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스왕자 면허 따던날
예나 지금이나 난 기계치다.
내가 처음 면허시험을 본 게 1992년초 이었을게다.
필기시험을 1문제 틀리고 멋지게 합격했다.
바로 1종면허 코스 실기시험 원서를 냈다.
1달 반쯤 지나서 코스시험 보는 날 갈까말까 망설인다.
연습을 했어야지...... 차에나 올라보라는 직원들의 성화에
면허시험장으로(그래 어쨌는 다시 원서는 내야되니까)갔다.
그런데 시동을 걸 줄을 알아야지. 타이탄 트럭을 처음 타봤으니......
뒤에 있는 사람이 2단으로 출발하라고 코치를 해줬는데
어떻게 2단을 넣는지 알아야지. 시동을 걸었는데 그냥 꺼지데......
시험관이 그냥 내려오래...... 그래서 1차 낙방.
2달 후 이번엔 직원들이 근처 학교에서 줄을 그어놓고 연습을 시킨다.
운전의 원리를 성냥갑을 가지고 설명한다. 모두 극성을 부렸다.
외출사유는 운전면허 시험이라고 자랑스럽게 적었다.
자신있게 올랐는데 시험관이 또 내려오란다.
이해가 안가 시험관을 바라보니 바퀴를 가리킨다.
언제 바퀴가 선 위로 올라갔대. 타보지도 못하고 2차 낙방.
2달 후 이번엔 T자에서 시간초과로 낙방.
이 때부터 아내의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
사실 몇 달 전 처제네가 미국으로 교환교수로 가면서
타던 차를 주어서 집에 세워놓은 상태에서
면허시험을 신청한 거였으니......
아내가 걱정이 되는지 자기도 면허시험원서를 내더니
운전학원에 등록하데. 당신도 해봐라 그게 그리 쉬운가
하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있었는데 뭐야~ 1차에 다 합격하는 거 있지.
으이그~ 창피혀.
4차는 S자에서 빽으로 나오다 선을 밟아서 낙방.
5차는 S자에서 시간초과로 낙방.
6차 시험을 보러 가서보니 시험용 트럭이 새것으로 바뀐거야.
언제 바뀌었대. 허허 덕분에 코스 합격.
얼른 주행시험을 신청했지. 그러나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낙방.
이제 앞면에는 수입인지를 붙일 데가 없어 뒤로 넘어갔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1년이 다 돼 가는지라
이번에 떨어지면 필기부터 다시 봐야 한단다.
그동안 3번은 외출할 때 당당히 면허시험 보러간다고 썼지만
4차부터는 차마 그럴 수 없어 가정사정이라고 썼다.
결국 7차만에 겨우 합격했다.
면허증 받던 날 너무 감격하여
늘 모셔두기만 하던 차를 몰고 서울(방학동)에서 소요산까지 갔다.
그런데 의정부를 지나는데 트럭이 자꾸 나를 밀어 붙이는거야.
그렇게 오른쪽으로 밀리다 길에 세워둔 트럭 모서리에
차 우측 옆구리를 부욱 그어버렸지 뭐야.
내려 가보니 회칼로 생선 옆구리를 그어놓은 것처럼 긁혀있대.
에이~ 이게 뭐야!
오후에는 회사가는 길을 익히기로 마음먹고 남대문을 향해 출발.
그런데 좌회전을 해야되는데 끼어들 수가 있어야지.
그냥 앞으로 줄줄 나갔지. 종로 서대문을 지나 여의도 방향으로
간다고 가다보니 지금은 상암 경기장이 된 난지도가 나오데.
그 위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 올라가 보니 뭐 이래~
차들이 빵빵거리며 세게 달리는 거야.
허허 거기가 일산가는 자유로였어.
가다가다 도착한데가 자유의 집.
집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깜짝 놀란다.
돌아오는 길. 물어물어 통일로로 나오는데
날은 어두워졌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길은 미끄럽지.
뒤에서 켠 헤드라이트가 백미러에 반사되어 눈은 못 뜨겠지.
앞 차와의 거리는 충분히 띄었는데 뒷 차들이 바짝 따라붙어 빵빵댄다.
그런데 비켜줄 줄을 알아야지.
