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도 안 먹었는데 소변 색깔 노랗다면? ‘이곳’에 문제 있을 수도
진한 노란색 소변을 본다면 간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소변은 단지 일상적으로 배출하는 노폐물로 생각하지만, 사실 소변은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정상적인 소변색은 연한 노란색이나 황갈색을 띤다. 하지만 소변 색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면 특정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소변 색에 따라 의심할 수 있는 질환들을 알아본다.
진한 노란색·형광색 소변
보통 비타민 음료나 영양제를 먹었을 때 색이 매우 노랗거나 형광색을 띤 소변을 보곤 한다. 이는 과도하게 흡수된 수용성 비타민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계속해서 진한 노란색 소변을 본다면 간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노란빛을 띠는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지는데, 빌리루빈이 소변을 통해 배출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황달 증세도 함께 보인다면 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요로(소변이 통과하는 장기)가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인 요로감염증에 걸렸을 때도 짙은 노란색 소변을 볼 수 있다.
갈색 소변
소변이 콜라나 흑맥주 색과 비슷한 갈색이라면 췌장암의 신호일 수 있다. 췌장에 암 덩어리가 생기면 담관을 압박하는데, 이로 인해 담즙이 정체되며 혈액 속으로 거꾸로 들어가 쌓인다. 이때 담즙 속에 함유된 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갈색 소변이 나오게 된다. 이를 ‘담즙뇨’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스페인 연구팀이 췌장암 환자 185명을 조사한 결과, 무려 59%에서 담즙뇨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갈색 소변과 함께 복통, 체중 감소, 무력증이 동반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한편, 장시간 등산이나 마라톤을 한 후에도 근육통과 함께 진한 갈색 소변을 볼 수 있다. 이는 간혹 근육세포의 파괴로 나온 미오글로빈(myoglobin)이 배설될 때 나타난다.
붉은색 소변
붉은 소변은 혈액이 섞여 나오는 혈뇨다. 혈뇨는 소변이 이동하는 통로인 요로계통에 문제가 생겼다는 증거일 수 있다. 상부 요로계인 신장·신우·요관 등에 출혈이 있으면 검붉은 색깔을, 하부 요로계인 방광·요도·전립선 등에 출혈이 있으면 붉은 색깔을 띤다. 신장암·전립선암·방광암 등의 비뇨기 관련 암이 발생했을 때도 혈뇨가 나올 수 있다. 한편, 특정 약물 복용이나 간혹 비트, 블랙베리 등 붉은 색소 음식 섭취가 붉은색 소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색의 투명한 소변
무색의 투명한 소변을 본다면 신장성요붕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신장성요붕증은 배뇨를 조절하는 항이뇨호르몬이 부족해 생기는데, 소변의 양과 빈도가 지나치게 많아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등을 일으킨다. 이땐 평소보다 수분 섭취를 줄이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보다 탁한 소변
평소보다 소변 색이 탁하고, 소변 보는 횟수와 양이 줄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면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 탈수 현상은 수분 섭취량보다 배출량이 많을 때 생긴다. 따라서 기온이 높은 날에는 물을 반드시 자주 마셔야 한다. 성인이 호흡, 땀, 소변, 대변으로 배출하는 수분량은 하루 약 2.5L이므로, 몸속 수분 항상성을 유지하려면 하루 2L는 섭취하는 게 좋다.
거품이 많은 소변
소변에 거품이 많다면 신장에 문제가 생겨 단백뇨가 나온 것일 수 있다. 단백뇨는 거품이 작고 개수가 많으며, 몇 분이 지나도 거품이 꺼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땐 사구체신염, 신장 종양, 당뇨병 등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신장은 기능이 10~20% 남을 때까지 밖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소변에서 약간 증상이 보인다. 미세단백뇨를 무시하면 나중에 신장투석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바로 검사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