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에 옛동료들과 주흘산을 종주하다
* 산행일자 : 2008년 5월 5일(월요일)
* 날씨 : 맑음(바람이 많이 붐)
* 동행자 : 상렬님과 동량님
* 산행코스 : 문경새재 주차장 - 부봉갈림길 - 6봉-5봉-3봉-2봉-1봉 - 주흘영봉- 주흘산 - 관봉 - 문경관광호텔 앞
* 산행거리 : 약 16km(gps)
* 산행시간 : 8시간 37분
* 구간별 산행시간
08:33 : 문경새재 주차장
09:27 : 조곡관 지나 부봉 들머리
10:42 : 부봉 갈림길
10:52 : 제 6봉
11:00 : 부봉 갈림길
11:13 : 제 5봉
11:27 -38 : 제 3봉
12:00 - 54 : 제 1봉(점심식사)
12:58 : 동화원/주흘산 갈림길
13:27 : 하늘재 갈림길
14:03 : 주흘영봉
14:35 : 주흘산
15:07 : 혜국사 갈림길
15:47 : 관봉(꼬깔봉)
15:54 : 틀목고개 갈림길(왼쪽에)
16:30 : 하초리 갈림길(왼쪽에)
16:48 : 주차장 아래로 연결되는 갈림길(직진에)
17:10 : 문경관광호텔 앞
* 주요구간거리
주차장-(4.3km)-부봉입구-(1.1km)-부봉갈림길-(1.0km)-제1봉-(2.3km)-주흘영봉
주흘영봉-(1.4km)-주흘산-(1.9km)-관봉-(2.2km)-문경호텔
지난 주(4월 26일)에 신불산 공룡능선과 간월공룡을 다녀와 뒷풀이를 하던 자리에서
다음산행지를 주흘산으로 정하고 날짜는 동량님과 동주님이 테니스대회 참가때문에 5월 5일로 잡습니다.
이날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던 동주님이 기분이 좋다고 하면서 돼지수육과 함께 막걸리를 몇잔 마시더니
이틀 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서 연락이 오네요. 날짜를 변경해 보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차로 세명이서 주흘산으로 떠납니다.(평소에는 동주님 차로 이동함)
전날 오후부터 내리는 비는 5일날 오전 중으로 그친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오늘만큼은 믿고 싶더군요.
다행이도 기상청의 예보는 맞았습니다. 바람은 좀 강하게 불지만 비는 그쳤고 날씨는 산행하기에 딱 좋습니다.
처음 계획에는 오늘 산행한 코스의 반대로 가려고 했지만,
체력이 떨어진 상태로 부봉을 오르내리는 것이 부담스러울까봐 부봉을 먼저 오르기로 합니다.
관광호텔 입구를 지나면서 나중에 저기로 내려올거라며 손짓을 하니까 길가에서 장사하시던 아주머니가
"저리로는 산으로 못갑니다. 등산인들이 농작물에 피해를 많이 주어서 폐쇄했대요."라고 말씀을 하시네요.
정말로 못된?들 때문에 산길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만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내려오면서 보니까 "이리로 등산을 하면, 5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는데, 그러면
요리로 하산을 하면은 괜찮은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관봉부근 어디에서도 등산로를 폐쇄하는 팻말이 없답니다)
전날에 내린 비로 새재길은 촉촉하니 걷기가 아주 좋을뿐더러,
공기도 맑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어 새재길이 더욱 운취가 느껴집니다.
1시간여를 걸어 조곡관(제2관문)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우측으로 '새재옛길과 부봉가는 길' 이정표가 있네요.
동량님은 전날 밤에 예고없이 처제가족들이 찾아와 동서와 새벽 1시반까지 술을 마셨다네요.
아침도 못 먹었다기에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빵으로 얼요기를 하고 갑니다.
부봉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경사도 심한테다가 어째 등로마저도 희미하네요.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지 않는지...
이러다가는 초장에 진 다빠지고 말겠다고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지능선에 올라섰더니...
글쎄, 우측으로 빤질빤질한 등로가 나옵니다.
조곡교 건너기전에 우측으로 꽃밭서덜로 해서 영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아마 그쪽 어디엔가 들머리가 있는 듯 합니다.
池氏之墓를 지나자 조금 경사가 누그러지고 시멘트로 포장된 헬기장을 지나면서
6봉과 5봉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좌측 뒤쪽으로는 신선봉과 신선암봉이 조망되기도 합니다.
첫 로프구간을 지나 15분정도 더 가니 부봉/주흘산 갈림길이네요.
배낭은 밑에 두고,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서서 낭떠러지 옆으로 나있는 밧줄구간을 오르면(전혀 위험하지 않음)
6개의 부봉 중에서 가장 높은 6봉인데, 이곳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조령산과 신선암봉이 지척에 있는것처럼 가까워 보이고,
대간길에 힘좀 아낄려고 애써 외면하고 지나갔던 깃대봉과 그 뒤에 우뚝 솟은 신선봉과 마역봉...
