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봄
벼랑 끝에서 그림자 하나가 서성인다
구조대는 서둘러 신음소리만 싣고 내달린다
순간 동승하지 못한 존재가 길을 잃는다
눈 좀 떠 봐, 그리고 무슨 말이든 좀 해봐
초점을 잃은 흐릿한 눈동자가 천장에 박힌다
한두 마디 외계어는 누구와의 대화일가
넋이 나갔어도 차분한 들숨과 날숨
그러나 침대의 배려로 장작이 되어버린 팔다리
푸석거리는 피부와 속살은 과연 재생될 것인가
기능을 잃은, 있으나 하나 한 신음의 조각들
반듯하게 고정된 자세는 뒹굼조차 불허하는데
어서 일어나라는 바람은 과욕인가
동승하지 못햇던 존재는 왜 여태 행방불명인가
사방을 뒤졌지만 어딜 가나 고개만 갸우뚱거리고
탁상 위에는 갸우뚱한 처방전만 즐비하다
넋이든 신체든 하나라도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다만 이 기도가 덧없는 희망고문일 뿐이라는 예감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늦봄인데도 수리산 아래 도사린 한파는 떠날 기미가 없네.
*오늘은 집사람 2주기네요.
일종의 간병일지로 정확한 기억은 아닌데 3년 전쯤 쓴 것 같아요.
봉안당은 지난 30일 다녀 왔고 아들과 예비 며느리도 며칠 전 다녀와서 함백산 행은 생략하고
저녁에 영정사진 꺼내놓고 추억이나 더듬으려고요.
첫댓글 먹먹합니다. 떠나신분은 선생님 가슴에 영원히 살아 계시는군요.
잘 추스르시길 빕니다.
보내고 나니 후회가 막심합니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봄을 애타게 기다린 시로 느껴집니다
발행인 님 힘 내세요
보내고 나니 소중했던 것을 느낍니다.
천국에서 봄을 두레박에 한가득 담아 내려보내 줄 겁니다.
마음 속에 따스한 봄이 깃들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이 기일인데 아들 녀석이 예비 며느리 예약 손님이 밀렸다고 며칠 뒤에 만나자네.
어차피 상 차릴 일도 없고 며칠 전 봉안당에 다녀왔으니 꼭 오늘일 필요야 없겠지.
저의 앞날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아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긴 하죠.
나는 생전에 너무 못해 준 것이 두고 두고 마음에 남네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시린 사연을 담으셨습니다.
문학은 외롭고, 아플 때 진정 가치가 있어 보이는 것은 저만 그런가요.
시는 소재와 상관없이 진정성이죠.
사람은 외롭고 아플 때 가장 정직한 말을 합니다.
가슴 아픈 사연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