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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두레문학」 원문보기 글쓴이: 두레문학
격월간『시를사랑하는사람들』☞두레문학 탐방 ☞청탁작품 추천
격월간『시를사랑하는사람들』☞ 문학회 탐방 코너에
시와비평(두레)문학회 소개 및 작품 수록 청탁을 받았습니다
두레문학 홍보와 위상을 고려하여 추천작품으로 수록하고자 합니다
추천수 : 1인 1편=>10명
추천인 : 두레문학
수록건 : 원고료도 분담금도 없음
양식 : 작품+[사진+프로필]07두레문학 사용.
마감 : 9월 말
좋은 작품 많이 창작하시고
많은 접속 바랍니다
2007.09.12.
혜관 이상태 올림
보낸이 시사사 (poemlovers@hanmail.net)07-09-13 13:52
받는이 |
<emunhak@daum.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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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날짜 |
2007년 9월 13일 목요일, 오후 13시 52분 04초 +0900 | ||
제목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
이상태 선생님께
안녕하십니까.
우리 시단의 중추 멤버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시 전문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시(문학) 창작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동아리(동인)를 탐방하여 소개해드리고 지역 시인들의 시 발표 지면도 드리려 합니다. 2007년 11-12월호(통권 31호)에 들어 갈 자료와 시를 원고 마감일 전까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료를 보내주시면 편집위원의 심사를 거쳐 게재됨으로 다음 호로 넘어 갈 수 있음을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 취지 : 시창작 동아리 소개와 지역 시인 조명
• 내용 ․ History-시창작 동아리(동인)소개와 회원명단(주소. 전화번호. e-메일)
․ Photo-창작수업 사진 및 문학기행 단체사진, 동인지 표지 사진 첨부
․ Poetry-회원 6인~7인의 창작시
• 자격 : 30명 이상의 회원으로 3년 이상 활발한 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동 아리로 발간 문집이나 활동사진, 회원정보 등 자료제출이 가능한 동아리
• 자료 제출일: 2007년 10월 13일 (활동사진 자료와 회원명단 제출)
• 원고 마감일: 2007년 10월 13일 (회원의 시와 동아리 소개 산문 제출)
2007년 9월 13일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 오세영 이승훈 유안진 이수익 이근배 노향림 조정권 이지엽
허만하 강희근 강인한 이기철 나태주 송수권 허형만 원구식 (무순)
편집위원 : 김유중 박주택 박찬일 안도현 양애경 김선태 고재종 이재복
정일근 정한용 최영철 김완하 강성철 김경수 위승희 정겸 (무순)
[추천 목록]
[시사사-두레문학회 탐방]
『두레문학』탐방
박동덕
이민화
이용일
『두레문학』탐방
『두레문학』은 각종 백일장 장원 수상자들이 두레를 형성하여 문학 활동을 해왔으며 정기 모임을 통하여 주제발표를 하고 창작작품에 대한 합평을 하며 회원끼리 문학작품 퇴고 도움말을 주고받으며 활동해 왔다.
이후 전국 규모로 문학회를 운영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반 시민과 문학작가들이 누구나 손쉽게 접속할 수 있게 하고, 특정 직능단체의 문학회라고 접속마저 꺼리는 시민과 일반 작가에게 고급 문학 향유하게 하고 교원단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전국단위의 문학회로 거듭나기 위하여 『시와비평문학회』로 개명한 공인단체의 종합문예지이다.
웹사이트 운영을 통하여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는 문학사랑을 실현하기 위하여 동백문화재단과 시와비평사의 협의를 거쳐서
그리고 홈페이지 운영은 일반 독자의 접근이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문학카페가 필요하여 다음 포탈사이트에서 http://cafe.daum.net/emunhak『두레문학』을 2002년도부터 개설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대중문학 중흥을 위하여 누구나 손쉽게 좋은 문학 사랑을 향유할 수 있도록 계간 문예지 웹사이트를 하이퍼링크 시켜서 활발하게 운영해 오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진흥기금 수혜사업으로 해마다 『전국충의백일장』을 개최하며 『시화전』도 병행한다.
