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아내보고 그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영화 관람
하자고 했네요.
오늘에야, 기어이 나서려 하니 하도 추워 새알 두 개 조차
빙과자 될 지경입니다.
아들이 기어 올라와, 그럼 내일 “국제시장“ 함께 가요 합
니다.
그냥 아들 내치고 0산역, 극장 가서, 표 끊으려니 3시 35분
앞자리, 제일 옆 두 자석만 있다합니다. 아직 두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는네요.
갈 곳도 없어, 둘이서 점심하고, 나왔는데도 큰 햄버거와
콜라 미트볼 감자튀김으로 위대(?)해졌지요 성탄이 가까워
선지. 손님들은 꾸준히 밀려들었지요.
여기서 대강 게기자 해도 나가자 네요, 아직도 한 시간 남았
는데, 어부인 손에 잡혀 –젤인-뭐인가 갔지요, 자리 앉으니
제일 큰 거 두 개 들고 오네요, 마시기 싫어 배 터진다. 말하니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되는데, 잘 먹어야
지요. 그 강 건널 때 되면, 발버둥쳐도, 다 건너게 되는데요“
하네요.
영화 상영 중, 아내는 내 나이 보다 둘 정도 덜 되셨을 때 돌아
가신 옛날 아버지(장인) 생각 때문인지, 아님, 영화 속 하루방
보면서, 하녕 찔끔찔끔 거리네요. 난 일부러 고개를 틀어 제법
노숙한 체, 하고요,
극장 나와 초밥 집 가서 저녁 먹었네요, 아들 것 포장하여 00역
나오니 하얀 눈이 축복처럼 내려, 바닥이 빈질빈질 하더군요.
내려 가는. 긴 계단이 있는데 곧장 넘어질 듯, 잘 안 보이는 척
실감 나는 연기를 했지요,
사실 예전보다 내 시력도 많이 약해 져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나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영화 속 하루방 같이 부축
하여 한 계단, 한 계단 조심스레, 내려 오더군요,
자고로 여자라는 불가사이한 동물은 순간, 순간의 무드에 약한
게 여러 임상 실험(?)을 통해, 자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효력 있는 약발, 한 사나흘이라도 잘 이어졌으면 합니다.
12월 28인가, 마누라 생일인데, 내 어려운 사정을 잘 아는지--
마른 것도, 선물도 다 싫다는데, 감동 시킬 묘책이 없어서입니다.
여성과 청중은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는데,
자루 빠진 도끼에다가, 칼도 서뻑 서뻑 안 드는 누구는,남녀 성
조차 정 반대 였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뼈대 있고, 범절이 있는 집안인지라, 누드도 싫고요,
집만 나서면 고질적인 무드만 세월가도 쬐끔 타는 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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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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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프지만, 영화 속 98세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
꽃도 떨어지만 고마이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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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님요, 예리한 비평 같습니다. 배경 색이 거의 무채색
같은 분위기라 주인공 할배, 할매 옷을 의도적으로 입혀
리얼리티란 면에서는 반감되는 기분이 되더군요,
반전이나 극적 요소가 리얼 다큐먼타리라 해도 옛 워낭소리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좀 아는 척 하나요?
그게 다분히 교훈적 요소가 있어 부부나 청장년기 자식들도
보아야 할 요소가 많더군요,
아무튼 돈 덜 들이고도 관객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하여 기분이
좋습니다. 한층 더 좋은 것은 마누라가 절 그 할배같이 여기지
않을까 해서요---
영화속 할배+할매 스토리도 당연 감동될터지만 거서리+마눌님 스토리도 진배 없습니다.
무드+누드, 아주 재밌는 표현입니다. 해학+익살이 묻어 납니다. 잘 읽었습니다.
마누라가 친구들 한테 말하니
그 분들 이미 다 보았다네요,
칭찬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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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구절에 대단한 반전입니다.
아마 님의 바깥 분은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화제 많으신 님이 양귀비에 어우동에, 또 가끔은
사임당님도 될 듯, 하기에 말입니다.
변화무쌍하고 지적 성숙이 있으니 금상첨화입니다요,
요단강 건너가 만나기 어려울까봐 그 강을 건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거 아닐까요
저희 부모님들도 분명 요단강 건너에 계실거에요
영화에서는 죽지 마라는 건데 요단강 다 건너지요,
요즘 부쩍 늙어 보이는 마누라 보면 불쌍한 생각도
드네요, 님의 부모님도 잘 계시겠지요, 스스로 위로 하이소!
며칠후 며칠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이 성가를
며르치 며르치 된장국 속에서 만나리~ 라고 부르고 다닌게 초등 저학년이었으니
나도 참 일직 성숙했지요? ㅎㅎ
맨날 어부인에게 얼라 취급받는다고 엄살이더니 할건 다하고 다니네요. ㅎ
난 그 영화 첫 장면에서 눈 덮힌 또랑 앞에 앉아 우는 할머니가 어찌나 조그마한지
마치 나의 앞날을 보는 듯해서 가슴이 철렁했어요.
저는 늙어도 할매가 더 잘 생겼더라?
마누라는 할배가, 하며 내기 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걱정 덜 하시는 지혜도 가져보심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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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서울 눈이 많이 왔네요,
마눌님은 딸이 생일이라고
딸이 사준다는 등산복 사러
함께 드라이브 갔습니다.
경상도 북부도 눈이 온다네요,
펄펄요, 하도 빨리 가는 세월이
조직의 맛도 모르고 그냥 갑니다.
눈물 짜고픈 날입니다. 흑흑흑---
세월아! 좀 봐 주면 안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