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문화 고부 열전>
살림을 움켜쥔 시어머니와 용돈 타 쓰는 며느리
경상북도 상주시, 집안일은 빨리 빨리 해 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시어머니 송양희(68세) 여사가 있다. 전쟁 올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빨리 하냐며 조금 나중에 해도 되지 않겠냐는 베트남 며느리 쩐녹뚜엔(25세)은 시어머니를 이해할 수가 없다. 시어머니가 밥을 먹고 나서 바로 설거지를 하라고 말하면 며느리는 조금 이따가 하겠다며 TV를 보고, 시어머니가 빨래를 걷어 개 놓으라고 하면 지금은 더우니 나중에 하겠다는 며느리. 시어머니는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길 바라는 마음에 계속 잔소리를 하지만 며느리는 한 마디도 지지 않는다.
게다가 며느리의 통장은 물론, 아들과 시아버지까지 온 가족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시어머니. 며느리는 자신이 직장에서 벌어 온 돈을 친정에 마음껏 보내주고 보탬이 되고 싶지만, 통장을 시어머니가 가지고 있으니 쉽게 돈을 쓸 수도 없다. 자신의 통장만큼은 직접 관리하게 해 달라는 며느리의 말을 들어도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씀씀이가 헤프다며 아직은 통장을 내어 줄 수 없다고 하는데...
부부 사이에도 관여하는 시어머니는 남편은 하늘, 아내는 땅이라며 며느리에게 항상 남편을 이해해주라고 한다. 그러나 며느리는 왜 아내가 땅이고, 왜 아내가 남편을 이해해 줘야 하냐며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고집하며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부 관계는 더 멀어져 가는데...
*방송일시: 2014년 7월 3일(목) 오후 10시 45분
*프로그램 담당: 토마토 미디어 이한웅PD
▶ “나는 일할 것 놔두고 잠도 못자. 낮이고 밤이고 그래. 나와서 김이라도 구워!”
vs "시어머니가 맨날 자기 말대로 하라고 해요. 왜 빨리 해요? 전쟁 와요? “
스물 하나에 시집 와 시부모님에 시고모까지 모시고 살았던 시어머니. 한국에선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빨리 빨리 하는 것이 몸에 뱄는데, 어째 베트남에서 시집온 며느리는 다르다. 밥을 먹고 설거지는 쉬었다 하면 안 되냐고 하고, 물김치를 담가야 하는데 낮잠을 자고, 이불을 널라고 하면 어제 해서 했으니 안 해도 된단다. 사실, 고부는 1년 전 크게 다툰 적이 있다. 공장을 다니던 며느리가 아침에 늦잠자고 차려놓은 아침도 안 먹고, 집안일도 안 하려고 해서 시어머니가 크게 화를 낸 것! “이렇게 할 거면 니들끼리 나가살아라!”고 했고, 놀란 며느리는 방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 후로 며느리가 조금은 달라졌고, 잘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하지만, 며느리는 그 때 상처를 그대로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는데...
▶ “가족들 용돈 내가 다 줘. 며느리 통장도 내가 관리해. 10년은 더 갖고 있어야 돼!”
vs "내가 얼마 쓰는 지 시어머니가 통장 보고 다 아니까 친정에 돈도 마음대로 못 보내요!“
아침마다 시아버지의 기름값은 물론 아들의 담뱃값, 며느리의 용돈까지 시어머니가 직접 건네주는 뚜엔네 집. 결혼 6년차에 접어들지만 시어머니는 아들 월급통장은 물론, 며느리의 월급 통장까지 직접 관리한다. 며느리의 씀씀이가 아직은 헤퍼 보이기 때문이라며 경제권을 쥐고 며느리를 단속하려 하는데... 정작, 며느리는 전화비까지 자신의 씀씀이를 시어머니가 모두 아는 게 불편하다.게다가 형편이 어려운 친정에 용돈을 보내려면 시어머니 눈치가 보여 마음이 쓰이는데, 시어머니는 며느리도 별다른 불만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거 자신이 시집살이 할 때도 시아버지가 통장을 관리하며 용돈을 타 썼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시어머니의 생각. 오히려, 시어머니가 보기엔 마트에 갈 때마다 필요 없는 물건을 사지 말라며 며느리와 실랑이를 해도 소용없어 답답한데...
▶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떠난 고부의 베트남 여행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고부.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싶은 두 사람이 며느리의 나라 베트남으로 떠난다. 며느리의 고향은 베트남 남부 최대 도시 호찌민에서 자동차로 13시간 떨어져 있는 베트남의 최남단 까마우. 당뇨로 몸이 좋지 않은 시어머니는 반도 가지 못해서 화장실이 급해 차에서 내리고, 결국 친정집이 너무 멀리 있으니 외갓집으로 오라는 바깥사돈의 말대로 외갓집에 도착한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가지는 며느리! 화목하게 시간을 보내며 용기를 낸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이제 자신의 통장은 직접 관리하고 싶다고 통장을 넘겨 달라고 하는데... 며느리의 사정은 알게 되었지만 아직은 통장을 못 내어 주겠다는 시어머니! 비바람을 뚫고 직접 친정집을 보겠다고 나서는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게 되는 고부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