최초로 충의사에서 백일장을 시행하고 제향일에 맞추어 교육감이 직접 장원상 시상을 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빠짐없이 백일장을 시행하여 이제 굳건한 자리와 명성으로 대중에게 일반화되었다.
예술한마당 행사와 병행하여 울산대공원에서 시행한 백일장에서 『두레시화전』을 함께 개최하여 백일장 참석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격상된 문학작품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으며 고품격의 문화 향유와 정서 순화에 기여해 오고 있다.
2007 충의백일장은 7월 15일(일) 울산 대공원에서 열렸다. 초등, 중학, 고등, 대학일반 등 네 부문으로 나누어 치른 이 행사는 울산 시민을 비롯한 인근 시도에서의 활발한 참여가 있었다. 특히 초등부와 고등부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문학 인구의 저변 확대와 청소년의 사고력 향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 받았다.
전국충의백일장 행사에서 <여행을 나서며>라는 글을 써서 대학 일반부 장원을 차지한
해마다 2회 백일장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5월에는 사이버백일장을 함께 개최하고 있는데 전국의 초 중 고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위한 문화행사로 발돋움 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충의백일장 행사가 갖는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여 보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창작의 동기를 불어넣어 주자는데 그 취지가 있다.
또한 두레문학회에서는 창작활동이 활발하고 작품성이 훌륭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두레문학상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두레문학상은 한국문학 진흥과 발전에 기여하고 역량 있는 작가를 선정하여 보다 큰 문학사랑을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문학회의 목적 달성과 회원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기 위하여 제정하였다.
수상자 자격은 두레문학, 문집, 대내외 발표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문항별(3-2-1-0)로 합산점이 많은 문학 활동 5년 이상 작가 중에서 ① 문학관련 대내외상 수상 수. ② 출판&시판된 개인 창작문집의 수. ③ 출판&시판된 동인 창작문집 종류 수. ④ 대외 문단활동 및 작품발표 횟수. ⑤ 대내외 문단 임원활동 및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많은 회원을 준거로 선정한다.
2007년도 두레문학상에는
두레문학회는 창작의욕을 바탕으로 문학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회원 상호간의 격려와 비평을 중심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와 비평]과 [합평] 메뉴를 개설하여 회원끼리 작품의 퇴고 도움말을 자유롭게 주고 받으며 많은 회원들이 문학창작과 퇴고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중에게 다가가는 문학사랑을 실현하기 위하여 『문학교과연구회』와 함께 창작교실을 통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문예대학』의 수강은 ① 회원끼리 퇴고 도움말&답글로 장학차원에서 함께 창작&퇴고 연구한다. ② 수강료, 경비 등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③ 임의로 옮겨 퇴고 도움말 하거나 사사 방법으로 개별 수강을 받을 수 있다. ④ 퇴고 도움말을 받고 토론하며 퇴고과정을 올리지 않거나 무단 삭제하는 회원은 자격을 제한한다. ⑤ 수강 기한은 등단 1년까지를 원칙으로 한다.
등단은 ① 문단이 공인하는 전국규모의 일간지 또는 지령 30년 이상된 일간지 신춘문예 또는 상금과 상품 등 권위 있는 문학상 공모에 응모를 권장한다. ② 3년 이상 결호 없이 발간된 문학월간지. 또는 5년 이상 결호 없이 발간된 격월간, 계간, 반년간 종합문예지 또는 장르별 문예지(전국총판의 경우)에서 신인상에 당선했거나 추천 완료된 자를 등단으로 공인한다. 많은 문인들이 문학작품 창작과 퇴고에 전념하여 인품과 작품 우수작가는 등단&추천으로 한국문단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백일장 수상작품과 등단작품을 특집으로 다루는 종합문예지『두레문학』을 반년간으로 발간하며 출판기념회에는 『작품 낭송』과 『문학 세미나』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문학 세미나에서는 ‘현대시의 표현과 전개’ 및 ‘물의 정서와 바람의 철학’이라는 주제로
한국문단에 동행할 도반으로서 인격을 존중하고 순수문학 정신의 계승 발전을 위한 성원을 기대하며 문학 사랑의 길에 함께 하시기 바라며 시 한 편으로 마무리를 대신한다.
