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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색 면바지에 하얀 남방 복장이 꽤나 깔끔하게 보이는 s 입니다...
녀석은 음식점 입구에서 잠깐동안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우리를 발견하고는 하얀 남방보다 더 환한웃음으로 달려오며
장난 그득한 푸념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어후~형..여기 너무 찾기 힘들잖아요~~후져...후져...완전 후미져..~큭큭"
"용케 찾았구나.한잔해~^^ㅋㅋ"
"그냥 "길동사거리롯데리아"를 네이버에서 찾아서 바로 횡단보도 건너오라면 간단하잖아요..
횡단보도 건너니까 그냥 보이는구먼 ...우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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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 사거리에 위치한 "용두동 쭈꾸미 " 집은...
그이름 에서 알수있듯이...유명한 용두동 쭈꾸미 골목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이
강동구 길동사거리 전화국 골목에 분점으로 새로 차린 집입니다.
나름 넓은 테이블과 좌식테이블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쭈꾸미 1인분 만원
삼겹살 1인분 6천원
그리고 기타 계란찜,조개탕등등..을 팔고있는 이곳은 생긴지 1여년 만에..
인근에서 쭈꾸미로 유명세를 치르는 천호동 독도쭈꾸미와 명일동 쭈꾸미구이의
텃세에도 전혀 주눅들지않고 되려 동종업으로 당당히 어깨를 겨루게 되었습니다.
"어케 지냈냐? 자식 우중충 하게 지내더니 오호~ 완전 셀러브리티패션인걸.."
"형!...저 나름 괜찮은 놈이예요~~하하"
묻지않아도 ..지난 1년간 연락없이 지낸 s에 마음이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알고있는 나는
구태연하게 지난 시간을 되새김질 시키지 않습니다.
"야..먹어먹어..그리고 거기 앞에 있는 카레는 찍어먹는거보다 입안이 얼얼해지면
한수저씩 떠먹어서 입안을 가라앉이는 용도로 먹는게 더 나을 꺼다..하하 "
처음 한수저로는 그매운 정도가 전혀 느껴지지않던 쭈꾸미는 ..
두번과 세번째 젓가락질을 한다음엔 반드시 찬물컵으로 손이가버리고 마는
오묘하고 진득한 매운맛으로 실연을 핑계로 지난 1년간 잠적했던 s 녀석을 벌 해줍니다.
"오우우우우우~~ 우아아아악~~ 혀엉...제법 매엡구운뇨오~~"
"하하하 자 한잔 더해라~" ..."건배~`!!"
....
"근데 ..너 여자 생겼냐? 군복바지만 입던놈이..완전 달라졌는걸?"
"형~~ "
"뭐야..너 여자 생겼구나..아하하하하하!!"
즐거운 놀림에 갑자기 억지 명랑함으로 대답합니다.
"형....그냥.....행여 길에서 갑작스레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니 ...그랬으면 해서...그렇게라도 스쳐봤으면 좋겠어서...
그래서 그렇게 됐을때...조금이라도 잘보이고 싶어서....아하하하하^^"
"퍽!!"
나는 말없이 ...
약간은 맵게 등짝을 후려치고는 다시금 건배와 매운 쭈꾸미를 입으로 밀어넣어줍니다.
(바보같은놈....)
길동 사거리 전화국 골목 초입에 있는 용두동 쭈꾸미 집은
끝없이 강렬할듯한 매운맛으로 입안을 회오리 치다가 갑자기 달콤하면서 쫄깃한 쭈꾸미 맛으로 바뀌어 줌으로써
더이상 이어지지않을 젓가락질을 다시금 계속되게 하는것처럼
공백의 시간과는 상관없이 ..나즈막해진 소중한 인연을 되새겨 줄수있는 망각에 맛이 깊숙하게 깃들어 있습니다.
3명은 쭈꾸미 2인분에 칼국수 사리 또는 볶음밥을 드시고
4명은 쭈꾸미 2인분에 삼겹살을 추가해서 드시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첫댓글 오래간만에 잘 봤습니다.....군침도네요 이렇게 더운날에도....
와~ 백만년만에 나들이시네요~ ㅋ 허리 38님 올간만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