동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가야할 주흘영봉과 주흘산이 넉넉하게 다가옵니다.
마악 6봉을 내려오는데 홀로 산객이 올라 오시네요. 물론 오늘 처음보는 산객입니다.
이 산님은 아침 5시에 주흘산으로 올라서 이곳으로 진행중이신데 호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어 주더군요.
산을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나눔의 실천(정)이려니 하고 염치없이 받아서 먹었습니다.
5봉에서는 바위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있고 전망은 6봉 보다는 훨씬 못하더군요.
4봉은 위험해서 출입을 통제하는 듯 한데, 그래도 사람들이 다닌 흔적들은 있습디다.
우회해서 3봉에 올라서니 너른 바위인데 수십명이 쉬어가도 되겠더군요. 이곳에서의 조망도 멋집니다.
북쪽으로는 말도 많은 희양산과 포암산,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대간길이 눈길을 끌고요...
우락부락한 월악산의 덩치에 겸손해지기도 합니다.
3봉을 지나면 2봉과 1봉까지는 그리 힘들지도 않더군요.
지나가는 대간꾼들이 부봉을 찾는다고 이곳 1봉에 정상석을 세웠다는데, 6봉과의 높이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라고 1시간 가까이를 보냅니다.
부봉에서 몇분정도 내려오니 동화원/주흘산 갈림길입니다.
이곳에서 주흘산 방향은 짧지마는 대간길로서 군데군데 굵은 밧줄이 바위 옆으로 매어져 있답니다.
지난 겨울에 이화령에서 하늘재까지 눈덮힌 대간을 이어갈때,
이곳 삼거리에서 부봉을 바라보며 힘에겨워 못내 오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오늘 내려와 보니 그 거리는 얼마되지 않네요. 하지만, 그때는 힘이 들어서인지 옆도 돌아보고 싶지 않았답니다.
점심을 먹고난 후에 동량님의 걸음이 오전만 같지 않습니다. 수면부족과 지나친 음주(?) 탓인지...
하늘재 삼거리까지는 경사가 다소 있지만, 그 이후는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다가 영봉을 앞두고
우측에 현호색 군락지가 있습니다.
주흘영봉에 서니 맞은편에서 30대로 보이는 남여 두분이 오길래 부탁을 해서, 이 사진을 찍고,
두분을 찍어 주겠다고 하니 한사코 거절을 하면서 각각 독사진만 찍네요. 함께 찍으면 안되는 일이라도...
제2관문(조곡관)으로 하산한다는 그들과 헤여져 주흘산에 당도하니 산님들도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동량님이 많이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무릎과 발목이 시큰거린다면서...
제2관문 갈림길을 지나 혜국사 방면으로 가는 중에 편안한 등로가 나와서
아무런 생각없이 가는데 등로가 우측으로 틀어지면서 왼쪽 저 멀리 관봉이 보입니다.
동량님이 힘들어 하길래 이곳에서 혜국사로 내려 갈까도 했지만, 계획했던 산행을 마무리 하려고
황급히 멈추고 좌측으로 가서 제대로 길을 찾아 갑니다만,
이정표가 없어서 자칫하면 갈림길을 그냥 통과하기가 쉬우니, 관봉을 기준으로 삼고 가야할 듯 싶네요.
사면을 돌아서 진행하다가 관봉이리라 여기고 오른 봉우리에서 씁쓰레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 앞에 봉우리가 관봉이거든요.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주흘산과 문경시를 바라봅니다.
관봉에서 5분여를 내려오면 좌측으로 리본과 함께 보이는 등로는,
틀목고개와 상리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며, 가야할 길은 다소 경사가 심한 내리막 길이 계속됩니다.
하초리로 하산하는 길은 왼쪽으로 비스듬히 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애용을 하지는 않는 듯,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네요.
또 새재 주차장 아래 쪽으로 연결되는 능선 길은 누군가가 나무를 걸쳐 놓았고,
우측으로 돌아서 내려와 묘 2기를 지나면 좌측으로 파란지붕이 보이고 곧 관광호텔 앞에 당도합니다.
B : 동화원/주흘산 갈림길 C : 대간길/주흘산 갈림길 D : 제 2관문/혜국사 갈림길
E : 틀목고개 갈림길 F : 하초리 갈림길 G : 새재 주차장 아래 지점으로 연결되는 갈림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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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킬킬.... 진입통제, 이리로 오르지 마시오! 등등은 '내려오면 괜찮다~!!' 샤일록을 재판한 법관(안토니오의 아내)의 예지가 생각나는군요. ...... 힘들어하시는 동료분을 보니 동병상련의 정이 ㅠㅠ.... 주봉에서 따로는 찍되, 같이 사진찍히기를 거절하는 남녀의 사연도 재밌군요.^^ 저는 아무래도 혜국사 방향을 오름길로 잡아야할 것 같습니다. 신선, 마역, 주흘, 부봉.... 금년의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