태화강 둔치에서
혜관(慧觀)이상태
신문지 펼쳐 들고 태화강이 야근했다
크레인 젖은 팔에 눅눅한 시(詩) 널어두고
물결은
현도를 그려
용접하는 깃발이다
낮달이 뱃고동 어귀에 현수막 내걸었다
생수 마신 목청으로 그물막 펼쳐놓고
뱃길은
팔 걷어붙인
옷가지를 건넨다
*현도 : 철판 재단을 위한 밑그림
시와비평문학회 혜관 이상태
도서관 2
햇살이 허벅지 드러내고 아지랑이와 논다는 풍문이 돌면 눈먼 개구리들이 달려와 울음을 푼다 그 소리에 귀가 트인 나무도 덩달아 몸을 푼다 파란 양수가 터지고 새파란 아우성에 놀라 알에서 깨어난 울음들, 미처 꼬리가 마르기도 전에 제 울음에 맞는 연못을 찾아 나선다 잎에는 연못이 하나씩 들어 있다 연못을 제대로 찾아가기 위해 청개구리는 비가 올 것 같으면 미리 울음을 던진다 그 울음에 반응하는 조그만 몸 같은 연못에 이르면 그늘을 접지르며 순식간에 울음 속으로 뛰어든다 온몸을 던진 개구리만이 얻는 득음으로 파랗게 출렁이는 것을 여름은 지겹도록 듣는다 잎 속에 연못이 사는 것은 햇살에 속아 살며시 가랑이를 벌렸기 때문이다 청개구리는 반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연못으로 간다 언어의 행간에도 연못이 있고 개구리가 산다 경칩이 오면 행간에서 와글와글 깨어나 울음을 터트리는 개구리들로 도서관은 커다란 연못으로 변한다 애초에 개구리와 한 종족이었음을 그제야 알아보는 것이다 행간에서 꼬물거리는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는 그때를 놓칠세라 카랑카랑 글 읽다 캭!캭! 목이 터져 딱 한 번 연못이 되는 때를 기다려 시도 때도 없이 꼬물딱 밤을 샌다
Super Natural *
사막은 외부와 내통하기 좋은 장소다
능선마다 어둠을 기다리며
무리들이 한 곳을 바라본다
등허리 꼭꼭 기름을 채운 단봉낙타에서
한 여자가 내린다
여자는 머리에 긴 나뭇가지를 꽂고 있다
가까이 보니 뿔처럼 자라나고 있다
하체는 여러 개의 다리가 갈래갈래 뿌리를 대신하고 있다
밤하늘은 죽은 자들과의 접신을 원하는
붉고 푸른빛의 모래입자들이
수신채널을 바꿔가며 격렬한 춤을 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사막은 일어섰다 내려앉는다
교신은 지루하지도, 짧지도 않다
사막의 달이 건조하게 떠오르면 의식은 무르익어
여자의 몸은 춤을 타고 둥둥 떠오른다
낙타도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흥분한다
여자가 매일 밤 무엇을 보고 오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동굴 같은 그녀의 방 한구석에
암호처럼 그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몇 천 년의 시간이 흘렀다
멀리 환각을 꿰뚫고 지나가는 자동차
혹은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발광체들이
숱한 암호로 고속도로를 성문화하고
해독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바람과
구석기시대 바람의 충돌로
사막은 한 차례 회오리 바람언덕이
생겼다 사라졌다
여자가 낙타를 타고 서둘러 떠난다.
*Super Natural: 초자연적인 현상
서술어의 변
가끔은 주어의 농간에 이끌려 다니다
무고하게 당신의 오해를 사기도 하지요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
사실 막판 뒤집기는 예정된 음모였답니다
어쩐지 맘 놓고 날뛰는 언어들의 기세가 유별나지 않던가요?
그들이 남발하는 관용과 미소에 속아
당신이 속옷까지 훌훌 벗어 제끼는 걸 봤어요
반짝반짝 부사어의 요염한 입술에 가려
잠시 앞이 뵈지 않았다구요?
그러니 끝까지 긴장을 풀지 말았어야지요
오늘 잠을 엄청 잤습니다
잤다는 말은 지금은 깨어 있다는 말
그래서 당신이 그립다는 뜻입니다
보세요 내가 갖고 있는 보조어간 하나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는지를
잘겁니다로 바꿔 볼까요?
