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가 중 최악의 가계빚 수렁
5번의 금리인하에도 가계빚 사상최대
여성 채무불이행 위험 남성보다 높아
캐나다인 절반이 200달러 이하의 재정적 여유만으로 월별 청구서와 부채 상환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의 잇단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파산전문업체 MNP의 분기별 소비자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의 부채에 대한 태도와 지불능력을 측정하는 소비자부채지수가 2017년 조사 시작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개인부채 평가지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응답자의 3분의 1이 채무불이행 상태라고 답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채무불이행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내년에 추가 부채 없이는 생활비와 가족 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방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부채 규모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더 많은 응답자들이 내년에 자신들의 부채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5%에서 3.25%로 다섯 차례나 인하했고, 올해도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은 전분기 대비 16% 감소했으며, 예상치 못한 자동차 수리비나 실직 등 긴급상황에 대비할 여력도 크게 줄어들었다.
실업에 대한 불안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응답자 5명 중 2명은 가구 구성원의 실직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2월 실업률이 6.7%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현재의 즉각적인 재정 압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나 경제지표 개선 효과가 일상생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당장의 생활고는 실제 체감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입소스가 지난해 12월 6일부터 17일까지 2,003명의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자들의 재정 상태와 부채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