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 길샘 김동환 칼럼
OECD 국가 중 정신적 빈곤만 그득한 한국의 엘리트
연초록으로 새로운 꿈들이 피어나는 5월, 난데없는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다.
2024.12.3. 계엄령 사태는 우리나라의 엘리트 집단에 관한 총체적인 허구와 빈곤한 잔해들이 들추어졌다. 엘리트 집단의 진면목이 까발려진 계기를 마련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며, 숨겨진 미세먼지들이 세상 밖으로 털어져 나왔다. 숨겨졌던 혼탁도의 심각성이 암초처럼 위협적이었음을 나름의 깨달음과 자기성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그나마 고마울 뿐이다.
우리 사회는 서로서로 외면하면서 알고 싶고, 듣고 싶고, 보고 싶었던 것만 보면서 들춰내고 싶지 않았던 엘리트 집단의 허장성세와 막연한 허상들의 민낯이 까집어 내지는 지난 6개월이다.
거부권, 탄핵소추, 극우 극좌의 대립, 급조된 캠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단기 처방, 비상대책위 등 단 한 번의 결투로 모든 것을 끝장내고자 하는 여의도의 일상은 여전히 검붉은 회색빛 난투극이다.
자살률은 세계 최고며, 노동자는 여전히 불안하고,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으며, 지역은 소멸하고, 인구는 감소하며, 거리는 폐업하는 상가와 사무실만 증가하고 있다.
경제적 역량도 쇠퇴해가는 모습이 역력하며 10년 20년 30년 후의 우리 사회의 미래가 마셔야 할 우물도 누수가 되고, 오염이 되어 물지게를 지고 어딘가로 구걸 가야 한다는 위기감이 몸을 시리게 한다.
아이들의 눈가에서도 미소가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치열한 정책적 토론은 들리지 않고 서로서로 남 탓만 요란하다.
우리의 한국 사회는 지금 누가 이끌고 있기에 이처럼 몰골이 초췌한 것일까.
극우, 극좌, 민족주의와 공산주의, 보수와 진보는 과연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하여간 이번 123사태의 큰 공은 낡은 기득권 세력, 기회주의자들의 민낯, 위장된 민족주의, 민주적 행위를 하는 척만 하는 사람들의 정체와 실상들이 한꺼번에 들춰졌다는 것이다.
역사를 왜곡하고 탐욕의 질서들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주의가 지배하고 있으며, 개인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강자 우월주의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집단으로 철책을 두르고 조폭적 행위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정의하면 경쟁 우월이 지배하는 사회, 돈만 벌면 되는 사회, 개성과 고유의 향기가 없는 사회, 서열과 우열을 가르는 사회, 적자생존이 존재하는 사회, 약육강식이 보편화된 사회, 존경스러운 어른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사회,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 사회, 약자를 혐오하는 사회, 폭력과 공격성이 난무하는 사회, 그저 다수를 따라 묻어가는 사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회, 왕따가 존재하는 사회, 특정 지역이 지배하는 사회, 역사와 문화를 깎아내리는 사회, 자살률은 높고 출생률은 낮은 사회, 합리적인 효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환경과 소비자, 복지를 들놀이처럼 여기는 사회, 존귀한 사상과 철학이 멸종된 사회, 모든 학생이 대학에 가야 하는 사회, 꿈을 잉태할 수 없는 사회, 마약이 증가하는 사회, 최악의 나쁜 놈보다 덜 나쁜 사람을 선거에서 선택해야 하는 사회가 바로 한국 사회의 밑그림이다.
국회는 집단우월주의에 젖은 여·야 거대 양당만 지배하고, 300명의 국회의원 중 20%인 60명이 법조인 출신으로 모든 전문 직군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우리나라 법조인 수는 1만 4천8백 명, 변호사 수는 3만 6천5백 명 등 5만 명을 웃도는 수지만, 그들이 여의도를 장악하고 있다.
영국 하원은 7.2%, 프랑스 하원은 4.8%이며, 일본 중의원은 3%의 의원이 변호사 출신이다. 법조인 출신이 높은 것은 법률전문가 경력이 의회 본연의 기능인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막연한 기대가 반영된 현상이다.
이외의 직업군은 관료 출신, 정치인, 학계, 언론인, 시민운동가, 기업인 출신 등으로 매우 단조롭다. 국제의원연맹(IPU)의 통계를 보면 남·여 성비에서도 한국은 여성이 19%로 세계 126위이다. 스웨덴 46%, 노르웨이 44% 등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준다.
직군과 성별, 나이의 쏠림 현상은 국민의 소리가 왜곡되고 폄하되며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마련이다.
20세기 가장 많이 연주되었으며 평창올림픽 등 공적 행사에서도 울려 퍼졌던 존 레넌의 이메진(Imagine)은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해봐/소유물이 없는 삶을 상상해봐/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야’라고 노래하고 있다.
평화와 인류애, 반전주의를 상징하는 대표곡으로 그렇게 상상하고 살다 보면 서로 뺏거나 죽이거나 탐욕과 광기에서 벗어나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노랫말이다.
가난했어도, 고단했어도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기억들과 행복한 미소와 평온한 시간을 상실해가는 세상살이에서 대화와 소통의 끈도 빈곤해진 우리 사회다.
도덕, 문화, 윤리, 생태, 역사적 가치가 사라지고 범죄와 금전적 가치만이 이 사회를 유린하고 있다.
권위주의는 청산되지 못하고 있으며 자본과 물질주의는 서로를 종속하게 만들면서 빈부격차는 커지고, 정신적 미숙아들이 엘리트 집단을 구성하며 서로를 감싸고 있는 사회라는 것이 또렷하게 밝혀진 작금의 6개월이다.
보편적 민주주의라는 연막 속에 권력의 탐욕을 위해 경쟁과 우월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는 이제 다시 태어나야 할 시기가 왔다.
평등한 국민이 교류와 협력과 연대를 가질 수 없으며 무한경쟁 속에 서열과 우열로 능력이 평가되는 한국 사회는 위장된 민주주의, 파시즘(Fascism)이 독버섯처럼 피어나는 사회일 뿐이다.
지성인, 지적 생활을 하는 진정한 엘리트들이라면 남들이 보지 않는 은밀한 일상에서도 인격적 독립성이 확보되고, 지적 욕구의 충족감으로 시간여행을 해야 한다.
가장 최악의 나쁜 사람보다 그래도 들 나쁜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 약간은 고민해야 하는 5월이다. 그 누군가에게 미래를, 환경을, 탄소중립을, 기후변화를, 지구를, 세계를 맡길 수 있을까. 국민 누구나 참으로 우아하고, 당당하고, 즐거운 일상을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을까.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구호로 펄럭이는 것은 ‘진짜 대한민국, 새롭게 대한민국’이다.
(환경경영신문 http://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