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회관을 들어와 문학행사를 참석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번도 넘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매번 듣는 문학행사라지만 아직도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다.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시작할 때마다 긴장이 되고 ‘어떤 이야기를 하실까’ 떨리고 기대가 되는 것 같다. 시간이 다 되자 큰 선생님과 서영은 작가님이 들어오시고 대학교 선배님들이 작품 낭송이 다 한 뒤 작가와의 대화가 시작 되었다. 먼저 서영은 작가님의 유년시절을 이야기를 하던 도중 작가님께서 ‘내 이름을 치면 내가 아니라 가수 서영은이 나온다.’며 유쾌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곤 다음 이야기로 진행이 되었고 여러 이야기의 대답 중 “지금은 밑그림부터 철저하게 한다. ‘작가는 항상 스스로 태어난 자다’라고 학생들에게 말한다. 또 작품에서 무언가를 하면 늘 써봐야지 안다. 일기 같은 것을 씀으로써 실력이 늘어난다.”라고 하셨을 때 그동안 내가 무엇을 해왔나 이렇게 쉬운 것조차 하지 않는 내가 한심해졌다. 그렇게 나는 서영은 작가님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였고 어느새 시간이 빨리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 였다. 곧 작가와의 대화가 끝이 났고 마지막인 작가와 독자와의 대화 순서가 왔다. 처음엔 모든 사람들이 쑥스러웠는지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중에 대학 선배님께서 하신 질문이 머릿속에 남는다. ‘작가의 구도적인 자세’에 관한 질문을 하셨고 서영은 작가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나는 ‘도’를 찾는 방법으로 해왔다고 생각한다. 작품에 메시지들이 없었던 이유가 구도적으로 나의 삶과 작품이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또, 산티아고를 갔다 온 뒤 책을 펴냈을 때 ‘다른 책은 안 읽어도 되니 이 책만을 읽어달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도’를 찾았기 때문에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 구도의 내용은 자유다.” 이런 말씀을 하셨을 때 뭔가 짠한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이렇게 하나의 질문이 끝나고도 많은 사람들이 서영은 작가님에게 질문을 하였고 그에 따른 답도 해주셨다. 마지막으로 큰 선생님께서 “선생님이 문학상, 신인상 작품을 심사하실 때 기준”이 말이 끝나자마자 나의 귀는 쫑긋 세워졌다. 곧 이어 작가님께서는 “표현이 부족하다해도 이 작가가 기질적으로 작가인가를 본다. 장점과 단점을 공존하고 있을 때 기질적인 작품을 선택한다. 라고 말하신 뒤 ‘내공’이 작가를 만들 때 첫 번째 힘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외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또 문학을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끝까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서영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동안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