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극단 놀땅의 최진아 작 연출 바다를 넘어온 나무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놀땅의 최진아 작 연출 바다를 넘어온 나무를 관람했다.
최진아(1968~)는 치과대학에서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다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로 전공을 바꾸고 연우무대에서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이 후 ‘연애 얘기 아님’이란 작품을 직접 극작한 뒤 연출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2006년 선보인 ‘사랑, 지고지순하다’는 연극평론가가 뽑은 올해의 한국연극베스트3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 올린 ‘1동 28번지 차숙이네’로 대산문학상희곡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베스트 7, 동아연극상작품상 수상 외에도 동경아트마켓에 공식참가 하며 연출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7년 최진아는 루마니아의 바벨페스티벌에서 연극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로 연출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루마니아 듬보비치 역사박물관 공연장에서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공연돼 현지 전문가들과 관객들의 커다란 호응을 이끌며 연출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페스티벌 측은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자>의 최진아 연출가는 무거운 주제를 뛰어난 연출력과 현대적 무대 사용으로 풀어냈다”는 심사평을 내놨다.
최 연출가는 “역사적 상징성과 공간적 특수성을 지닌 루마니아의 유서 깊은 박물관에서 이 작품을 공연하게 돼 감회가 남달랐다”고 화답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바벨페스티벌은 동유럽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국제연극제로 손꼽힌다. 올해에는 27개국에서 27개 극단, 총 300여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한국인 연출가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에는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했다.
최진아의 연출작으로는 <내부자 거래> <하늘 흙 물 탄소 플라스틱 맑음> <뼈의 기행> <노라는 지금> <길> <연애 얘기 아님> <다녀왔습니다.> <사랑, 지고지순하다> <그녀를 축복하다> <푸른곰팡이> <금녀와 정희> <꿈의 커피 가배 두림과 함께 하는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1동 28번지 차숙이네> <본다> <브루스니까 숲> <칼리큘라> <홍준 씨는 파라오다> <벚나무동산>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 등을 연출하고 현재 극단 놀땅의 대표인 미녀 연출가다.
<바다를 넘어온 나무>는 극단 놀땅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주'와 '이주민'을 주제로 단원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또 해외에서 국내로 이주한 이주민들에 대한 만남과 탐색, 면담, 연극 활동을 통해
작업해 온 결과를 선보이는 창작 신작이다.
한국은 다문화 다인종의 사회로 변모해가고 있다.
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고 매체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었다.
나와 다른 문화나 인종의 사람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남긴다.
이주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그리고 불편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돌아본다.
<바다를 넘어온 나무>는 이주민과 사는 서울 사람 이야기, 이주를 겪은 한국청년 이야기이다.
이주와 이주노동자 이야기를 하면 사회 문제로 흐르는데 인간, 씨앗, 나무, 돌, 모래, 지구, 우주까지
움직임의 에너지로 지금의 모습까지 왔다. 모든 것은 움직이면서 시작된다.
이주가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에너지임을 이야기 해 본다.
이주민과 공존하며 살고 있는 지금, 이주가 가지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이야기하며 현재 우리 사회의 평범한 청춘 은하를 통해
이주민에 대한 불안을 현재 우리의 모습과 감성으로 탐색해본다.
전세 사기를 당해 겨우 이사 온 은하는 집 옥상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 파샤에게 경계심을 느꼈으나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나 집에서는 파샤와 이웃으로 계속 엮이는 것도 불편하고 직장에서는 고려인 리나와의 마찰로 피곤해져 은하는 계속 삶이 뜻대로 되지 않고 궁지에 몰린 기분이 든다. 어느 날 골목에서 알리와 파샤가 싸우는 것을 은하와 친구들이 목격하고, 신고하자는 친구들의 의견에 은하는 파샤가 외국인 노동자라 혹시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신고를 말린다.
김관식, 남수현, 마이클, 박다미, 박세은, 송치훈, 순치짜, 아이보, 이지은, 이준영, 이중윤, 이태현, 최강현, 최수현, 황재성 등이 출연하여 열정과 기량을 다해 호연을 벌려 관객이 갈채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투르그 조만수, 무대 신승렬, 안무 이경은, 조명 신동선, 음악 옴브레, 의상 박인선, 소품 제페토, 발성화술 최정선, 공연촬영 플레이슈터, 사진 윤헌태, 그래픽디자인 박세은, 기획 코르코르디움, 무대감독 임범, 음향조정 이민우, 조명조정 김현진, 연출보 김하정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도 드러나, 극단 놀땅의 최진아 작 연출 바다를 넘어온 나무를 전국 순회공연이 바람직한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