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닦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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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최상의 지혜로 아비담마를 설하셨고, 또 사리뿟따 존자도 여러 제자 중 최상의 지혜로 부처님의 질문에 대답을 했습니다. 지혜의 의미와 종류는 십바라밀을 설명할 때 이미 언급했으므로537) 여기서는 지혜를 닦는 법과 지혜가 생겨나는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지혜를 닦는 방법에는 일곱 가지가 있습니다.538)
첫째, 지혜 있는 사람에게 거듭 물어야 합니다.
둘째, 자기 안과 밖의 사물들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자기 안의 사물은 머리카락이나 손발톱 등을 깨끗하게 하는 것, 자기 밖의 사물은 옷이나 거처하는 곳 등을 깨끗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깨끗한 기름으로 밝힌 빛이 더욱 밝듯이 자기의 안과 밖을 깨끗하게 해야 지혜가 생깁니다.
셋째, 다섯 가지 기능들의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신심·정진·새김·삼매·지혜라는 다섯 가지 기능 중에서 신심은 지혜와 균형을 맞추고 정진은 삼매와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신심이 지나치면 맹신으로 흐르고 지혜가 지나치면 믿을 만한 것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정진이 지나치면 들뜨게 되고 삼매가 지나치면 혼침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새김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새김이 신심과 지혜, 정진과 삼매의 균형을 맞춰 주기 때문입니다.
넷째, 지혜 없는 사람과 만나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다섯째, 지혜로운 사람과 가까이해야 합니다. 주석서539)에서는 지혜로운 사람과 지혜가 없는 사람을 최상의 지혜를 갖추었는가를 기준으로해서 나누고 있습니다. 최상의 지혜를 갖추었다는 것은 생멸에 대한 지혜를 구족한 것과 구족하지 않은 것, 무더기와 감각장소 등의 법에 대해 아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최상의 지혜뿐 아니라 보시나 계율에 대해서 아는 것도 지혜이고, 세속적인 삶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지혜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혜를 갖춘 사람과도 가까이해야 합니다.
여섯째, 심오한 지혜의 대상이 되는 법들을 숙고해야 합니다. 심오한 지혜의 대상이 되는 법들에는 무더기[蘊], 감각장소[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법들에 대해 법문을 듣고 경전을 읽고 숙고하면 지혜가 예리해집니다.
일곱째, 지혜가 향상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네 가지 모든 자세에서 오직 지혜의 향상으로만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지혜가 포함된 마음이 많이 생겨나는 원인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540)
첫째, 과거 어느 생에 보시를 하거나 계를 지키는 선업을 지으면서 ‘이 선업 공덕으로 다음 생에는 지혜가 훌륭하고 예리한 사람으로 태어나기를’이라고 서원을 세우면 그 과보로 다음 생에 지혜가 출중한 사람이 됩니다.
둘째, 색계 천신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혜가 예리하다고 합니다. 색계 천상 세계의 존재들은 물질에 대한 욕망이 없습니다. 음식을 먹지 않고 선정의 기쁨을 먹고 삽니다. 눈·귀·코·혀·몸의 형체를 갖추고 있지만 그중 코·혀·몸은 감각기관으로서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로 인해 번뇌가 생겨나지 않습니다.
셋째, 지혜가 포함된 마음이 특별히 많이 생겨나는 기간이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100살이라고 하면 40살 이전에는 감각욕망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수행할 시간이 없고, 50살 이후에는 수행하고 싶어도 힘이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40살에서 50살까지의 기간이 수행해서 지혜를 얻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지혜의 십 년’이라고 합니다.
넷째, 지혜의 십 년보다 나이가 더 어리거나 많더라도 사마타 수행이나 위빳사나 수행을 하면 그 수행의 공덕으로 번뇌가 줄어들어 지혜가 예리해집니다. 지혜가 계발되고 집중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경전을 보거나 법문을 들어도 잘 이해하게 됩니다.
다섯째, 태어날 때 세 가지 원인541)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경우입니다. ‘탐욕없음’, ‘성냄없음’, ‘어리석음없음’이라는 세 가지 원인으로 인간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지혜가 예리합니다. ‘어리석음없음’이라는 지혜의 요소를 가지지 않고 태어나는 사람은 같은 내용을 듣더라도 이해하는 것이 더딥니다.
지금 지혜의 십 년에 해당하는 사람은 ‘나는 지혜가 제일 좋은 시기를 맞았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더욱 열심히 선업을 실천하고, 특히 수행에 매진하여 세간의 이익, 출세간의 이익을 모두 성취하리라’고 숙고해야 합니다.
지혜의 십 년이 지난 사람은 ‘내가 게으르고 경각심이 부족하여 그 좋은 지혜의 십 년을 그냥 흘려보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선법을 더욱 실천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열심히 정진하리라’고 숙고해야 합니다.
아직 지혜의 십년이 되지 않은 사람은 ‘지금 비록 번뇌가 많아 수행이 잘 안되더라도 나중에 지혜의 십 년을 맞으면 달라질 것이다. 그때 수행을 잘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실천하자’라고 숙고해야 합니다. 지혜를 닦는 방법을 잘 알고 실천하면 세간의 이익과 출세간의 이익을 다 성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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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이 책의 p.98을 참조하라.
538) 《Vibhaṅga Aṭṭhakathā(분별론 주석서)》, p.276; 《Mahābuddhawin》 제1-1권, pp.bo~bi. 번역본은 《대불전경》 II, pp.384~390; 《네 가지 마음 챙기는 공부》, pp.238~243 참조. 이 일곱 가지는 택법각지를 생겨나게 하는 요소이지만 법체로 택법각지는 지혜와 동일하다.
539) 《Mahābuddhawin》 제1-1권, p.ba. 번역본은 《대불전경》 Ⅱ, p.387 참조.
540) 《아비담마 해설서》 I, pp.162~163 참조.
541) 이 책의 p.86 주 128을 참고하라.
*일창스님, 불방일, 『부처님을 만나다』, pp.31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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