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심야 음악프로

[청죽]

오늘의 <청죽칼럼>

내 젊은 날의 심야 음악프로

내 젊은 날에는 라디오 심야 음악프로를 거의 매일 들었습니다. 큰 즐거움이었지요. 가끔이지만, 신청했던 음악이 나올 때는 그 황홀함이 더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탓으로 엽서에는 그냥 내용만 쓸 수밖에 없었지만, 운이 좋으면 그것이 뽑혀 방송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 타계하신 우리나라 1세대 DJ 최동욱 씨가 담당했던 프로에서도 방송이 됐었고요. 「3시의 다이얼, 박인희와 함께」의 박인희, 「밤의 플랫폼」의 김세원, 「한밤의 데이트」의 임국희, 박원웅, 이종환, 김광환 등등의 이름이 떠오르네요. 1988년 봄 서울로 이사한 후 면목동에서 곁꾼(시다) 생활할 때는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를 많이 듣기도 했었지요. 서금옥이라는 분을 아시나요? 「이브의 연가」나 시 낭송 「가난한 이름에게」는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1979년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그렇게 가슴속을 파고드는 목소리였을까요. 김남조의 시였는데 지금도 그 전문을 다 암송합니다. 「떠다니는 섬」도 그렇고요. 이후에는 윤설희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 너무 좋아서 이생진 시인께 연락하기도 했었습니다. 임국희의 「한밤의 데이트」도 각인돼 있네요. 참 좋은 프로였고 그렇게 내 젊은 날은 흘러갔습니다.

[이교영1]

차 ~ㅁ 젊을 행복하게 보내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