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래미안 상도 3차. 이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형의 평균 시세는 6억원이다. 이에 반해 주변에 같은 크기의 I아파트는 이보다 1억4000만원 낮은 4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두 곳 모두 대형 건설사가 지었고 입주한 지 10년 정도 됐다. 입지나 입주 시기, 브랜드 차이가 크지 않은 데도 두 아파트 시세가 확연히 다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브랜드타운의 힘'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브랜드타운이란 특정 지역에 단일 아파트 브랜드로 수천가구 규모의 주거 타운을 형성한 곳을 말한다. 대개 대단지로 형성되는 만큼 교통과 학군,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지역 내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주변 아파트에 비해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브랜드타운은 해당지역을 대표하는 속성이 있어서 시세가 높게 형성된다"며 "수요가 꾸준하고 환금성이 좋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신길7구역 래미안 등서울·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이런 특징을 갖춘 브랜드타운 아파트가 잇따라 나온다. 건설사들은 이를 통해 명품 이미지를 구축하고 덩달아 분양률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85㎡ 이하 중소형부터 85㎡ 초과 중대형까지 주택형도 다양하다.
서울에선 금천구 독산동이 '롯데캐슬' 브랜드타운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아파트 3203가구와 오피스텔 1165실 등을 갖춘 '미니 신도시급' 복합 주거단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그것이다. 현재 아파트 1743가구를 1차로 분양 중이다. 호텔·대형마트·초등학교·경찰서 등을 비롯해 축구장 7배 규모(5만3433㎡)의 공원도 함께 들어선다.
강동구 고덕동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아파트를 짓는다. 이들 회사는 다음달 고덕동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3658가구를 분양한다. 연면적만 여의도 63빌딩의 4배가 넘는 68만8500㎡에 이른다. 키즈카페·클럽하우스·연회장·게스트하우스·피트니스클럽·골프연습장·사우나 등을 갖춘 대형 커뮤니티 시설이 자랑거리다.
▲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들어서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투시도. 이 단지는 총 3658가구 규모의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예정이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타운'을 짓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4월 신길동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신길7구역 래미안 172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길뉴타운 11구역에서 분양한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949가구와 함께 2671가구 규모의 브랜드 타운을 이루게 된다.
경기도에선 지난해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위례신도시가 브랜드타운 조성지에 이름을 올린다. 현대엠코는 하남권역인 위례신도시 A3-6a블록에서 엠코타운 센트로엘 673가구를 분양한다. 지난 14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20일 청약을 시작한다.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만 3만여 명에 달했다. 현대엠코 서대우 분양영업실장은 "지난해 5월 분양된 엠코타운 플로리체 970가구와 함께 1643가구에 이르는 브랜드 단지가 형성된다"며 "이번에도 분양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운 내 단지 위치도 고려해야" 새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청약예금·부금 통장이나 청약종합저축 통장이 있어야 한다.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청약 전 주택 규모에 맞는 예치금(서울 기준 전용 85㎡ 이하 300만원, 85~102㎡ 600만원 등)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통장은 청약 전 감액하면 바로 중소형에 청약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각 단지의 행정구역에 따라 당첨자 선정 기준이 다르다. 서울 송파구에 속하는 단지는 서울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50%를, 경기도 성남과 하남의 단지는 각각 해당 지역에 30%를 우선 배정한다.
전문가들은 "지역은 물론 브랜드타운 내 단지 위치에 따라 주거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청약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