.
비광을 자세히 살펴 보십시요. 개구리와 버드나무 그리고 우산을 쓴 오노도후가 그려져 있지 않습니까. 오노도후의 일화가 마지막 12월그림에 나오는 것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천하의 '오노도후'라 하더라도 뜻한 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포기를 생각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물며 보통 사람으로써 최선을 다 해보지도 않고서 어찌 성공의 달콤한 열매를 넘볼 수 있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을때 비록 목표를 100% 달성할 수는 없을지라도 99%, 아니 내가 노력한 만큼의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생존조건이 치열한 경쟁구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전도유망한 분야라 하더라도 경쟁대열을 피하여 독야청청하기는 어렵습니다.
100% 모두 얻을 수 없다는 이유로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단 1%의 성과도 얻을 수 없습니다. 노력하지도 않는 인생에 희망이 보일리 만무합니다. 무의미한 삶, 실패한 삶이 되고 말겠죠.
※ 패의 종류와 그 속에 담겨진 한국과 일본의 정서차이
1월 : 송학(松鶴;솔) 일본에서는 설날부터 1주일동안 조상신과 복을 맞아들이기 위하여 대문양쪽에 소나무를 꽂아두고 학(鶴)등의 경사스러운 그림의 족자를 걸어둔다는 일본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을 그린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와 학은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상징합니다.
2월 : 매조(梅鳥) 2월이 되면 동경도 오매시(靑梅市)의 매화공원을 비롯한 일본 전역의 공원에서 축제가 벌어질 만큼 매화는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꽃이며 꾀꼬리는 봄을 나타내는 시어(詩語)로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텃새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꾀꼬리는 매화가 피는 이른 봄에는 볼 수 없는 여름 철새입니다.
3월 : 벚꽃 벚꽃은 일본의 국화(國花)이며 3월의 벚꽃축제는 헤이안(平安)시대부터 출발하여 이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유명한 행사가 되었으며 광의 벚꽃 아래에 있는 것은 [만막]이라 불리는 것으로 지금도 일본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휘장이며 벚꽃 축제를 나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역사문헌에서 벚꽃을 감상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일제 식민지 시대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4월 : 흑싸리 일본의 전통시에는 계절마다 쓰이는 시어(詩語)인 계어(季語)가 있는데 흑싸리로 잘 못 알려져 있는 등나무는 초여름을 상징하는 계어(季語)이며 일본에서는 각종 행사시 가마에 장식하거나 가문의 문양으로 쓰이는 등 친숙한 식물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절개가 없는 덩굴식물이라하여 그다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달밤(하현달)의 두견새는 원조(怨鳥),귀촉도(歸蜀途), 또는 망제혼(望帝魂)이라고 하여 불길한 징조를 상징하므로 우리나라에선 민화에서도 그려지지 않는 소재입니다.
5월 : 난초(蘭草) 패에 그려진 꽃은 난초로 잘못 인식되어져 있지만 사실은 붓꽃(杜苕)으로써 보라색 꽃이피는 관상식물이며 아이리스(Iris)를 말하는데 화투에 담겨진 내용은 습지의 야쯔하시라는 다리를 걸으며 붓꽃을 감상하는 전형적인 일본의 풍취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6월 : 모란(牡丹) 모란(牡丹)은 6월의 시어(詩語)로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귀한 이미지를 가진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양꽃의 으뜸으로 장미를 가리킨다면 동양에서는 모란을 가리킬 만큼 꽃중의 왕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화에서는 신라의 선덕 여왕이 '당태종이 보낸 그림에 나비가 없음을 보고 모란에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고 말한 일화가 있어 모란에는 나비를 그리지 않는 것이 관례로 전해 내려오고 있어 모란에 대해 우리와는 다른 문화적 메시지가 부여되어 있슴을 알 수 있습니다.
7월 : 홍싸리 일본에서의 싸리는 '가을 7초'중의 선두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빗자루를 만드는 천한 수종이었으며 시조문학에서 단 한 번도 인용된 적이 없을만치 일본인만의 독특한 정서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함께 그려진 멧돼지는 7월의 사냥철을 나타내는 것인데 이 역시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문화적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8월 : 공산(空山;공산명월) 일본패에서는 '가을 7초' 중 하나인 억새풀이 가득히 그려져 있으나 우리의 것에는 생략되었습니다. 우리는 8월 15일을 추석이라 하여 조상에 대하여 감사드리는 성묘와 차례로 이어지는 최대의 명절인 것에 비해 일본에선 둥근 달을 보며 과일 같은 것을 창가에 담아두고 달에게 바치는 소박한 명절인 월견자(月見子:오츠키미)를 나타냅니다.