불면이 똬리를 틀고 혀 날름거리는 밤,
이젠 당신을 잊겠다는 말이 돼 버리지요?
마무리 공정을 맡아야 한다는 부담은
캄캄하고 무거운 형벌입니다
끝내 불합격 판정을 받기라도 하는 날이면
내 여린 속살까지 다 풀어헤쳐야 하고
영영 미완으로 끝나는 절름발이 문장이 되고 마니까요
그리고 음모 속으로 발 헛디딘 당신의 슬픈 하중도
장막 뒤에서 숨가쁘게 품어야 하니까요
사마귀, 고대로부터
김현태
고대,
사막 지나
우림을 지나
진화의 뚜껑 열자
불시착한 곳, 시선과 시선사이 불길이 솟는다
순간 눈꺼풀이 번쩍 열렸다 닫히고
하늘이 사라졌다
언젠가 만날 수 있는 저
극과 극 사이
저승으로 반쯤 걸려있는 무지개
무지개는 무지개대로 비밀스런 통로가
따로 숨겨져 있지
세상은 살얼음으로 되어 있어
비정한 사냥술로
대낮보다 더 밝은 세상에서
포식자의 이름 석 자는
무력으로 적의 저 짧은 운명을 규정하며
동성동본도 씹으며 가는 길
순간이 세상을 낳고 그 세상도
순간으로 돌아가는 길
몬도 소재의 고탄력 트랙 위
0.01초에 운명이 가려지는 세상은
교미 끝난 암사마귀처럼
날렵만이 세상을 이어가는가보다
아라비아 왕자를 꿈꾸는가
박동덕
햇빛이 뿌리는 저것은 금화다
허우적거리는 불황의 늪에 번쩍번쩍 쌓이는 것은
금궤가 확실하다
왕관을 눌러쓰고 길게 파고드는 햇살에 언뜻 비쳤다가
평복으로 갈아입고 이내 사라져 버린 얼굴
누가 볼세라
창문을 꼭 닫고 현관 열쇠를 잠그고
발소리 멀어진다 *사지포 앞 들판,
비닐하우스의 작물들은 밤마다 마셔야 할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사막에 뿌리를 박고
꽃을 피울 수 있을지 협상 테이블에 귀를 곤두세운다
땅속 낡은 송유관으로 기름을 흘려 보내는 늪에는
**흰 터번을 두른 왜가리가 試錐시추에 열중이다
흔들리는 왕버들 아래 일렁이는 초조한 그림자 견딜 수 없이 애가 타는 것은 작물뿐이 아니다
협상장의 관리도 꽃잎으로 수를 놓으며 양탄자를 짜는 풀들도 끝내 양보할 수 없는 먹거리 앞에
쓰러지지 않으려고 야윈 다리에 꼿꼿이 힘을 준다
둔치에 서 있던 나무 한 그루
푸른 망토를 걸치고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우포에 따른 늪으로 모래가 많이 떠내려 온다고 이름 붙여짐
**인도인이나 이슬람교도의 남자가 머리에 감는 천
적막강산 (寂寞江山)
어머니 돌아가시자 괘종시계가 멈췄다
긴 긴 하루해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무료한 탓이었을까
어머니는 꼭, 괘종시계만을 고집하셨다
삼십 년 넘도록 벽에 기대 함께 살아온
세이코 시계는 목소리도 거칠어지고
밥 한술 뜨고 나서야 터벅터벅 길을 나섰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어머니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만만한 아범을 불러서 수시로 밥을 주자니
아들의 불만도 서서히 원을 따라 돌았다
건전지를 한 번만 넣어도
오랫동안 제 본분을 다하는 디지털시계
뻐꾸기 소리 정겨운 그런 시계도 지천인데
하필 제 구실 성치 않은 불알시계
툭하면 허기져 늘어지는
늙은 시계의 심줄을 조이라 하셨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그 쉰 소리 들리지 않아
까마득히 잊고 있었지
아들 딸 서울 가고 아내 없어 혼자 사는 날
방 한구석에서 아직도 벽을 기대있는
그 늙은 괘종시계 물끄러미 바라보니
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 어머니 마음
죽어서 살아야 할 그 길고 긴 적막강산을
비상(飛翔)
자동차 위로
추락한 꽃받침
생애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놓아버린 기억, 꽃술이 촉수가 되어 말을 걸어온다 꽃술 끝에 매달린 화분(花粉)이 미처 말하지 못한 단어가 되어 흔들린다 그녀에게 건넨 모든 말도 꽃받침만 남아 눈물샘 같이 말라가지는 않았을까?
