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一心之源離有無而獨淨
三空之海融眞俗而湛然
湛然融二而不一
獨淨離邊而非中
일심의 근원은 有無를 떠나 독자로 청정하고
삼공의 세계는 진속을 융합해서 맑고 고요하다.
맑고 고요하게 둘을 융합했지만 하나도 아니고
독자로 청정해 가변을 떠났지만 중간도 아니다.
非中而離邊
故不有之法不卽住無
不無之相不卽住有
중간도 아니면서 가변을 떠나 있다 보니
있지도 않는 법성이라 해서 無에 주착하지 않고
없지도 아닌 현상이라 해도 有에 주착하지 않는다.
不一而融二
故非眞之事未始爲俗
非俗之理未始爲眞也
하나도 아니게 둘을 융합하다 보니
眞이 아닌 현상이라 해서 애초부터 俗된 것이 아니었고
俗이 아닌 이치라 해도 애초부터 眞이라 할 것이 없다.
融二而不一
故眞俗之性無所不立
染淨之相莫不備焉
둘을 융합하되 하나가 아니므로
진과 속의 성질이 세워지지 않음이 없고
染과 淨의 모습을 갖추지 아니함이 없다.
離邊而非中
故有無之法無所不作
是非之義莫不周焉
가변을 떠났으나 중간도 아니어서
有와 無의 법이 작용하지 않는 데가 없고
是와 非의 뜻이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다.
爾乃無破而無不破
無立而無不立
그래서 부숨이 없으면서도 부수지 않음이 없고
세움이 없으면서도 세우지 않음이 없다.
可謂無理之至理
不然之大然矣
이것을 일러 이치가 없지마는 지극한 이치가 있고
그렇지 않지만 크게 그러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위 글은 원효성사가 금강삼매경을 풀이한 논서의 시작 글귀다. 여러분들은 이 글을 읽은 느낌이 어떠하신가. 나는 이 명문을 읽고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은 감격을 받았다. 실로 말과 글로써 결코 형언할 수 없는 큰 감동이 일어난 것이다.
중생의 마음을 인간의 조악한 문자로 이렇게까지 기가 막히게 풀이한 이 운율은 도저히 사람이 쓴 글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경전을 풀이하는 원효성사의 통 넓은 마음과 해박한 지식에 말할 수 없는 큰 감동을 받아 오랫동안 가슴이 울렁거리는 시간을 보냈다.
원효의 사상은 허공과도 같고 그 작용은 청정수와도 같다. 허공은 모든 것들을 다 포용하고 청정수는 어느 생명이건 다 살아 있도록 작용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엽적 분야나 어느 특정한 개인에게 이 원효의 일심사상을 억지로 접합시키려고 한다.
그분의 사상을 칸트나 니체, 또는 쇼펜하우어, 까비르, 칼릴 지브란 같은 종교가나 철학자에게 어떻게든 연관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잘못된 시도다.
그것은 무모한 연계고 어설픈 연관으로 그분의 본질에서 한참을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간다.
그분의 사상은 어떤 특별한 것에만 매이는 정합성성격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느 사람이나 어느 철학을 넘어 어느 종교에만 국한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분은 철학자이면서도 사상가고 수행자이면서도 평민이다. 문학가이면서도 음악가고 도덕가이면서도 방탕자다. 거기다가 모든 경전의 해설가이면서도 집필가다.
그러므로 그분의 사상은 어느 사상에 들어가도 다 융합하고 어떤 철학에 들어가도 다 즉합한다. 종교에 이어 학문은 말할 것도 없고 인류를 넘어 일체중생에까지 그 사상은 장애없이 스며들고 걸림없이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을 어떤 한 사상의 분야나 특정 사람에 국한시키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情識을 갖고 숨쉬는 모든 생명체들은 원효의 일심사상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모두 다 그분의 사상 속에서 하나가 되고 합일이 되어 약동하고 생동한다.
한마디로 원효사상은 모든 인류의 사상동맥이며 일체중생의 바탕기운이라 할 수가 있다.
ㅡ계속ㅡ
출처: 대승기신론 해동소 혈맥기 5_공파스님 역해_운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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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금강삼매경을 어떤 학자들은 가짜 경전이라고 하는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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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헐~대박_()_
금강삼매경론은 금강삼매경에 대한 주석서.
경에 대한 주석서는 대체로 소疏로 불리는 것이 일반적 관례인데 왜 論이라는 제명을 가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한 서울대 철학과 교수님의 의문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왜 論으로 불리는지 정답 나옵니다.
아니 이미 답이 나왔나요?!
기대하세용!
감사합니다 _()_
원효대사 하면 요석공주와 설총만 떠오르는데 이런 기막힌 저술이 있었네요.
이런 고귀한 저술들을 배우지 않고 그분의 일탈만 자꾸 회자되는 세상이 안타깝습니다.
그분이 왜 위대하신 분인지, 그분이 왜 대승십지보살이라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하도록 이런 글 올려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