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오전 9시 반경 출발하여 연신내역에서 6호선을 타고서 합정역에서 2호선으로 1차 환승, 그리고 신림역에서 2차 환승했다. 신림선의 종점인 관악산역(서울대역) 1번출구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출구)에서 11시까지 가면 된다. 오늘 날씨는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 비 예보가 없으니 물놀이 하기에 최적의 날씨다.
10시 45분 경, 목적지까지 한 정거장 남았을 때 전화 밸이 울린다. 주은이 말한다. 승훈과 함께 신림선을 탔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한참 후에 알아 다시 되돌아 가려면 좀 늦을 거라고. 나도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재작년 마당바위가 이곳을 개발하여 올해 3번째 여름맞이 행사다. 그가 먼저 가서 자리를 확보하고 준비를 잘 해놓기에 가능하다. 오늘의 장소는 작년에 갔던 곳이다. 등산로부터는 시야가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다. 섬 안에 섬처럼 2중 계곡형태로 그 안에는 충분히 넓은 공간이 있어 정말 신림계곡에서 최고의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술이다. 주변이 온통 물과 바위로 되어있으니 술에 취하여 균형을 잃고 미끌어져 돌덩이에 머리를 부딛치게 되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다.
하여간 나무 아래 그늘진 곳을 통과하는 작은 물줄기에 9인이 발을 담그고 둘러 않아 술상을 차려놓고 올 여름 최고의 순간을 즐긴다. 독주는 안된다. 막걸리/맥주/포도주/그리고 성민이 가지고 온 무알콜 맥주까지.. 안주는 또 어떠했는가? 마당바위가 동네 정육점에서 가져온 싱싱한 육사시미에 석회장이 손수 부친 여러가지 전에 각자 내놓은 여러가지 간식류..
멀리 양평에서 온 찬응이 텃밭에서 캐낸 큼직한 감자를 쪄서 은박지에 한 개씩 정성스럽게 포장한것을 꺼내어 놓는다. 거기에 승훈이 내놓은 단 한개의 찐 옥수수를 나누어 먹으니 별미다. 그렇게 배가 부르다 보니, 나는 가져온 모찌떡과 모시떡을 강매하다시피 할 수밖에 없었다. 가져간 참외 두개는 타이밍을 놓쳐 다시 배낭에 집어넣었다.
영이넘은 물개가 젖은 몸을 바위에서 말리는 것처럼 바위에 누어 오수를 즐기고 성민은 종국이 매달아 놓은 해먹에 혼자서 나무늘보처럼 휴식을 즐긴다. 그러다가 우리 모두 입수하여 물장난을 즐긴다. 작년에 비하여 반도 안되는 물이지만 놀기에는 훨씬 편하고 안전했다.
오후 5시경 철수 개시, 사당역 부근 속초어시장 식당(14번 출구)에 6시 넘어 도착.
3인 제외 (김성/박찬/송주) 6인 뒤풀이로 마감.
참석자 (9인): 김부경/김성민/김영/김종국/김준호/박승훈/박찬응/석해호/송주은
당일 수지(천원): 회비 60/뒤풀이 127(팁 10 포함): (-)67
첫댓글 그늘진 바위 위에 누어 하늘의 구름을 보고
해먹에 몸을 싣고 한가로이 쉼을 누리네
웃음 따라 튀는 물방울로 더위를 식힌다
해가 기울고 돌아가는 길
오늘의 하루는 마음 한켠에 숨겨둔 보물이 되어
서로의 우정에 작고 따뜻한 빛으로 영원히 남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