9월 : 국준(菊俊) 일본에는 고대 중국의 기수민속(奇數民俗)의 영향을 받아 중양절(中陽節-9월 9일)에 술에 국화꽃을 넣어 마시며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는 일본의 관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잔에 목숨 수(壽)자가 있는 것도 그런 연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홀로 늦가을 서리속에 피어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지조있는 국화가 인고(忍苦)와 사색(思索)을 의미하며 일본의 무병장수(無病長壽)와는 다른 문화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10월 : 단풍(丹楓) 10월의 단풍은 `낮에는 홍엽(紅葉), 밤에는 홍등(紅燈)` 이라고 하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때 그 색채의 변화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풍취를 상징하며 함께 그려진 사슴은 근세에 성행했던 사슴 사냥철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단풍 놀이는 우리에게도 본래 세시 풍속 중 하나였지만 풍류를 즐기면서 가을을 만끽하는 즐거운 단풍철에 하는 사냥은 우리의 정서와 전혀 맞지 않습니다.
11월 : 오동(梧桐) 11월의 오동(梧桐)과 봉황(鳳凰)은 일본왕의 도포에 쓰이는 문양으로써 왕권을 상징하며, 일본에서 오동이 12월인것은 오동을 뜻하는 [기리]라는 말이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동이란 본래 벽오동(碧梧桐)을 말하는 것이며, 오동과 봉황은 군자가 천자의 지위에 오르면 출현한다는 영물인 봉황이 벽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는다 하여 고귀하고 품위있고 빼어난것의 표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12월 : 비[雨] 광의 갓을 쓴 사람은 일본의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도후(小野道風;AD.894-966)이며 개구리가 버드나무에 오르기 위해 수없이 노력하는 것을 보고 노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오노도후의 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것이며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실렸다고 합니다.
12월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의아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본의 대부분의 지역에선 기후가 따뜻하여 겨울에 좀체로 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것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습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화투놀이의 종류에는 민화투·육백(또는 서울육백)·삼봉·나이롱뽕·고스톱·섰다·(도리)짓고땡·구삐 등이 있습니다.
민화투는 그림을 맞추어 그에 따른 점수로 우열을 가리는 놀이이며, 육백은 그림외에 독특한 점수계산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5·6·7·9월의 피를 빼고 치는 육백과 넣고 치지만 점수 계산에서는 제외하는 서율육백이 있습니다.
삼봉은 전라도에서 즐겨치는 육백과 비슷한 카드놀이인데 모든 약을 포함한 점수계산을 백 단위로 통일하여 점수계산을 쉽게하여 경기흐름이 무척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나이롱뽕은 기본적으로 5장의 패를 가지고 순서대로 새로운 패를 가져와 패들의 숫자나 모양 등을 맞추면서 독특한 규칙에 따라 순위를 정하는 놀이입니다.
1970년대부터는 고스톱이 널리 유행하게 되었는데 최대 6명까지 참가하여 기본인원 3명이 6장의 패를 뒤집어 놓고 각각 7장의 패를 가지고 순서에 따라 그림을 맞추어가는 놀이입니다.
'섯다'는 1~10월의 피를 제외한 20장의 화투패를 가지고 끗수를 통해 우열을 가리는 놀이이며, (도리)짓고땡은 섰다와 마찬가지로 20장의 화투패를 각각 5장씩 나누어 가진 후 합이 10의 배수가 되는 3장의 패를 짓고난 후 나머지 패로 섰다와 유사한 끗수에 의해 우열을 가리는 놀이입니다.
구삐는 선이 주도하는 끗수놀이로서, 일단 1장씩의 패들에 각 개인의 돈을 건 후, 다음에 더해진 1~2장의 패와 합산한 끗수로서 우열을 가리는 놀이입니다.
그밖에도 화투를 가지고 노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혼자서 하는 오락으로는 그림을 맞추거나 숫자를 맞추면서 운수·재수를 점치는 놀이가 있습니다. | |
첫댓글 그런 뜻이 있엇네요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자료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그속에 그런사연이.
저 우산을 든 아저씨가 서예가엿엇군요..그것 참...
기픈뜨시 있었군요 ㅎㅎ 감사드림니다^&^~``
어쨌든 고스톱은 재미있습니다! 덕분에..... ㅎㅎ
화투는
로 좋아 하지않지만 속뜻은 알고 갑니다 
우와, 화투에도 깊은 뜻이 숨어 있었네요
요즘 아들놈들 화투 가르치고 있는데 이것도 읽어 보라고 해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