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사람들은 목욕을 할 때 물에 넣거나 기도를 할 때 타임을 태워 향기를 내도록 하였다.
타임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으면 용기가 샘솟는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타임(Thymus vulgaris)은 남부유럽 및 지중해 서쪽이 원산지인 꿀풀과에 속하는 진한 향기를 내뿜는 덤불처럼 자라는 관목류에 가까운 식물을 말한다. 30센티 정도의 작은 키로 자라지만 거의 사철 푸른 잎을 가지고 있고 봄이 되면 분홍색의 꽃을 피우고 꽃과 줄기 사이나 잎에서 짙은 방향성의 정유를 분비하는 특징이 있다.
향기가 진한 식물이라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타임은 여러 용도로 활용되어 온 역사가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목욕을 할 때 물에 넣거나 기도를 할 때 타임을 태워 향기를 내도록 하였다. 타임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으면 용기가 샘솟는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로마시대에 타임은 집안을 깨끗하게 하고 치즈나 술을 만들 때 좋은 냄새가 나도록 사용하게 되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
우리 선조들은 잠을 잘 자고 병을 없애기 위해서 베개 속에 여러 향기가 나는 약초를 넣곤 했다. 요즘도 시중에는 이런 형태의 베개를 종종 보곤 한다. 중세 유럽에서도 잠을 잘 들고 꿈을 꾸지 않도록 배게 속에 타임을 넣어 두곤 했다. 뿐만 아니라 여자들은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에게 타임이 장식된 손수건을 건네곤 했다.
일종의 부적처럼 타임이 그려진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용기가 많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죽은 사람을 장례 치를 때에는 관 속에 타임을 넣었다. 타임을 넣어두면 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아마도 오래 전부터 영국에서 주문처럼 타임을 노래한 것을 보면 이처럼 사용되어 온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듯싶다.
타임은 서양에서 요리의 중요한 재료로 사용되어 온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향기가 나면서 독성이 없는 식물은 거의 모두가 식탁에 오르는 것처럼 타임도 마찬가지다.
▲ 타임은 30센티 정도의 작은 키로 자라지만 거의 사철 푸른 잎을 가지고 있고 봄이 되면 분홍색의 꽃을 피우고 꽃과 줄기 사이나 잎에서 짙은 방향성의 정유를 분비하는 특징이 있다. | |
타임은 우선 차의 재료로 많이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음식이 상하지 않게 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바로 타임을 음식물 가까이 두면 벌레가 생기지도 않고 부패하지도 않는 반면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소나 육류 등에서 나는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나 햄이나 소시지나 치즈 등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그리고 샐러드에서 신선한 맛을 더하기 위해서 타임을 사용하는 수가 많다. 심지어는 타임 꽃을 모피 제품을 보관할 때 같이 넣어 좀이 슬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타임에는 티몰(thymol) 이라고 부르는 성분이 많다. 타임에 들어있는 기름성분에는 20-54% 정도가 티몰이다. 티몰은 방부제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그래서 티몰은 책이나 종이를 보관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좀이 슬지 않게 하기 위해서 티몰을 봉지에 넣어 같이 보관하면 책이나 종이를 오래도록 깨끗하게 보존할 수 있다. 실제 항생제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타임에서 나온 기름 성분을 항생제 대용으로 사용하였다.
연구로 밝혀진 바로는 티몰은 각종 병균을 억제하는 효과와 더불어 항산화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병균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염증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등을 포함한 세균의 세포막을 파괴함으로써 강한 항균효과를 가진다.
▲ 타임에는 티몰(thymol) 이라고 부르는 성분이 많다. 티몰은 칸디다균과 같은 일반적인 항균제에 잘 듣지 않는 곰팡이균의 번식을 잘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 |
특히 티몰은 칸디다균과 같은 일반적인 항균제에 잘 듣지 않는 곰팡이균의 번식을 잘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톱이나 발톱의 무좀균에도 티몰액을 바르면 잘 낫는다. 미국에서는 촌충을 없애는 목적으로 티몰을 투여하기도 한다. 고대에는 상처가 나면 타임에서 나온 기름을 거즈에 발라 환부에 붙이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였다.
요즘도 치약에는 충치의 예방목적으로 티몰을 넣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구강청결제의 주성분은 바로 티몰이다. 몇 년 전 신종플루 유행 이후 전국민이 사용하게 된 손세정제는 대부분은 알코올이 주성분으로 되어 있지만 일부 고급세정제에는 알코올 대신 티몰이 사용된다.
티몰은 유전자의 변형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 그래서 티몰의 항암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티몰은 세포막을 파괴하는 효능으로 항암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언론에서 일부 연예인들이 자주 투여 받아 문제가 되었던 우유주사로 알려진 마취제인 프로포폴도 티몰과 화학적으로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학적 효능이 있는 티몰을 함유한 타임은 당연히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도 활용되어 왔다. 우선 타임을 우려내어 만든 차는 감기로 기침을 하거나 기관지염이 있을 때 효과가 있다. 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타임차는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양의 민간에서는 백일해로 기침을 하거나 감기로 목이 아플 때 그리고 배가 뒤틀리고 아플 때 모두 타임을 차로 우려내어 마시도록 한다. 또 관절이 아픈 경우나 소화불량으로 배가 아프고 설사하거나 어린아이들이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에도 타임을 사용한다. 타임은 또 소변을 잘 나오게 하거나 식욕을 높일 때에도 차로 즐겨 마시도록 한다.
비록 타임은 서양에서 주로 자생하지만 중국에서도 같은 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중국에서는 타임을 사향초(麝香草)라 부른다. 바로 향기가 사향처럼 진하게 난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도 타임과 같은 식물이 자란다. 바로 백리향(百里香)이다. 백리향(Thymus quinquecostatus)은 타임과 같은 분류에 속하는 식물로 일부에서는 학명은 다르지만 타임과 같은 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서양의 민간에서는 백일해로 기침을 하거나 감기로 목이 아플 때 그리고 배가 뒤틀리고 아플 때 모두 타임을 차로 우려내어 마시도록 한다. | |
말 그대로 백리에 걸쳐 향기가 진하게 난다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 높은 산 위나 바닷가 바위 곁에 자생한다.
우리나라도 울릉도를 비롯한 섬이나 전국 각지에 자생하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분포하고 있다. 특히 울릉도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섬백리향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관상용으로 백리향을 재배하지만 의학적으로는 기침을 멈추고 경련이나 통증을 줄이고 기생충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기침이나 백일해나 기관지염이나 소화불량 및 복통이나 위염 등의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음식의 맛을 내거나 향기를 나게 하는 용도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일부 그런 곳이 있긴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실내나 정원에 향기가 좋은 꽃나무를 심어 여러 종류의 꽃을 피우게 한 다음 환자들로 하여금 꽃향기를 맡고 꽃을 보면서 병을 치료하는 시설이 있다.
환자들은 편안하게 쉬면서 꽃향기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 천연 화학물질들을 호흡하고 향기를 맡고 눈으로 아름다움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면역 기능이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면서 질병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꽃도 상처를 받으면 스스로 치료를 위해서 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욱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고한다. 사실 꽃향기를 내는 휘발성 정유는 대부분 생리적인 의학적 효능을 가지고 있다. 바로 타임과 같은 허브도 이런 의학적 효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시끄럽고 복잡한 현대생활을 피할 수 없다면 실내나 정원에 향기 좋은 꽃이나 나무를 심고, 꽃향기를 우려낸 차를 마시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