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요셉과 함께 온 요셉의 두 아들을 가까이 오게 하여 그 두 아들에게 축복합니다. 그런데 야곱은 의도적으로 오른손을 둘째인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고, 왼손을 장자인 므낫세에게 얹어 축복합니다. 오른손은 권위와 축복 등을 의미했기에 가장이 자녀들을 축복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오른손을 장자의 머리에 얹고 축복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둘째인 에브라임에게 오른손을 얹고 장자인 므낫세에게는 왼손을 얹고 축복한 것입니다. 이것은 야곱이 나이가 들어 눈이 잘 안 보였기 때문에 실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야곱은 분명한 의도성을 가지고 그렇게 한 것입니다.
요셉은 처음에 야곱의 오른손에는 첫째인 므낫세가, 왼손에는 둘째인 에브라임이 가도록 위치를 잡았습니다(13절). 그런데 야곱은 손을 엇갈리게 하여 반대로 손을 얹은 것입니다(14절).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 요셉이 야곱의 오른손이 첫째인 므낫세에 가도록 바꾸려고 하여 아버지 야곱에게 이야기했지만, 야곱은 “내가 이미 알고 있다”라며 오른손을 둘째인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고 축복했습니다(17절~19절). 일반적으로 장자가 그 가문의 대(代)를 이었고, 장자에게는 다른 아들보다 두 배의 몫을 받는 것이었지만, 야곱은 에브라임이 므낫세보다 더 축복받을 것으로 내다본 것입니다. 이것은 야곱 자신이 둘째로서 장자의 축복을 이어갔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야곱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들의 미래를 열어갈 것인지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야곱의 축복은 후대에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야곱은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축복하면서, 하나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일 뿐만 아니라, 자기를 돌보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으로 부릅니다(15절). 야곱은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들어왔던 조상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경험한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한 하나님의 축복이 요셉의 두 아들에게도 그대로 임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16절).
야곱에게는 요셉과 요셉의 아들 말고도 열한 명의 아들이 있었지만,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하며 이들이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을 이어갈 자들임을 드러낸 것입니다. 야곱은 나중에 아들들을 향해 기도하면서 유다에게서 왕권(王權)이 떠나지 않을 것을 기도하여 유다의 자손이 야곱을 이을 아들임을 드러내었고, 유다 지파의 후손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시게 됩니다. 그러나 요셉의 두 아들도 그러한 축복을 받습니다. 나중에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로 나뉘어 지게 되는데, 북왕국 이스라엘을 에브라임으로 부를 정도로 북왕국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지파가 됩니다.
야곱은 다시 한번 자기는 죽지만, 그 후손들은 다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신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예언합니다(21절). 그리고 그 땅으로 돌아가면 세겜(Shechem)은 요셉의 아들에게 주실 것이라고 말합니다(22절). 세겜은 나중에 에브라임 지파에 속하게 됩니다.
야곱은 관례에 따라 후손을 축복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행하실 것인지에 관해 깊이 기도하며 축복의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보다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행하실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관례와 전통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더욱 중요합니다. 내 생각보다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