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은 오랫동안 양자역학(量子力學)을 연구한 후에 자기 이론을 철학적인 함의(含意)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공산주의자 숙청(肅淸) 선풍이 불던 1950년대 미국을 떠나 브라질로 갔다가 다시 나치 동조자들을 피해 영국에 정착하였다. 그 후로 런던 대학 교수가 되었고 티베트 불교에 심취하여 달라이 라마와 친분을 나누기도 하였다. 그가 발전시킨 하나의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환영(幻影)일 뿐이다. 우주는 입체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홀로그래피 영상(影像)과 비슷하다. 홀로그래피 영상 하나를 부수면 각각의 조각에서 전체의 상을 다시 볼수 있듯이 우주는 환영의 파편 하나하나에도 전체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데이비드 봄은 우주가 파동들의 무한 구조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 구조 속에서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존재(存在)와 비존재(非存在), 정신(精神)과 물질은 입체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동일한 광원(光源)의 다양한 현시(顯示)일 뿐이다. 그 광원의 이름은 생명(生命)이다. 아인슈타인은 데이비드 봄의 혁신적(革新的)인 관점(觀點)을 접하고 처음에는 유보적(留保的)인 태도를 보였으나 나중에는 그의 이론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데이비드 봄은 과학계가 너무 주저하기 때문에 관습(慣習)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물리학적 관심을 설명하기 위해 서슴없이 흰두교나 도교를 인용하였다. 그는 유체와 정신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았고 인류의 총체적(總體的)인 의식이 존재한다고 여겼다. 인류의 총체적인 의식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위상(位相)에 빛을 비추기만 하면 된다.(마치 홀로그램이 알맞은 각도로 레이저 광선을 받을 때 입체의 환영을 만들어 내듯이 만물은 빛이 비침으로써 드러나는 정보들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봄은 양자역학과 명상(冥想)을 통해 우리가 감춰진 실재(實在)의 위상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이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관점에서는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이란 그저 에너지 위상의 변화일 뿐이다. 그는 1992년 를 겪었다. 그는 비록 우주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했던 개인적인 연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연구의 새로운 지평(地平)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