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硏 수석졸업 이충원씨 DDA담당 변신::) 외교통상부의 ‘잘나가던’ 사무관이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며 돌연 사표를 던지고 농림부로 자리를 옮겨 관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부처간 업무이해를 넓히기 위해 국·과장급 인사교류는 있었지만 외무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 외교관이 사표를 내면서까지 일반 행정부처로 옮긴 사례는 극히 드물다.
지난 96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졸업과 동시에 외무고시(30회) 에 합격, 약관 23세의 나이에 외교관이 됐던 이충원(33)씨는 지난 25일 외교부 보직을 그만두고 농림부 국제농업국 도하개발어 젠다(DDA)협상 담당 직원으로 변신했다.
외무고시 합격후 거쳐야 하는 외교안보연구원 연수과정을 수석으로 수료했던 이씨는 8년동안 외교부 북미국, 국제경제국, 통상교섭본부 등에서 한·미안보 동맹업무, 국제핵융합기구 설립협상, 한·미투자협정 및 농산물 협상 등 주요사안을 다루며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서기관 승진까지 앞두고 있던 그가 지난 7월말부터 “농림부에서 농업협상을 전담하고 싶다”며 외교부에 사의를 표시했을 때 외교부측은 적잖이 당황했다. 간부공무원과 동료들까지 나서 “대 외협상을 담당하며 키워온 경력과 미래 외교관으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모두 포기하는 것이 아깝다”며 한달 가까이 만류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DDA협상을 담당하던 직원의 해외연수로 인사 공백이 생겼던 농림부는 이씨의 소식을 듣고 10여일동안 해당 자리를 비워둔 채 기다렸고 외교부 사표가 수리되자 곧바로 특채 형식을 통해 채용하는 ‘공’을 들였다.
이씨가 외교관으로서의 탄탄대로를 버리고 가시밭길로 들어선 것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농사를 지었던 부친과 함께 대학 같은 과 출신으로 농림부 산하 농촌진흥청에서 연구사로 일하는 부인(33) 의 영향이 컸다.
이씨는 “어려서부터 우리 농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고 있었 던데다, 외교부 통상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농업협상을 하고 싶었다”며 “DDA 협상 등에서 우 리 농촌이 국제개방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얻고 관세 상한이나 보조금의 신축성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했다.
윤장배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그동안 농업협상에 마땅한 인재가 없어 고민했는데 이씨가 농림부로 자원해 힘을 얻었다”며 “ 앞으로 남은 DDA 세부협상 등 실전에서 이씨가 제 몫을 해줄 것 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댓글 멋지시네요.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