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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과 청와대
인터넷에 “요즘 중학교 국어 교과서 미쳤나봐!” 라면서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를 소개한 글이 있습니다.
시 제목은 <우포늪>이고 시를 쓴 시인은 <김바다> 라는 분이신 것 같습니다.
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우포늪>
안개에 덮인
우포늪은
새들의 세상이다.
우웩웩웩 우웩웩웩
퀘퀘퀘퀘 퀘퀘퀘퀘
깨깩깨깩 깨깩깨깩
프드덕 푸드럭 푸드덕
애액 애액 애액 애액 애액 애액
에엑우웩에엑우웩에엑
액액액액액액액액액액
까악악악깍깍악악악깍
뚜두뚜두뚜두뚜두
삐약삐약삐약삐약
까르까르까르까르
우드우드우드우드
꿔어익꿔어익꿔어익
저는 위 시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세종대왕의 신의 경지를 넘나드는 지혜와 혜안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 어느 문자로 우포늪에서 들리는 저 소리를 다 담아낼 수가 있겠습니까?
한자(漢字)는 처음부터 손사래를 치고 도망을 갈 것입니다.
생기다 만 글자인 왜 글자로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귓구멍만 쑤시다 두 손 흔들고 달아났을 것입니다.
그나마 한글과 엇비슷한 로마자를 가지고 저 소리를 담아낸답시고 괴발개발 끼적여 놓은 것은 이게 우주인의 소리를 받아 써 놓은 것인지?, 아니면 원시인이 로마자 최초 원형을 만들어내느라고 연습을 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물젖은 진흙땅을 병아리 떼가 밟고 지나간 자국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 우주 삼라만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소리, 동식물의 소리, 자연의 소리, 신의 소리까지도 그 음 값에 가장 가깝게 담아낼 수 있는 글자는 오직 한글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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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저 <김바다>라는 시인이 청와대엘 가봤다면 어떻게 시를 썼겠습니까?
지금 청와대에는 지하에 미로와 같이 파 놓은 쥐구멍과, 전국에 풀어놓은 사냥개가 사찰을 하여 물고 온 첩보를 쥐에게 보고하는 소리와, 그 사찰첩보를 보고 받은 쥐가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전국을 쏴 돌아다니고 있는 늙은 암탉에게 그 첩보내용을 알려주면서 작전을 협의하는 소리로 넘쳐납니다.
김바다 시인 대신 부족하지만 제가 그 시를 한 번 써보겠습니다.
<청와대>
요사스런 먹구름 뒤덮인
청와대는
쥐와 사냥개와 암탉의 세상이구나!
찍찍찍찍찍찍찍찍찍찍
짹짹짹짹짹짹짹짹짹짹
찌직찍 찌직찍 찌직찍
쥐죽는다, 쥐살려! 쥐죽는다, 쥐살려!
멍멍멍멍멍멍멍멍멍멍
컹컹컹컹컹컹컹컹컹컹
깨갱깽 깨갱깽 깨갱깽
개 뭣(?) 빠진다, 개 살려!, 개 뭣(?) 빠진다, 개 살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삐약삐약삐약삐약삐약
꼬꼬댁꼭꼭 꼬꼬댁꼭꼭
늙은 암탉 좀 살려줘요! 늙은 암탉 좀 살려줘요!
에라!
시 쓰는 것은 시인한테 맡겨놓고 나는 가마솥에 장작 디밀어 넣고 활활 타게 불을 붙여 물이나 둬 동이 설설 끓여 놔야 되겠다.
4월 11일 날 낯에 쥐를 때려잡고, 저녁에 사냥개 털 끄슬려 배따지 갈라 보신탕 끓이고, 늙은 암탉 털 베껴내고 토막 쳐서 닭곰탕 끓이자면 아무래도 뜨거운 물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어찌되려나?
내가 끓여놓은 물이 모자랄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