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갑니다. 우리말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동사에서 유래했답니다. 봄은 ‘보다’에서, 여름은 (열매가) ‘열다’에서, 가을은 ‘갓다’ ‘끊다’에서, 그리고 겨울은 ‘겻다’ ‘계시다’에서 나왔답니다. 그러니까 가을은 잘 여문 열매를 끊어서 거두는 계절입니다. ‘가실하다’라는 옛말이 추수한다는 뜻이지요. 추수의 계절에 땀 흘려 일한 사람들이 풍성한 열매를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의 열매를 맺으라고 했습니다.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열리고 포도나무에는 포도가 열리듯이 그리스도인에게는 성령의 열매가 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의 열매는 어떤 것일까요. 성령의 열매니까 아주 특별한 것이겠지요. 갑자기 황홀경에 빠지거나 신비로운 천국을 경험하거나 아니면 로또라도 당첨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바울이 말하는 성령의 열매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갈 5:22~23, 새번역) 이 가을 우리에게 성령의 열매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29489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