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유다를 먼저 요셉에게 보내어 야곱과 그의 가족들이 고센(Goshen) 땅으로 갈 것이라고 전하게 하였고(46:28), 요셉이 고센으로 마중 나와 아버지 야곱과 가족들을 만나서 서로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며 회포를 풀었습니다(46:29). 야곱은 요셉이 살아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였으니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고백합니다(46:30). 그리고 요셉은 형들에게 미리 언질을 주어 바로에게 나아가면 목축하는 것을 가업(家業)처럼 이어왔기에 고센 땅에 머물게 해달라고 요청하라고 조언합니다(46:31~34).
고센 땅은 나일강 하류에 있는 곳으로 목초지가 풍부한 곳이지만, 농사를 지을 만큼 물이 풍족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애굽 사람들은 농사보다 목축을 더 천한 것으로 여겼기에 목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목축하는 자들과 거리를 두려는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애굽 사람의 특성으로 인해 고센 땅은 애굽 사람들이 거주하길 좋아하는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요셉은 바로에게 그 땅에 거주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라고 조언한 것입니다.
일단 주로 목축을 하는 야곱의 가족이 거주하기에 좋았고, 애굽 사람들과의 거리를 둘 수 있었기에 믿음과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에 좋았습니다. 그리고 매우 많이 남은 후대의 일이지만, 국경에 위치해 있어서 출애굽 하기에도 좋은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야곱의 가족을 대표하여 다섯 명의 형제들이 바로를 만나러 갔는데, 요셉이 조언한 대로 야곱의 가문은 대대로 주로 목축을 하고 있으니 고센 땅에 거주하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47:2~4). 애굽 사람이 좋아하는 지역이 아니니 바로가 선뜻 허락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바로의 가축들도 맡아 돌봐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어서 요셉은 자신의 아버지인 야곱을 바로 앞으로 인도하여 바로를 알현(謁見)하게 합니다. 바로는 야곱의 나이를 물었는데, 야곱은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47:9). 야곱의 인생이 매우 굴곡이 심했음을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야곱은 바로를 축복하고 바로 앞에서 물러납니다(47:10). 물론 바로가 매우 높은 신분이지만, 만왕의 왕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는 야곱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바로를 축복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모든 만물의 주관자이신 창조주 하나님이시기에 그 누구에게도 축복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는 야곱과 그의 가족들이 고센 땅에 거주하게 합니다(47:11). 라암셋(Rameses)은 고센 땅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요셉의 시대에는 라암셋, 즉 라암세스라고 불리지 않았는데, 모세가 창세기를 기록할 때는 그 땅을 라암세스라고 불렀기에 그렇게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야곱과 그의 가족들은 애굽의 고센 땅에 거주하기 시작하였고, 여전히 기근(飢饉)이 심했던 때였기에 요셉은 야곱과 그의 가족들에게 먹을 것을 풍부하게 주어 봉양(奉養)하였습니다(47:12).
애굽의 고센 땅에 거주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애굽 사람들과 서로 섞이지 않고 이스라엘 민족만이 그 독특한 문화와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 땅에 거주하면서도 그 믿음을 지켜나갈 수 있었고, 크게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애굽이라는 이방 땅에 머물게 되었지만, 수백 년을 거주하면서 하나님께서 선택한 백성으로 번성하게 되는 인큐베이터(Incubator)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은 역사(役事)하십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오차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하나님만을 온전히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행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오늘도 주님의 뜻에 순종하며 환경을 바라보지 않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