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암탉에게 오리 알과 달걀을 섞어서 까게 했더니 대여섯 마리의 오리 새끼와 여남은 마리의 병아리를 깠다. 주둥이가 길고 몸이 뒤뚱뒤뚱하며 아기작거리는 오리 새끼들이 어미닭을 따라다니는 모습은 안쓰럽고 귀여웠다.
어미닭이 새끼들을 데리고 물가로 가서 꾹꾹꾹 하며 새끼들을 그곳으로 모았다. 어미닭은 오리 새끼와 병아리들을 구별(區別) 못하고 극진히 데리고 다녔다. 그런데 오리 새끼들이 방죽 물을 보자마자 못 견디는 본능적인 유혹을 받는 것을 보았다. 한 마리가 물을 찍어 먹고 머리에 물을 넣었다 달아났다 하더니 드디어 날쌔게 다이빙을 했다. 신호라도 한 듯이 새끼 오리들은 모두 물 재주를 넘으며 어쩔 줄을 모르는데 어미닭이 아무리 불러도 오리 새끼들은 물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 반면에 병아리들에게 물을 끼얹어 보았더니 기겁을 하며 달아났다. 예수 믿는 사람은 죄라는 물을 보고 기겁을 하고, 죄에 사는 사람들은 오리족 같이 그 속이 좋다고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