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00명 호위속 충북 시멘트 출하 재개
[민노총 파업]
의왕 ICD선 경찰이 조수석 탑승
‘화물차 날아든 쇠구슬’ 감식 의뢰
“잠시만요. 안전을 위해 차량에 저희(경찰)가 타겠습니다.”
28일 오전 9시경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2터미널 진출입구. 경찰이 컨테이너를 싣고 나오는 화물차량을 세운 뒤 조수석에 카메라를 들고 올라탔다. 화물차량 앞에서는 경찰차 한 대가 선행하며 에스코트했다.
약 30m 떨어진 주차장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화물연대 서울·경기본부 소속 노조원 30여 명이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날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화물차량 30여 대를 1.2km가량 떨어진 부곡 나들목까지 호위했다. 오후에는 화물 수송을 위해 군 수송차량 5대도 투입됐다.
화물연대 총파업 5일째가 된 28일 전국 곳곳에선 경찰과 군 등이 화물 수송을 돕기 위해 나섰다. 출하가 중단됐던 충북 지역 성신양회 및 한일현대시멘트 단양공장, 아시아시멘트 제천공장 등에서도 이날 오전 경찰 400여 명의 호위 속에 출하가 재개됐다.
화물연대 조합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은 28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8건, 12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북 포항에선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 소속 노조원 2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 중이다. 이들은 25일 오후 포항시 대송 나들목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개인 화물차를 막고 욕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남 광양에선 화물차 기사 A 씨가 경찰에 “25일 순천∼완주 고속도로 동순천 톨게이트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3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신고해 확인 중이다.
부산신항에선 경찰이 1.5cm 크기의 쇠구슬 2개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 쇠구슬이 26일 부산신항 인근을 달리던 화물차 2대에 날아들어 유리창을 깨뜨리고 운전자를 다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앞에서 트레일러 차량에 계란이 날아든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의왕=이경진 기자, 부산=김화영 기자, 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