그래서 창문을 열고 손짖으로 먼저가~ 먼저가~ 하고 신호를 보냈지.
아마 그 사람들 나를 많이 욕했을거야. 그런데 나도 힘들었다구.
중앙선도 잘 안보이는데 반대쪽에서 오는 차들은 상향등으로 그냥 달리지.
차를 버리고 그냥 오고 싶대.
어찌어찌하여 불광동쯤오니 교통체증으로 길이 막혀 차들이 서있는거야.
그제야 살 것 같대. 그래서 그뒤부터 나 길막혀도 짜증안내거든.
대학로 도봉로를 거쳐 집에오니 밤 10시.
아침 10시쯤 나가서 밤 10시에 들어왔으니 집에서는 야단이었지
더구나 그 땐 핸드폰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중간에 내려 공중전화를 걸만큼 여유도 없었으니.
자유의집에서 전화한게 고작이었어.
그 후에도 차에 관한 에피소드가 참 많다.
그런데 왜 신호등은 내 앞에서 꼭 바뀌는거야.
그래서 신호등에 걸려 서 있을 때는 항상 내가 맨 앞인거 있지.
나 맨 앞에 서는 거 참 싫은데.
조금 늦게 가면 뒤에서 빵빵대지 옆에서는 끼어들지
너무 어지러워서 운전하기 힘들어......
그래서 나 요즘은 아예 1시간 반을 걸어서 출근한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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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거 보고 놀리지 않기~ 나 운전면허때문에 회사에서 집에서 친구들에게 많이 놀림당했는데 또 그러면 창피하잖여~
허허허, 쪼깨 심허시네요. 허기사 그 전에는 두꺼비집(옛날에는 이렇게 불렀음)에 휴즈 나가면 못갈아 끼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 였었는데, 거기다 대면 운전은 엄청 어렵지요~오. 좋은 저녁되세요~ ^^*
ㅎㅎㅎ 운전 매너는 아마 울 신랑 따라 갈사람 없을거야요. 오죽하면 외국에서 온지 안다니께..ㅎㅎㅎ...걸어다니시면 건강은 아주 좋으시겠어요/.^^*
초보들의 경험담은 책으로 엮어도 재밌을거예요. 면허따기전엔 운전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ㅎㅎㅎ 저는 장농면허가될려고하네요...출근길에 몇번해봤는데 넘무서워서...맨날 초보딱지 부치고 헤메는 사람보면 마누라려니 생각하고 울남편한테봐주라그러거던요...그래도 저는 한번에 합격은 했어요..
님의 글을 보니 제가 면허증 딸때의 아픈기억이 생각 나네염~브레이크 밟는다는게 가속페달을 밟는 바람에...1단을 넣고 했으니 천만다행이었지요.시험은 쉽게 합격했는데 아무래도 지도 장농 면허가 될듯....ㅎㅎ
시간이 얼마가 걸렷든~~포기하지 않고 드뎌 이루어낸~~왕자님에 노력~~높이 사고 싶어요 글구~~ㅊㅋㅊㅋ해요~면허따신거....조심해서 무사고 운전 하세요 ^^
처음 면허 따고 시내 나갔다가 혼나고 돌아 온 생각이... 그런데 자주 안하다 보니 아직도 초보순준입니다....글이 굉장히 재밌네요...
지도 올해가기전에 면어따서 신분증 대신 지갑에 넣어 다니고 십픈데.....
저두 울신랑이 하두 떨어지길래 얼마나 어려운가 내가 시험볼기라고 해서 면허 땄지요!.......물론 울신랑이 한달 먼저 땄지만........뭐........배운다는거 디게 재미있더라구요...ㅠㅠㅠ
님은 한번만 더 참았으면 책에도 나오는 칠전팔기 되는건데 아휴 한껏발차이이네요 의지의 한국인입니다 존경합니다 ㅎ ㅎ ㅎ ㅎ ㅎ 재미있었구요 좋은날 되세요
ㅋㅋㅋ. 잼있네요. 하지만 지두 2번째에 합격했는뎅. 운전 면허 따고 시내나가서 혼줄난 기억이 새롭네요. 너무 늦어서 길은 모르고 깜깜해서 게시판은 안보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따로 없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