바람이
일자 날아오르는
무수한 수식어와
생각들
그녀에게 건넨 말이
비상(飛翔)을 꿈꾼다
정물(靜物)의 몸을 버리고 점점이 나비가 되고 구름이 되고, 혹 새가 되어 선회하듯 맴돌다 사라진다 떨어져 나간 대화는 쌓여 있기를 거부한다 그녀와 나눈 모든 언어가 머릿속만 헝클어 놓고, 돌아와 몸뚱이에 박혀버리진 않았을까?
일제히
날아오르며
꽃받침이
건넨 안녕
발광(發光)
엄 태 우
발광을 한다
그 쪽으로 하루살이들이 몰려든다
많이 본 풍경
신문 첫 면에 자주 등장하는
어디 하잘 것 없는 너희를 위해서
발광을 하는 줄 아는가 하지만
언제든 그들은 떠날 수 있고
더 크게 발광하는 쪽으로
벌레들은 모여든다
그리하여 발광하는 것들은 더 발광을 하고
신문지를 둘둘 말아 불을 붙였다
발 앞이 환하다
몇 걸음 못 가서 다 타버렸다
이 정도를 위해 발광을 하는가
작은 별빛 하나가 오늘 밤 더 환하다
아무도 불러 모으지 않고
어느 길 잃은 산짐승의 집 앞에서
홀로 반짝이는 저 발광(發光)
운문사
이민화
청청한 소나무숲길이 수려한 곳
알몸의 소리들이 짙푸른 잎을 뒤집어쓰고
뭉실뭉실 구름을 피워낸다
낮에는 그저 이승의 길을 짚어주는
커다란 지팡이가 되었다가
어둠이 드러눕는 밤이 되면 자연스레
몽리의 이불이 되어주는 구름,
비구니가 덥고 자는 꽃무늬 이불에는
할머니가 손수 키운 새끼 토끼 몇 마리와
갓 태어난 염소들이 떼 지어
구름을 겹겹 입고 술래놀이를 한다
가만가만 뛰는 발자국에 귀 대고
구름의 속살을 살짝 들여다보면
뒷산에 약초를 캐러 갔다가
복사뼈를 심하게 다쳤던 아버지가
숨 가쁘게 토끼를 부르는 술래,
달이 새록새록 잠들어갈 즈음엔
가족 위해 탑돌이 하던 어머니가
염소의 마음을 되찾는 술래,
운문사는 날마다
눈 맑고 귀 트인 것들과
술래놀이에 빈틈이 없다
군불
이용일
살 오른 반달이 고개 넘어 이고 온 나뭇짐엔
갈퀴자국 선명한 노란 솔잎
가지런히 묶여 있었다
늦은 저녁밥 재촉하는 아이 눈물
아궁이 속 솔가지 끝에서 마르고 나면
부엌 가득 누룽지 긁는 소리
헛배 부른 밥상
그나마 모자라게 차려지고 있었다
마루 건너 사랑채 거친 가마솥엔
생 솔가지 타는 매콤한 눈물
이슥토록 펄펄 끓고 있었다
수건 두른 할머니 머리 위로
쇠여물 구수한 냄새 백발처럼 내리면
큰 눈망울 껌벅이는 누렁 소 울음 소리
긴 달빛 타고 논두렁 넘고 있었다
까맣게 그을린 장판 아랫목 이불 속엔
아버지의 늦은 귀가 기다리는 밥공기
언 발끝에서 부대끼고
윗목 질화로 안 뚝배기 된장국은
인두질에 지친 엄니 기다림 만큼 졸고 있었다.
참샘골 낡은 기와집 굴뚝 끝에는
오늘도 달빛 타는 냄새 맥놀이로 잠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