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청산도 절로절로
김인후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녹수(綠水)도 절로절로
산(山) 절로절로 수(水) 절로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그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어구풀이
-청산(靑山) : 푸른 산. 여기서는 자연을 가리킨다.
-절로 : 자연 그대로, 스스로
-녹수(綠水) : 나무가 무성한 숲속을 흐르는 맑은 물.
-산수간(山水間) : 산과 물 사이. 곧 ‘자연 속’을 일컫는다.
♣해설
초장 : 푸른 산도 자연 그대로며 숲속을 흐르는 맑은 물도 자연 그대로이다.
중장 : 이와 같이 산도 자연 그대로이고 물도 자연 그대로이니 그 자연 속에
묻혀 있는 나 역시 자연 그대로이다.
종장 : 그러한 자연 속에서 절로 자란 몸이니 몸이 늙어가는 몸이 늙어가는 것도
자연의 뜻대로 따라 가리라.
♣감상
이 시조는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거역하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려는 지은이의 주자학적(朱子學的) 세계관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초장에서는 청산(靑山)과 녹수(綠水)가 댓구를 이루었고, 중장에서는 그것이 점층적으로 반복되면서, 마지막 종장에 가서는 ‘나’를 곁들여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사는 삶을 나타내고 있다. 작자에 대한 이설(異說)이 많아 그동안 주로 송시열(宋時烈)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으나 김인후(金麟厚)의 작임이 밝혀졌다. 그의 문집인 『하서집(河西集)』에 대역이 나와 있다.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山自然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已矣哉 自然生來人 將自然自然老
♣작가소개
김인후(金麟厚, 1510~150) : 자는 후지(厚之), 호는 하서(河西), 명종 때의 유명한 학자로 일찍이 김안국(金安國)의 문하(門下) 이퇴계(李退溪)와 동문수학(同門修學)한 바 있었다. 중종 35년(1540년) 별시(別試)에 급제하여 정자(正字)겸 설서(說書) 등을 역임하고 이조판서(吏曹判書)와 양관대제학(兩館大提學)을 지냈으니, 그는 자주 벼슬길에서 물러나 학행(學行)에 힘썼다. 「주역관상편(周易觀象篇」), 「서명사천국(西銘四天國)」, 「백련초해(百聯抄解)」 등의 저술이 있었으나 전하지 않고 다만 문집과 시조만이 전할 뿐이다.
♣참고
김인후의 시 한 편을 더 소개한다.
노화(盧花) 깊은 골에 낙하(落霞)를 빗기 띄고
삼삼오오(三三五五)히 셧거 나는 져 백구(白鷗)야
우리도 강호구맹(江湖舊盟)을 찾아 보려 하노라.
첫댓글
절로 절로
그렇게 절로 흐른다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쉬임없이
건필, 건승, 건강과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