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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꽃들에게 희망을-43-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하는 이유/최복현
애벌레와 나비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올챙이와 개구리 또한 서로 다릅니다. 계란과 병아리는 아주 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애벌레가 변하여 나비가 된다는 것을, 알의 흰자와 노른자가 변하여 병아리가 된다는 것을, 알에서 생겨 난 올챙이가 자라서 개구리가 된다는 것을. 변태는 참 경이롭습니다. 그것들의 현재의 모습에서는 과거의 모습을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요. 그야말로 변하고 또 변하고 백 번 변한 듯한 모습이 변태니까요.
우리는 이렇게 세상의 미물들이 아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아서 압니다. 그럼에도 우리 자신도 지금의 모습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우리의 겉모습의 변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 마음의 모습 말입니다. 우리 삶의 과정이야 말로 그 어떤 변태보다 더 다양하고 더 경이롭고 더 감동적인 변화의 과정입니다. 하지만 실제 그 변화의 과정, 그것이 나의 문제로 다가오면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완전히 다른 삶을 추구한다는 게 가능할지 부터 의문입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그 마당에 가면 생존조차 위협 받을 것 같습니다. 해서 두렵습니다.
사람이 과거의 삶과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고 어떻게 저 일이 가능할까 생각합니다. 그건 그 사람이니까 할 수 있고 나는 그렇게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날 어떻게 살아가겠지 하고 삽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일을 접어야만 할 때가 옵니다. 그때엔 원치 않는 변화를 시도해야만 합니다. 원치 않는 변신은 행복한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변화, 살아 있으나 비참한 삶의 어정쩡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껏 본 적이 없지만,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미래의 비전을 믿고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합니다. 애벌레는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필요합니다. 줄무늬애벌레는 자기 내부에 한 마리의 나비가 들어 있을 것이라는 기쁨에 취한 기분으로 다른 애벌레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전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즐겁고 영광스러운 이 새로운 사실은 받아들이기 벅찬 것이었고 정말 같지가 않았습니다.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어떡하지? 그 기둥에 바쳐 왔던 희망의 빛은 희미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고 비현실적인 것 같았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너무 먼 것같았습니다. 나비에 대한 꿈도 사라져 갔습니다. 의문이 줄무늬애벌레에게로 덮쳐 왔습니다. 그 기둥이 무섭도록 거대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무턱대고 허우적거리며 나아갔습니다.
아무리 때로 멋진 비전을 갖고 있어도 가끔 그 신념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이 많으면 나 또한 그 신념을 공고히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익숙하지 않는 그 무엇에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주변에 부정적인 사람이 많으면 내가 그렇게도 공고하게 가졌던 비전도 흔들립니다. 확신도 없어지고 자신감도 없습니다. 그 무엇을 시도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다 나은 삶을 살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려면, 그런 변신을 꿈꾸려면 주변 사람들을 잘 만나는 것도 한몫 합니다.
노랑애벌레가 변한 나비를 보고 아름다운 꿈에 부풀었던 줄무늬애벌레는 주변 애벌레들의 부정적인 시각에 그만 자신도 그 확신을 잃어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확고한 신념을 갖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상황에 따라 마음은 흔들리고, 확고할 것 같았던 목표도 상황에 따라 흔들립니다. 그만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생각이 많은 존재입니다. 단순하지 못하고 복잡한 사고의 동물, 복잡한 감정의 동물인지라 우리는 단일한 생각으로 살기 어렵습니다. 해서 상황에 따라 마음이 변하고, 날씨가 흐렸다 갰다 하는 것처럼 꿈도 흐렸다 갰다 하며 방황합니다. 그렇게 흔들리는 사람은 그저 애별레처럼 살다가 맙니다.
무언가에 목표를 두고, 그곳을 향하여 가면서 거기에 다다르면 뭔가 멋진 일이 있을 것 같으나 오르고 나면 그저 그렇다는 것을 목격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이르러 그 이상이 깨진다 해도 목표로 삼았던 것이 고결한 이상이었다면, 그 과정은 고결한 이상을 간직한 순간이었고, 아름다운 꿈이었다면 그 꿈을 향한 걸음은 이미 꿈이었으니 그 과정은 아름다운 겁니다. 매 순간 자기 삶에 고상한 가치를 부여하며 사는 사람, 그 사람은 이미 나비와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변신, 변태, 변화의 과정을 이미 살고 있는 겁니다. -최복현 amourchoi@hanmail.net-
---------------------------------- % 최복현의 그리스 신화로 세상 읽기 -현대백화점 목동점. 매주 수요일 12:30-13:: 50분이며, 7월 16일 개강합니다. 문의: 02-2653-4560입니다. -부평청천도서관은 8월 한 달 간 강의합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입니다. 미리 등록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안산 감골도서관은 7.22. 29일 두 차례 진행합니다.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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