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속의 키요시는 너무나도 어두운 세계이기 때문에 마음속이 혼란스러웠다.
삶에의 집착, 죽음에 대한 공포.
키요시는 어떤 인간도 믿지 않는 무정한 남자였기 때문에
신의 존재 등은 믿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육체배에 돌아가지 않는
돔의 한정된 세계에 놓여서,
처음으로 이것은 큰일이다.
뭔가 있는 것은 아닐까ㅡ하고,
현실의 죽음의 세계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키요시는 이렇게 어두운 세계에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만들어온 무자비한 욕망의 늪의 생활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善)한 마음이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키요시는 동굴의 돔 속에서
“신이시여, 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세요.
저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위대한 일이...”
라고 큰 소리로 신에게 기도했다.
굵은 눈물은 키요시의 얼굴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그리고 지금까지 범한 죄의 용서를 구했다.
병실의 키요시는 또 잠꼬대를 하고 있다.
그 잠꼬대도 일방통행으로 게이코나 야마구치의 말은 통하지 않는다.
무성 영화 같았다.
그러나 뭔가 기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의사가 말했다.
“생사의 경계를 헤매고 있는 때에는,
흔히 환각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생에의 집착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지 방황하고 있는 것입니다.”
라고 많은 사람들의 생과 사를 지켜본 체험을,
의사는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게이코는 너무 긴장이 계속된 탓인지
침대 곁에 있는 간병용 의자에 걸터 앉아
키요시의 상태를 염려하고 있다.
주전자에 들어있는 뜨거운 물 때문인지
뽀콩뽀콩 하고 주전자가 소리를 내고 있다.
그때마다 게이코도 야마구치도 깜짝 놀라 그 주전자에 시선을 준다.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천사의 목소리
한편 육체로부터 벗어나서 돔같은 동굴 속에서
신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기도하고 있는 키요시의 귀에,
위쪽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았느냐 키요시--,
돈으로 인간의 마음은 살 수 없는 것이다--.”
모습은 보이지 않는 아득한 천상 쪽에서,
키요시의 마음을 흔드는 천사의 목소리다.
키요시는 놀라서, 잠시 목소리의 방향을 응시했다.
“돈으로 인간의 마음은 살 수 없는 것이다.”
키요시는 마음속으로 반복해서 그 말을 생각해 봤다.
지금까지 키요시가 가지고 있었던 돈의 힘에,
나이 지긋한 연배의 사람들이라도
키요시에게 굽실굽실 고개를 숙이고 갔는데,
왜 인간의 마음은 돈으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일까.
(왜일까)
지금 천상으로부터의 목소리가
키요시의 마음속에 강한 인상을 남겨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따뜻한 기분이 되어 죽음에의 공포가 사라진 것 같다.
그것은 신의 목소리일까.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평온함이 있는 목소리.
키요시는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그 의미가 이해되지 않았다.
다시 천상 쪽으로부터.
“키요시, 너는 그 의미를 모르느냐.
언제부터 그런 바보가 되었냐.”
키요시는 무릎을 세워서 머리를 붙이고 앉아 있었으나,
정좌로 고쳐앉고 머리를 땅에 붙이고,
새까만 동굴 속에서 합장하며.
“신이시여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세요.”
라고 마음속으로 부탁했다.
그때였다.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의 수행이며 과제인 것이다--.”
키요시에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채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또 천사의 목소리.
“아직 모르겠느냐. 자신을 되돌아보면 안다.”
키요시는 정좌하고 엎드려 절하고 있는 몸을 일으켜
어두운 동굴의 뒤를 뒤돌아 보았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바보, 자신의 뒤를 되돌아봐서 알 놈이 있냐.
너같은 멍청이라서 새까만 동굴 속에 갇혀 있는 거다.
좀 더 확실히 생각해라.
네 마음속에는 아무도 들어 갈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의 왕국의 지배자는 키요시!
너 자신이다. 누구도 아니다.
너 자신이다.”
키요시는 더욱더 이해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궁리하는 것이었다.
(나같이 악랄하게 돈벌이를 사는 보람으로 해온 사람이,
이러한 어두운 동굴 속에 떨어진 것인가.
천애고독한 미타무라 키요시가 의지하는 것은
돈 이외에는 없는 것이 아닌가.
무엇을 의지하면 좋을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소년시대에 가장 의지하던 어머니와도 사별하고
아무런 재산도 없이,
게다가 혹독하게 차별받던 사회에서
무엇이 의지가 되나.
역시 돈밖에 의지할 게 없는 것은 아닌가.)
“신이시여. 그런 터무니없는 것을 말해도 소용없습니다.
살 수 없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면....”
키요시는 또 울어버렸다.
“혼자서 살아가는데 무엇을 의지하면 좋을까...”
그때였다.
“의지가 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바른 마음의 기둥이다.
마음의 기준이다.
조금만 더 괴롭혀.
언제부터 그렇게 바보가 됐느냐.
뒤를 돌아보고 잘 생각하라.”
천상으로부터의 목소리는 엄격해져 갔다.
병상의 키요시는 새근새근 무의식인 채로 자고 있다.
의사가 코에서 식도에 관을 통과시켜도 모른 채 깊이 자고 있다.
관은 영양을 위에 보내기 위한 것이다.
“게이코씨, 나는 사무소에 가 있으니까,
사장님을 부탁합니다.
교대로 간병하지 않으면 몸이 힘들어요.
오늘 밤은 제 처와 교대하세요.
처에게도 잘 부탁해뒀어요.
선생님, 일을 하다 말고 왔기 때문에 정리하러 갑니다.
잘 부탁합니다.”
그때 (의사) 선생과 간호사도 일어서며
“뭔가 용태가 이상해지면 이 부저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라고 게이코에게 간호사가 말했다.
야마구치는 회사로 돌아가고 게이코는 묵묵히 키요시를 지켰다.
게이코는 인형처럼 자신의 의지가 없는 키요시의 얼굴을 보면서,
슬퍼서 키요시의 이마에 머리를 붙이고
“신이시여, 나의 중요한 사람을 구해주세요.
어머니 아버지 나의 중요한 키요시씨입니다.
어떻게 좀 키요시씨를 구해 주세요...”
라고 물에 빠진 자는 지푸라기도 잡는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는 것이었다.
키요시의 이마가 게이코의 눈물로 흠뻑 젖었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숨결만이 키요시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뿐이었다.
게이코는
“신이시여, 나의 수명을 키요시씨에게 줄테니까,
제발 키요시씨를 구해주세요.”
라고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는 목소리와 울음 속에서
사랑하는 키요시에 대한 기도를 올렸다.
게이코도 지금까지 몇 번이고 죽으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사랑해도, 사랑해도 통하지 않았던 키요시의 마음이,
어떤 때는 밉기도 했다.
그것은 자신이 키요시의 아내인지 사무원인지
확실하지 않은 존재였고,
그런 일에 키요시는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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